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양모 씨(28)는 지난주에 혼자 제주도로 떠났다. 갑작스레 생긴 ‘봄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다. 그는 코로나19로 4월 한 달 동안 유급휴직 중이다.

감염이 걱정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어차피 서울도 대중교통 타고 밖에 나가면 위험하다. 차라리 사람 없는 곳을 차로 이동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답했다.

양 씨의 말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보름 전 그는 한강시민공원 근처를 드라이브하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새까만 사람 머리밖에 안 보였어요. 엄청 바글바글하더라고요.”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했다. 그러나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면서 야외활동이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수도권의 벚꽃 명소인 서울대공원 주변을 기자가 3일 갔다. 금요일인데 방문객이 많아서 주차장 입구부터 차량 줄이 길었다. 작년보다는 적어 보였지만 서울대공원 주변은 벚꽃을 즐기려는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야기를 나누거나 간식을 먹을 때만 마스크를 벗었다. 주변에 등산로가 많아서인지 등산지팡이를 짚고 내려오는 노인이 많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산책로 곳곳에 걸렸다.

▲ 서울대공원의 플래카드

문제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시민이 점점 많아지고 단체 나들이객이 늘면서 지역감염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경기 용인시 성복천에서는 한 달 전에도 많은 주민이 산책을 즐겼다. 당시만 해도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썼다.

최근에는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려 걸치거나 아예 쓰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성복천 주변을 자주 산책한다는 이윤섭 씨(62)는 “날씨가 따뜻해져서 걷다 보면 숨이 차서 이따금 마스크를 벗는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상춘객을 막기 위해 많은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는다. 유채꽃 축제로 유명한 강원 삼척시는 맹방 유채꽃밭을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축제를 취소하고 출입을 통제했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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