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의 허현성 군(19)은 총선을 앞두고 기대가 크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기쁘다.

얼마 전에는 후보 공약집을 보며 누구를 뽑을지 고민했다. 더 궁금한 점은 인터넷 기사와 선거 벽보를 보며 풀려고 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3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 정치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가능한 연령이 되면 꼭 투표하겠다고 다짐했다.

“고등학생 정도 됐으면 정치 뉴스를 보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확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의견을 표출할 선거권을 갖는 게 매우 바람직하다고 믿습니다.”

그는 포털사이트에서 정치 뉴스를 자주 접한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친구 때문에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책임감을 갖고 여러 정보를 찾아보겠다고 대답했다.

▲ 서울 동대문구 이문제1동의 사전투표소

취재팀은 만 18세가 아니지만 선거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만났다. 경기 안양의 목나경 양(19)은 SNS에서 자주 봤던 투표 인증 사진을 찍을 생각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그는 신중하게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투표를 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을 앞두고 뉴스를 접하며 공부하고자 노력했다.

부모는 저녁 식사 시간마다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 양은 잘 모르는 사안에 대해 질문한다. 소신껏 투표하도록 부모가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답변해서 목 양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조정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보다 많은 국민이 투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명은 양(19·경기 파주)은 여성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공약을 세운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이다. 최근 n번방 사건을 접하며 문제를 해결할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10대에 선거권을 주는 해외 사례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 고등학생도 나라를 바꿀 힘이 생길 기회라고 생각했다. 더 일찍 정치에 참여할수록 사안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 대학 항공운항학과에 진학한 이재민 군(19)은 비로소 성인이 된 기분이다. 투표하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생겼다. 그는 “학교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가르치는 시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김언빈 군(19) 역시 어렸을 때부터 뉴스와 교과서를 통해서만 접했던 제도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기분이 들떴다.

그는 정당과 후보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폈다. 생애 첫 투표인만큼, 표를 제대로 행사하고 싶다. 어떤 기준을 최우선으로 둘지 여전히 고민이지만 이런 과정 자체가 즐겁다. 그는 “정당에 관계 없이 좋은 의견을 받아들이고 협력하는 정치인이 많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선거에 관심이 많던 이예은 씨(21·충남 당진)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성세대가 투표하면서 현재 상황보다는 후보의 정당 및 과거 행보에 집중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 고심한다. 현실적인 공약을 냈는지, 실현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원하는 후보자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한 표를 행사했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이 씨는 지역균형 발전에 관심이 많다.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인지 도시에만 집중된 점이 안타깝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후보자를 뽑고 싶다.

박융희 군(19·서울 금천구)은 이전부터 투표에 참여하고 싶었다. 선거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어린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믿기에 연령 하향을 좋아한다.

경남 창원에 사는 정효연 씨(48)의 딸은 올해로 만 18세가 됐다. 자신이 뽑고 싶은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생각에 딸이 기뻐한다면서 책임감 있게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단체의 배경내 공동집행위원장은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없었던 이유는 이들을 시민으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참정권 확대가 민주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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