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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34) 특별입국절차
이준엽 기자 | 승인 2020.03.22 20:59

 

최해민 씨(21)가 탑승한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3월 16일 오후 3시 11분.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도착했어요.”

그는 교환학생으로 4월 초부터 독일 베를린훔볼트대에서 공부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가 독일에서 확산하는 바람에 귀국했다. 독일에서 오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가 3월 15일부터 시행됐다. 공항에서 열을 잰다고 아버지가 전했다. 이마에 손을 댔다. 열은 없었다.

교환학생 취소 메일을 학교로부터 받은 날, 급체했다. 몸이 정말로 좋지 않은데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무리를 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검역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되면 병을 숨기고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까 두려웠다.

검역을 위해 줄을 섰다. 3시 25분경이었다. ‘육군 지원단’이라는 조끼를 입은 장병들이 목걸이를 나눠줬다. 검역 대상을 표시한 명찰이었다. 안내는 친절했다.

비행기에서 작성한 노란색 건강상태질문서와 하얀색 특별검역신고서를 들고 기다렸다. 건강상태질문서는 지난 21일 동안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는지를 물었다. 특별검역신고서는 한국 주소, 연락처, 중국 방문 여부를 질문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양식이 있었다.

건강상태질문서는 항공편과 함께 좌석번호를 쓰도록 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침소리가 간간이 들린 기억이 났다. 하단에는 경고문이 있었다. ‘건강정보를 무단으로 위조해 적었다가 적발될 시 100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검역보다 줄 서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최 씨는 다음 날 귀국할 친구들이 있는 단체채팅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검역 완전 빡세.”

앞줄의 백인 2명은 부녀처럼 보였다. 검역하는 상황이 낯선 듯했다.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기침했다. 최 씨는 혹시나 싶어 몸을 조금 피했다.

첫 번째 관문에서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하고 체온을 쟀다. 증상과 관련된 약을 복용했는지를 검역관이 물었다. 증상이 있거나 체온이 높은 사람은 선별진료소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역관은 자가격리 수칙을 담은 안내문을 줬다.

▲ 자가격리 안내문

다음은 자가진단 앱 설치. 육군 지원단이 도와줘서 특별검역신고서의 QR코드를 통해 다운받았다. 개인정보를 앱에 입력하는 동안 담당자들이 목걸이를 수거했다.

두 번째 관문에 갔다. 검역관 앞에서 앱을 인증받았다. 여권과 특별검역신고서를 제출하면 실제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검역관은 앱과 신고서의 번호가 맞는지를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보호자 번호로도 연락해 검역 대상자와의 관계를 물었다.

최 씨 옆에서 절차를 밟던 귀국자는 핸드폰 번호가 없어 당황했다. 보호자 전화번호로 대신했다. 여기까지 마치면 검역확인증을 받는다. 착륙 때부터 40분 정도가 걸렸다. 실제 검역절차는 5분 남짓이고 대부분 줄 서거나 이동하는 시간이었다.

입국장을 나오니 취재진이 많았다. 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었다. 중년여성이 인터뷰를 했다. 최 씨는 빨리 빠져나가고 싶어 서둘렀다. 4시 10분에 아버지를 만나 귀가했다.

입국절차는 마쳤지만 14일간의 자가격리가 남았다. 최 씨는 3월 21일로 격리 6일째다. 자가진단 앱을 매일 켜서 상태를 알려야 한다. 발열 증상이 있다고 답하면 선별진료소에 갔냐고 묻는다. 앱은 위치공유 기능이 있어서 동선을 기록한다. 저녁까지 하지 않으면 독촉문자가 온다.

▲ 건강상태 미입력자에게 오는 문자

질병관리본부는 격리 기간에 방에서 나오지 않기를 권고했다.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없어 방에서 혼자 먹는다. 심심할 때는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한다. 이야기를 나누거나 화장실에 갈 때는 일회용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다.

훔볼트대 어학센터의 수업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에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한다.

귀국하지 못하면 어땠을까. 최 씨는 가끔 상상한다. 독일 어학당에서 만난 알바니아, 프랑스 친구들은 국경이 닫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베를린의 불안정한 상황과 쉽게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 때문에 우울해한다.

최 씨는 “내가 탄 비행기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다. 자가격리가 힘들지만 한국에 돌아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인척도 없고 자국어로 자국의 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독일에 있었다면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입국절차는 3월 19일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확대됐다. 내외국인 관계없이 해외에서 한국에 도착하면 같은 절차를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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