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신입생 김시현 씨(국어국문학과)는 오리엔테이션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고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어져서 아쉬워한다. 김 씨는 “친구들은 혼밥을 해야 할까봐 걱정한다”고 말했다.

예년 같으면 학교는 꽃다발을 든 학생, 기념사진을 찍는 가족, 엠티를 가려는 신입생으로 활기차다.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전염병 확산으로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면서다.

교육부는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오자 신입생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1월 29일 각 대학에 요청했다.

▲ 성균관대(위)와 경북대의 코로나19 공지

성균관대 박수빈 씨(인문과학부)는 대학생활의 로망으로 생각했던 행사가 취소되자 “서운하고 아쉬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면서도 “심각한 상황이니 이해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수원캠퍼스 자연과학대 학생 중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문자를 2월 29일 받았다.

이화여대 안가빈 씨(화학생명분자과학부)는 새내기 배움터에서 어떤 동아리에 가입할지 고민하려고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했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합격했는데 새내기 생활을 즐기지 못해서 슬퍼요.”
 
일부 학교는 신입생을 위해 대안을 마련했다. 이화여대는 2월 28일 취소한 입학식을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했다. 홍보실에 따르면 실시간 생중계 최고 접속자는 2500명이었다. 입학식마다 열렸던 남성교수중창단의 축하공연은 사전녹화로 대체됐다.

▲ 이화여대 남성교수중창단 공연(출처=이화여대 유튜브)

경희대 간호학과 학생회는 2월 21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신입생을 위해 라이브 방송을 했다. 학생들은 ‘정정기간 취소문의’ ‘배분이수 영역별 과목 안내’ 등 20여개의 질문을 했다.

이현주 경희대 간호학과 학생회장은 “수강신청 커리큘럼이 복잡한 편이라 설명이 필요하다”며 “신입생 행사가 모두 취소돼서 어떻게 내용을 전달할지 고민하다가 SNS 라이브를 택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고려대 명지대 성균관대 한남대는 수강신청 가이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한남대 홍행부 씨(정보통신학과)는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온라인을 통해 계속 도와줘서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신입생 기분이 나지 않아 속상한 마음은 숨길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193개 대학 중 179곳이 개강을 1~2주 연기했다. 교육부가 2월 5일 권고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한 김도현 씨는 “약속도 줄줄이 취소하는데 개강까지 미뤄졌다. 무료한 생활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