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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24) 해외 한국인이 겪는 차별
이정수 기자 | 승인 2020.03.14 22:35

 

독일 만하임에 사는 손영인 씨(22)는 파리에 여행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3월 7일(현지 시각) 지하철에서 걷는데 남성이 다가와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말하고 지나갔다. 단 한마디였지만 매우 당황했다.

몇몇 지인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손 씨는 전했다. 3명이 만하임을 여행하다가 열차에서 내렸는데 현지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조롱을 들었다.

어느 현지인은 페트병으로 손 씨의 지인을 툭툭 치며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독일 마트에 들어가자 근처의 어린이들이 코와 입을 손으로 막은 채 주위를 배회했다고 전했다.

손 씨는 한국인을 향한 차별이 더욱 잦아질까봐 두렵다. 애초 계획한 유럽여행도 취소할 생각이다.

강지원 씨(22)는 공연을 보러 런던에 갔다가 2월 28일(현지 시각) 비슷한 일을 겪었다. 남성 여럿이 다가와서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외친 뒤 비웃으며 지나갔다. 혼자였다면 더 험한 꼴을 당하지 않았을까 두려웠다고 했다.

그는 핀란드 탐페레에 산다. 코로나19가 한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강 씨의 지인도 인종차별을 겪었다. 마스크를 쓰고 버스에 타자 노인이 밀치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 김정식 씨가 보여준 영상화면. 동양 여성이 조롱당하고 있다.

어학연수를 위해 아일랜드로 떠난 김정식 씨(29)는 길을 걸을 때마다 일부 현지인이 코와 입을 가린다고 말했다. 일하는 술집에서 몇몇 손님은 김 씨가 지나가면 코와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 사과를 요구했지만 진심으로 하는 이는 드물었다.

김 씨가 보내준 영상에는 지인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이 나온다. 10대로 보이는 5명 정도가 지인을 둘러싸고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조롱했다.

호주 멜버른의 이상화 씨(29)는 배달 일을 한다. 주차했던 곳에 돌아오다가 다른 배달차와 마주쳤다. 운전사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욕을 했다. 이 씨는 상황을 모면하려고 사과했지만 운전사는 이 씨가 차를 빼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상점에 배달 갔을 때는 “너희 중국인들 때문에 지금 세계가 난리다”라는 비아냥을 주인에게 들었다. 이 씨가 해명하려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 캐나다의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캐나다 밴쿠버의 고은비 씨(24)는 마스크, 손세정제, 휴지 등 위생용품 사재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한국보다 덜하지만 필요한 물품을 제때 구매하지 못해 교민 사이에 불안감이 높아졌다.

고 씨는 물품 정보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얻는다.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교민끼리 나눠준다고 한다.

고 씨는 아직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인종차별을 겪은 적이 없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사실을 한인 사이트를 통해 들었다. 백인 남성이 지나가는 한국인에게 ‘빌어먹을 코로나’라고 욕했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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