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 정시 전형은 서류, 필기, 면접 등 3단계다. 14기를 선발하는 절차는 1월 6일 끝났다. 해마다 같은 느낌인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다수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교수진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 작년에는 프렙(Prep) 과정을 2회 개설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학생에게 기사의 기초를 배울 기회를 주려고 했다.

교수진의 이런 마음을 일부 학생은 정반대로 해석했다. 면접이 끝나고 언론인 지망생 카페에 올라온 반응에 나는 답답했다. 지원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거칠고 성급하게 표현해서 놀랐다.

면접질문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지원자가 편하게 느끼거나, 장점을 말하게 하거나, 성공사례를 확인하는 질문이 있다. 반대로 지원자가 불편하게 느끼거나, 약점을 말하게 하거나, 실패사례를 확인하는 질문이 있다.

어느 유형이든 목적은 하나다. 자기소개서나 필기시험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어서다. 면접 분위기가 좋다고 합격을 기대하면 안 되며, 면접 분위기가 나쁘다고 불합격을 예상하면 안 된다.

면접이라는 마지막 관문은 지원자를 힘들게 한다. 말 한 마디, 동작 하나가 영향을 미칠까 걱정한다. 모르는 내용을 물을까봐 긴장한다. 이런 상황이니 장점과 성과에 대한 질문이 아니면 모두 압박으로 느끼는 모양이다.

심사위원은 궁금해서 물었을 뿐이다. 시험을 오래 준비했는데 얼마나 확신을 갖는지, 많이 떨어진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지금까지의 경험이 언론과는 거리가 먼데 왜 뒤늦게 관심을 가졌는지….

지원자는 이렇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시험을 오래 준비해도 안 됐으니 포기하라는 뜻이구나, 지금까지 많이 떨어진 점을 말하니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구나, 언론에 뒤늦게 관심을 가졌으니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구나….   

전형자료를 공개하지 못해서 내 설명이 충분하지 않겠지만 탈락자 생각이 맞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합격자 중에는 오래 준비한 학생도, 중간이나 최종에서 많이 떨어진 학생도, 언론에 뒤늦게 관심을 가진 학생도 있다.

합격자를 단일기준으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성별, 대학, 전공, 인턴경험, 영어성적이 모두 다르다. 기준을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학생만 고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탈락자가 카페에 글을 올렸다.

fjs 떨어져도 제 인생 쓰레기는 아니겠죠 ?
방금 탈락인걸 확인했는데 면접이 꽤나 압박이었습니다
면접관들의 질문은 저에게
너는 언젠가 너가 합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라고 느껴졌습니다 세세한 표현만 달랐을 뿐 내용은 이 내용 그대로입니다 마치 합격하기 어려운 스펙과 경력이다..고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fjs라는 곳이 될놈만 뽑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면접에서 압박받고 떨어지니 나는 안될놈인가 싶어서 .. 면접관들의 말들이 사실(내가 합격이 안될 사람)일지 너무 근심이 가득해졌네요
위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될 놈만 뽑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글쓴이에게 묻고 싶다. 되기 힘든 사람을 어느 조직에서 선호하고, 어느 시험에서 우대하는지. 말과 글이 상대적으로 낫고,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이 조금이라도 나아서 기자가 될 성 싶은 지원자를 뽑으면 잘못인지.   

글쓴이에게 묻고 싶다. 고유명사를 잘못 표기하고, 띄어쓰기를 많이 실수하고, 문장 뒤에 마침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맞춤법과 표기법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서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지.

위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글쓴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점은 위로가 아니라 실력이다. 공지를 보고 글을 올리는 성급함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진중함이다.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을 단정하는 성급함이 아니라 상황을 객관화하는 차분함이다.

언론인의 차분함과 프로다움은 냉철한 자세에서 나온다고 강조하면서 지망생의 글 하나를 교학상장(敎學相長) 3회에서 분석했다. 이번 글의 주제도 비슷하다.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