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서 생후 45일 신생아가 3월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국 어린이집 휴원을 3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이 커지는 중이다.

미국의학협회지(JAMA)가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 7만2314명의 임상사례 보고서를 2월 24일 공개했다. 확진자 중에서 9세 미만 어린이는 전체의 1% 수준이고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어린이의 감염 가능성이 성인보다 낮았지만 부모는 안심하지 못한다. 영유아 자녀를 둔 부부는 <스토리오브서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감염병에 대한 경계와 우려를 드러냈다.

생후 134일 도윤이의 아버지 김범준 씨(28)는 집에 도착하면 현관문 안팎의 소독제로 손과 손잡이를 닦는다. 집에 들어서면 곧바로 샤워하고 스마트폰 등 소지품을 소독한다. 그전에는 아이를 만지지 않는다.

▲ 김범준 씨 집의 현관문. 문 안팎에 소독제를 놓았다.

그는 “신생아라서 더욱 경계한다. 감염병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강원 춘천 가전제품매장에서 일한다. 업무 특성상 모르는 사람과 자주 접촉한다. 일하면서 마스크를 항상 쓰고 손과 소지품을 자주 소독하는 이유다.

도윤이의 마지막 외출은 4주 전이었다.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이지만 부모는 도윤이를 ‘완전무장’시켰다. 이혜인 씨(25)는 “아이를 겉옷으로 감싸고 마트에서 장을 봤다. 마스크를 오래 쓰면 폐에 좋지 않아서 호흡을 수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소독 스프레이로 카트를 세 차례 소독했다.

김남호 씨(31)는 대구 수성구에 산다. 귀가하면 ‘온몸 소독’을 마치고 생후 31개월 현준이를 돌본다. 그는 “영유아 감염자 중에서 중증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라서 당연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 영아용 마스크를 착용한 현준이

아이의 감염도 걱정이지만 부모의 격리도 문제다. 육아 때문이다. 생후 3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돌봄 가족이 필요하다.

김 씨는 “대구 전 지역이 난리다. 어린이집 등 아이를 돌봐줄 공간 역시 마비상태라서 혹여나 가족이 격리되면 아이는 긴급보호시설에 입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는 가족의 작은 기침과 미열에도 민감하다.

김 씨 부부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특히 사람이 많은 곳은 가지 않는다. 평소에는 현준이를 데리고 매주 교회에 갔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대규모로 나온 이후로는 온라인에서 예배를 한다.

경기 양주에서 근무하는 육군 A 대위는 “어린 자녀가 있는 부대동료 모두 위생과 건강에 신경 쓴다. 다들 위생용품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아들은 생후 20개월. 확진자가 급증하자 A 대위는 집 전체를 소독했다. 스마트폰, 차량키, 차 내부를 수시로 닦는다. 전투복과 외출복은 현관 근처에 두고 거실 안으로 들이지 않는다.

A 대위의 부대장은 군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외출 자제 및 이동 최소화를 권고했다. A 대위는 “군 특성상 확진자가 한 번 나오면 감염병이 급속도로 퍼질 우려가 있다. 어린 자녀를 가진 군인이 많아서 서로 피해 주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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