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꽃 소비가 줄었다. 소비시장이 침체되고 특히 입학식과 졸업식이 열리지 않아서다. 타격 받은 화훼 농가를 도우려고 20대 청년들이 나섰다.

홍성조 씨(59)는 3월 10일 장미꽃 100송이를 들고 집에 갔다. 웬 장미꽃이냐고 아들 푸름 씨(26)가 물었다.

홍성조 씨는 농업 관련 회사를 운영 중인데 소비가 줄어 꽃을 다 버린다는 말을 화훼 농가에서 들었다. 도울 방법이 없을까 싶어 회사에서 꽃을 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집에 가져온 꽃도 캠페인을 통해 구매했다.

▲ 홍성조 씨가 회사에서 시작한 꽃 구매 캠페인

아버지 말을 듣고 홍푸름 씨는 화훼 농가 도울 방법을 친구들과 함께 고민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화훼 농가의 어려움을 알리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릴레이 기부 캠페인)와 비슷하게 ‘플라워 20 챌린지’를 기획했다.

처음에는 포장한 꽃을 가까운 이들에게 나눠주려고 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쉽지 않았다. 홍 씨는 꽃을 전하지 못해도 마음을 전하자고 생각했다. 꽃을 구매하고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올리는 방식으로 바꿨다.

누구나 쉽게 참여하도록 어려운 규칙은 만들지 않았다. 꽃의 종류와 개수도 상관이 없다. 사진과 인스타그램 계정만 있으면 가능하다.

홍 씨와 친구들은 역할을 나눴다. 권태민 씨(26)와 구주완 씨(26)는 노래를, 윤여훈 씨(26)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게시물 양식을 만들었다. 화훼 농가에서 버린 꽃을 받아 직접 포장했다. 주변 친구에게 도움을 받아 안내문을 포토샵으로 꾸몄다.

▲ 플라워 20 챌린지 영상(출처=Youtube 채널 타미즈Tamiz)

챌린지는 홍 씨와 친구들이 친구 9명을 섭외하면서 시작했다. 이들이 챌린지 내용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각자 구매한 꽃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후 3명을 지목해 챌린지를 잇도록 했다.

홍푸름 씨는 이익을 바라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젊은 사람들이 SNS에 비교적 밝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획했다.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모여 화훼농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친구들이 작은 힘을 보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윤희상 씨(24)는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참여했다. 하지만 작은 실천이 큰 감동을 준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함다정 씨(26)는 “저의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활기를 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화훼 농가뿐만 아니라 세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챌린지를 기획한 김준용 씨(26)는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함께 해야 가능하다”며 많은 사람의 참여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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