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과 학부에서 원칙 하나를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를 수업 중에는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은 당황하거나 불만스런 표정을 짓는다. 스마트폰을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세대이므로 당연한 반응이다. 책상 위가 아니라 옷이나 가방에 넣으라고 하면 마지못해 따르는 눈치가 역력하다.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담당하는 과목에 필요하지 않아서다. 또 온라인 못지않게 오프라인 소통이 중요하며, 상대방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위해서다.

스마트폰을 미리 치우는 학생은 없다. 수업을 시작할 테니 넣으라고 말하기 직전까지 눈을 화면에서 떼지 않는다. 내 말을 듣고서 허리를 굽혀 옷이나 가방에 넣는 순간까지 손가락을 움직인다.

전자기기 금지는 권유가 아니고 규정이므로, 어기면 결석으로 처리해 감점한다. 수업시간마다 강조하지만 일부 학생은 따르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눈치를 보면서 책상 밑에서 몰래 사용한다.

FJS 13년, 학부 6년의 경험에서 얘기하자면 이런 유형의 학생으로서 공부를 잘하는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 대부분은 언론사에 늦게 합격하거나 성적이 최하위였다. 잠시를 참지 못한 결과다.

공부와 시험에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같은 내용을 가르치고 같은 자료를 줘도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한다. 성패를 가르는 요인은 집중하는 능력이다. 이런 사실을 학생 스스로 잘 아니까 전자기기 금지에 대한 불만이 강의평가에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에서도 집중력이 중요하다. 대화과정이 특히 그렇다. 내 얘기에 신경을 쓰지 않네? 스마트폰에 자주 눈을 돌리니 더 중요한 일이 있나? 취재원이 이렇게 느끼는 순간, 취재는 겉돈다고 봐야 한다.

기자는 바쁘다. 마감을 매시간, 그리고 매일 의식하며 지낸다. 하지만 기자만 바쁘지는 않고, 기자가 항상 바쁘지는 않다. 정도와 유형에 차이가 있을 뿐, 다른 직업도 바쁘다. 기자를 만나는 취재원 역시 바쁘다.

취재원이 시간을 냈는데 기자가 경청하지 않고 대화에 집중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기자에게 필요한 덕목과 자질은 기자 지망생에게도 마찬가지임을 계속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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