뉴욕타임스는 2015년 10월 ‘우리가 나아갈 방향(Our Way Forward)’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2020년까지 연간 디지털 수익을 2배로 늘려 8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목표 설정 후 작업 방식의 변화를 구체화 하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 ‘독보적인 저널리즘(Journalism That Stands Apart)’을 위한 편집국의 전략과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 뉴욕타임스의 2017년 독보적인 저널리즘 보고서 (출처=뉴욕타임스)

우선, 기사 작성 방식의 혁신이 강조되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기사, 내용 파악이 어려운 기사, 사진이나 비디오 혹은 도표로 작성하면 더 명확한데 긴 글로 설명한 기사를 지양할 것을 제안했다. (1) 사진, 그래픽, 비디오 등의 시각자료 활용, (2) 그 날의 뉴스를 독자에게 보내주는 뉴스 브리핑 서비스의 활성화, (3)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사의 확대, (4) 뉴욕타임스 플랫폼에 대한 독자들의 소속감 고양과 같은 목표를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자들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으며 실천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1) 기자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훈련을 신속하게 제공, (2) 외부에서 실력있는 기자를 속히 영입, (3) 다양한 독자층에 다가가기 위해 편집국 인력의 다양성 확보, (4) 프리랜서의 기사와 외부기고문은 좋은 글을 위주로 선별할 것을 당부했다. 

일하는 방식의 개선책으로는 (1) 모든 구성원의 저널리즘, 독자, 운영에 관한 비전의 확실한 이해, (2) 목표 설정 후 진전이 있는지 확인, (3) 성공 기준은 방문자 수가 아닌 독자의 반응에 둘 것, (4) 에디팅은 기사의 방향과 명확성에 집중, (5) 편집국과 제품개발 부서의 공동작업, (6) 종이신문 제작 과정의 영향력은 최소화하되 신문의 품질은 향상시킬 것을 제안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미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이 보고서는 더 많이 변화하고, 더 신속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보고서의 영향으로 뉴욕타임스 내부에 확실한 원칙, 우선 순위, 가이드라인이 전달되고 공유되었다. 

이같은 혁신 전략이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뉴욕타임스의 팟 캐스트 ‘더 데일리’이다.  이 프로그램은 정치부 기자였던 마이클 바바로가 진행하고, 보스턴의 NPR 방송국인 WBUR 출신 프로듀서 리사 토빈이 제작을 맡았다. 하루 20~30분의 방송시간동안 그 날의 주요뉴스 중 하나를 선정해 자세히 살펴보는데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 기자가 출연해 취재 과정을 독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식이다. 현재 하루 다운로드 수가 200만 회에 달하고, 총 다운로드 수는 10억 회를 넘어섰다. 뉴욕타임스는 팟 캐스트를 통해서 기존 독자층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하게 됐다. 더 데일리가 인기를 끌면서 2019년에는 디지털 광고 수익도 19퍼센트 늘어 5천 5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 뉴욕타임스의 팟캐스트 ‘더 데일리’ (출처=애플 팟 캐스트)

한국 언론의 디지털 전략과 혁신 

뉴욕타임스가 경험한 디지털 혁신의 배경에는 이처럼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이 담겨있었다. 2018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연구서 『언론사 디지털 혁신』은 12개 국내언론사의 디지털 혁신 성과를 진단하고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 디지털 혁신의 구체적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이용자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 좋은 이용자 그룹을 갖고 있어야 좋은 광고주가 따라온다.
● 언론사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 혁신은 공개적으로 내부 구성원과의 논의를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

뉴욕타임스 편집인 딘 베케이는 ‘독보적인 저널리즘’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면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자신이 저널리즘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거나 느리게 행동한다면 이는 곧 우리가 뒤쳐질 것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의 성공이 저널리즘에 있어서 나쁜 소식이라는 취지의 칼럼을 쓴 스미스와의 인터뷰에서 발행인 A.G. 설즈버거는 현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지금의 상황은 승자가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밀물이 모든 배를 띄우는 현상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혁신은 간단한 과제가 아니다. 한국 언론이 처한 환경은 미국과 또 다르다. 그러나 각 언론사마다 자체 보고서를 만들어 전략을 수립하고, 앞선 성공 사례들을 검토할 때 혁신의 구체적인 방향과 전략이 보다 분명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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