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미디어 칼럼니스트를 새롭게 영입했다. 폴리티코의 정치부 기자였고, 2012년부터 최근까지 버즈피드의 초대 편집장으로 일 한 벤 스미스이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카가 작고하자 중단된 미디어(Media Equation) 칼럼을 그가 이어받았다. 

2020년 3월 1일 스미스가 첫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의 제목은 “뉴욕타임스의 성공이 저널리즘에 나쁜 소식인 이유(Why the Success of The New York Times May Be Bad News for Journalism)”였다. 그는 뉴욕타임스가 재정난에서 벗어나면서 더 이상 경쟁 상대가 없는 거대 기업이 된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 칼럼에서 스미스는 미국 뉴스 업계와 뉴욕타임스의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구독자 수가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그리고 250개 가넷 신문들의 구독자를 모두 합친 수보다 많다. 
● 미국 전역의 기자가 2만~3만 8천 명 정도로 줄었음에도 뉴욕타임스에서만 1700명이 일한다. 몇 년 전에도 400명을 고용했고, 기자들의 초임연봉은 평균 10만 4,600달러이다.  
●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인재 영입에 성공해 고커(Gawker), 리코드(Recode), 쿼츠(Quartz)의 에디터들과 폴리티코의 기자들을 데려왔다. 
● 뉴욕타임스는 팟 캐스트 ‘더 데일리(The Daily)’의 성과에 고무되어 오디오 산업에 대한 투자도 시작했다.

다른 신문사들과 마찬가지로 뉴욕타임스도 경영난을 겪은 바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으로 뉴욕의 본사 건물을 매각 후 임대 형식으로 사용했고, 2011년에는 소유하고 있던 지역신문 16개를, 2013년에는 보스턴 글로브를 매각했다. 발행인 A.G. 설즈버거는 스미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널리즘에 대한 투자를 가능한 유지하려고 자산을 처분해왔다”고 말했다. 당시 “미디어 업계의 영리하다는 사람들은 말도 안된다고 했고, 주주들에게는 무책임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몇 년 후 뉴욕타임스의 주가는 3배 이상 올랐다.

▲ 뉴욕타임스의 2019년 연차보고서 표지 (출처=뉴욕타임스)

2019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유료 독자는 총 500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 디지털 뉴스 구독자는 340만 명, 인쇄 신문 구독자는 85만 명, 요리 애플리케이션 구독자는 30만 명, 십자풀이 구독자가 60만 명 정도다. ‘구독자 우선(subscriber-first) 전략’이 성공하면서 2019년의 디지털 수익은 8억 달러를 달성했다. 

뉴욕타임스 혁신의 토대가 된 2014년 『혁신』 보고서 

2019년 연차보고서와 스미스의 칼럼에 소개된 뉴욕타임스의 성과는 철저한 계획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2014년과 2017년에 발표한 자체보고서 내용의 상당 부분이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뉴스서비스와 독자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뤄낸 결과물이다.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가 외부에 처음 공개된 시점은 지난 2014년 5월이다. 이 보고서는 타임지 내부 문건으로 신문사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평가와 제안을 담고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기자였고 현재 발행인인 A.G. 설즈버거와 7명의 기자가 팀을 이뤄 조사하고 집필했다. 전담팀은 6개월 동안 타임지 내부에서 228명, 외부에서 126명을 인터뷰했다. 보고서는 총 96페이지에 달한다.

▲ 뉴욕타임스의 2014년 혁신보고서 (출처=매셔블)

이 보고서는 두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첫째, 편집국의 독자에 대한 연구 강화이다. 뉴욕타임스의 저널리즘을 독자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고, PR부서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 기자와 독자들이 만나는 행사를 개최해 취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독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힘쓰라고 제안했다.

둘째, 편집국의 전략 강화이다. 독자 경험과 관련된 부서들(디자인, 기술, 소비자 조사, R&D, 제품개발)과 편집국이 협업할 것을 제안했다. 편집국 내에 경쟁사의 전략을 연구하고, 기술의 변화와 독자 태도를 관찰하는 전략팀을 편성해야 한다고 했다. 편집국을 디지털 퍼스트로 운영하기 위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인력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뉴욕타임스에서는 디지털 인재들이 더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뉴욕타임스에서 디지털플랫폼, 멀티미디어, 모바일플랫폼, 소셜미디어 개발을 주도했던 직원들 다수가 버즈피드, 매셔블, 페이스북 등으로 옮겨갔다. 그들은 뉴욕타임스를 떠난 이유로 성장 가능성의 부재, 디지털 분야에 대한 상급자의 이해 부족, 전통과 관료주의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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