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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14) 공보의는 포기하지 않는다
노선웅·이유진 기자 | 승인 2020.03.07 18:02

 

“저희 의료진은 한 분 한 분 정성을 다해 진료하고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석연 씨(30)는 전북의 선별진료소에서 공중보건의(이하 공보의)로 근무한다. 공보의는 군 복무 대신 3년간 섬이나 농어촌 보건소에 배치되는 의사를 말한다.

원 씨가 근무하는 곳은 3교대로 24시간 운영된다. 체력이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지쳤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다.

일부 내원객은 언성을 높이고 폭언을 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역학적 연관성이 없으면 검사를 하지 않자 불만을 갖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원 씨는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한다. 하나뿐인 아들이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노심 초사한다”고 말했다.

방호복이 부족해 비닐 가운을 입고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는 지침을 받았을 때는 참담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데 최전선의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지 못해 두려웠다. 그는 “의료진 감염을 막아 의료체계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 광진구보건소의 선별진료소

경북 예천군 공보의 김도우 씨(29)는 위생규칙을 잘 지키고 동선을 스스로 확인하는 환자를 보면 대단하다고 느낀다. 환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여럿이 같은 차로 오면 걱정한다.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전파가 우려되므로 대중매체에서 더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씨 역시 진료 가이드라인을 무시하는 주민 때문에 힘 빠진 적이 많다. 직장에서 검사를 안 하면 출근을 못한다며 무조건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다. 일부는 간호사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의사가 나서서 안 된다고 해야 돌아간다며 고충을 밝혔다.

김 씨는 감사와 함께 우려의 뜻을 전했다. “식당에서 식사를 챙겨주거나 자원봉사센터에서 간식을 보내줬고 주민도 응원해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생각했다. 마스크, 방호복 수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애가 탄다.”

경북 울진군 선별진료소의 이무재 씨(29)는 “(주민이) 집단패닉상태라 공포감이 심해져 현장업무가 많아졌고, 그러한 패닉을 해결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할 필요가 없는 분이 과도한 공포감으로 검사를 희망해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공보의 차출과 관련된 개인적인 불만도 전했다. 이 씨는 “제대로 된 프로토콜과 대처 없이 전날 저녁에 갑자기 아침 8시까지 어디로 나오라는 식의 행정으로 공보의가 혹사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대우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다. 이 씨에 따르면 숙소비와 출퇴근비, 보상비를 합쳐서 하루 4만 5000원 주는 곳이 대부분이다. 대구는 10만 원을 지원했고, 일부 지자체는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공보의는 숙소를 제공받지 못해 왕복 180km를 출퇴근했다.

대구로 파견된 공보의 김 모 씨(30) 역시 선별진료소에서 활동한다. 그는 같이 고생하는 동료가 많은데 자기만 부각되기가 곤란하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김 씨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수용할 병원이 부족해 귀가시킬 때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일반 환자를 병원이 받아주지 않아 돌려보냈다.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가슴 아팠다.

그는 의료지원 연장을 신청하려는데 가족이 많이 걱정해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경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내원객을 보며 힘이 나고 보람차다.”

서울 강북의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서정연 씨(26)는 “대구·경북 환자들이 음압병동 부족으로 서울로 올라올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팀을 가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취재팀은 서울 광진구의 선별진료소를 직접 방문했다. 한국인 뿐 아니라 중국인도 자가문진표를 작성했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진료를 마치면 밖으로 나와서 1명씩 호명했다. 취재팀이 관찰한 1시간 동안 의료진은 쉬지 못하고 움직였다.

이익성 광진구청 언론팀장은 다음 주가 최대 고비라면서 의료진이 방역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시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의대생은 이런 선배들을 어떻게 볼까. 연세대 의대 본과 3학년 유석현 씨(23)는 “힘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선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자원해서 대구·경북지역으로 파견 나간 선배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한림대 의대 본과 3학년 백지원 씨(24)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조금 답답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배워 선배처럼 나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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