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3월 10일 국민대를 갔다. 평소와 확연히 달랐다. 개별 건물로 이어지는 입구가 막혀서 정문과 후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 출입로는 최소화했고 매점이나 식당에서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정문을 지나 본관으로 가는 길. 파란 천막 2개가 생겼다. 학교 방문객이 차례차례 지나야 한다. 하나는 체온을 재는 곳, 다른 하나는 신분을 확인하는 곳이다. 체온이 높으면 다음 천막으로 갈 수 없다.

첫 번째 천막에 들어가자 직원이 온도를 재겠다고 했다. 열 감지기를 통해 귀 주변 또는 목 앞에 온도계를 댔다. 혹시라도 체온이 높으면 다시 잰다. 그래도 높으면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다.

두 번째 천막으로 이동했다. 국민대 학생과 교직원은 신분증을 보여주고 바로 통과한다. 외부인은 인적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평소에는 외부인도 학교 안의 산책로나 법당을 자유롭게 출입했다.

▲ 국민대 정문의 검역소

천막을 지나 건물에 들어가는 절차도 복잡하다. 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북악관은 출입로 한쪽이 막혔다. 1층 매점과 음식점은 손을 소독해야 들어갈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못한다.

경제학과와 국제통상학과가 있는 경상관은 1층 출입구를 막았다. 중국 유학생 비율이 높은데 신분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경상관을 이용하려면 언덕을 올라 5층으로 들어가야 한다.

경영학과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경영관·국제관, 그리고 예체능 학과가 모인 7호관과 예술관도 출입로를 최소화했다. 전산실이나 열람실은 폐쇄했다.

도서관은 이용자가 많은 카페와 열람실 사용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책 대여와 반납만 가능했다.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스터디룸과 멀티미디어실은 출입이 통제됐다.

방학 중에도 공모전이나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불편하지만 학교의 대응에 마음이 놓인다고 말한다. 국민대 고정영 씨(23)는 “공부할 공간이 없어 막막하지만 확진자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학생식당은 문을 열기는 하지만 운영시간을 줄이고 메뉴를 최소화했다. 출입문은 3개에서 1개로 줄였다.

▲ 출입을 통제한 북악관 로비(왼쪽)와 운동장

점심을 먹고 운동장에 갔다. 곳곳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보였다. 학교 주변을 산책하려고 조그만 통로로 갔는데 모두 막혔다. 학교는 주차장 옆과 기숙사 주변 샛길까지 통제했다.

국민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관련 기관 협조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선제적 대응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외국인 학생이 전국에서 9번째로 많은 만큼 관리에 신경을 쓴다. 비대위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자가모니터링 제도와 전담 콜센터를 운영한다.

개강 후에는 다른 학교와 달리 온라인 강의를 4주를 하도록 했다. 비대위는 “원격강의를 하는 기간에 교내 대부분 시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혹시라도 학교에 출입하면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을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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