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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의 팩트체크는 공정할까?
김혜린 기자 | 승인 2020.04.19 17:25

 

KBS 뉴스의 ‘팩트체크K’가 여당보다 야당 발언을 더 많이 검증하고 더 비판적으로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2월 6일부터 2020년 2월 7일까지 보도된 아이템 234건 중에서 정치인 발언 47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에 여당 발언은 9건을, 야당 발언을 38건 검증했다. 여당 발언에서는 3건(33.3%)을 ‘사실이 아님’으로 판정했다. 야당 발언에서는 31건(81.5%)을 ‘사실이 아님’이나 ‘대체로 사실이 아님’이라고 보도했다.

▲ 팩트체크K의 정치인 발언 검증

팩트체크K가 틀렸다고 판단한 야당 발언에는 정부를 향한 정치적 주장이 많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현 미래통합당 의원)가 “문재인 정부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 같다”고 주장한 내용을 검증하는 식이다.

팩트체크K는 “정치적 주장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판단에 맡긴다”면서도 사실상 틀렸다고 2019년 7월 4일 보도했다. 근거로 “이코노미스트가 ‘신독재자’라는 표현을 쓴 기사에서 한국은 거론되지 않으며 이코노미스트의 기준에서 한국은 세계자유지수 등급이 가장 높은 자유국가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코로나19 초기에 정부가 마스크 200만 장을 중국에 보내자 “정부는 국민을 조롱하는 듯 중국에 수백만 장의 마스크와 위생용품을 원조한다”고 비판했다.

팩트체크K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마스크는 중국 우한대 총동문회 등이 자체적으로 모금해 구입한 것이며, 정부는 우한 교민을 태울 전세기에 이 마스크를 실어줬을 뿐이다”고 2020년 2월 3일 보도했다.

틀렸다고 판단한 야당 발언에는 정부가 아닌 다른 대상을 향한 정치적 주장도 있었다. 위성정당 창당 논란이 뜨거워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비례자유한국당과 같은 ‘비례○○당’ 당명 사용을 불허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중앙선관위는 민주당이 5년 전 당명을 변경할 때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내로남불‘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팩트체크K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선관위 해석은 일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내로남불 해석’이라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고 2020년 1월 14일 보도했다.
 
팩트체크K는 더불어민주당이 “추경안의 국회 계류 기간이 역대 최장인 45일을 넘기게 됐다”고 하자 “사실이 아니다. 추경안 처리가 가장 오래 걸린 때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으로, 107일이었다”고 2019년 6월 6일 보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여당 발언이 틀렸다고 검증한 사례도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않았고 세계보건기구조차 우려를 표한 입국 금지를 주장하며 국민의 불안감을 정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팩트체크K는 “사실이 아니다. 발언이 있었던 당시 일부 국가에서 입국 제한을 시작했거나 방침을 발표했다”고 2020년 2월 7일 보도했다.
 
취재팀은 검증 대상의 불균형이 공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물었다. 팩트체크K의 박경호 기자는 “그런 통계 수치가 나오는지 몰랐다. 수치를 맞추면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숫자를 맞추기 위해 양쪽을 똑같이 다루는 것이 올바른 저널리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주장을 검증하여 사실이 아니라고 판정한 경우는 1건이었다. 보건복지부는 ‘문케어’ 홍보 자료에 “의료비가 3,000만 원을 넘길까 걱정했는데 500만 원만 내면 되더라”라는 일반인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건강보험 정책으로 의료비 부담이 줄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팩트체크K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사례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준 제도는 문케어가 아닌 노무현 정부 시절 시행된 산정특례제도”라고 2019년 5월 11일 지적했다.

같은 자료를 두고 다른 언론사와 판단이 엇갈린 경우도 있었다. 팩트체크K는 “정부가 전력 수급 차질을 우려해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재가동했다”는 인터넷 게시판의 의혹이 “사실이 아님”이라고 208년 7월 26일 판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제공한 자료가 잘못 해석된 것”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한수원은 보도자료에서 “현재 정지 중인 한빛 3호기, 한울 2호기를 전력피크 기간 이전에 재가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라고 밝혔다. 여기서 재가동이라는 표현이 마치 가동을 아예 중지한 원전을 혹서기 전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다시 가동하기로 한 것처럼 보였다는 뜻이다.

조선일보는 다르게 판단했다. 조선일보는 전날 <“원전 가동에 터무니없는 왜곡”…文 대통령 발언은 사실일까>라는 기사를 통해 “원전 재가동이 전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초 예정된 일정에 따른 것인데 언론이 이를 왜곡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을 “대체로 사실이 아님”이라고 했다. 문화일보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은 원전 재가동이 전력 부족과 상관없는 것처럼 발언했다. 그러나 한수원 자료는 원전 재가동이 폭염으로 인한 전력 부족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같은 자료를 이용해 팩트체크K는 정부 입장이 맞다고,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는 정부 입장이 틀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경호 기자는 “결과의 다름보다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추론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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