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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이색 필수교양
양재원 기자 | 승인 2019.11.24 16:28

 

대학에는 재학생이 졸업을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는 수업이 있다. 그중에서도 대학의 인재상과 가치관을 반영한 특색 있는 과목이 눈길을 끈다. 이색 필수교양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강생을 여러 문제에 맞닥뜨리게 한다.

서강대와 서울여대에는 합숙형태의 필수교양이 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가 주관하는 ‘성찰과 성장Ⅰ’은 2박 3일 일정으로 목적은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감각 향상이다. 서울여대 ‘생활교육 36년사’는 ‘바롬인성교육’을 통해 소속감 및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신입생은 학교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낀다. 서울여대 2학년 김은혜 씨는 ‘바롬인성교육Ⅰ’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수업을 통해 친목을 쌓아 학교생활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개인성향이 존중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학생에게는 처음 보는 사람과의 단체 활동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 2학년 이유빈 씨는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하는 활동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1학년 강지수 씨는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해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

▲ 서강대는 ‘성찰과 성장Ⅰ’ 수업을 민족화해센터에서 진행한다. (출처=서강대 인성교육센터)

많은 대학이 인성교양을 필수로 지정한다. 이화여대 ‘나눔리더십’은 이론과 실천을 통합한 형태라는 점이 특이하다. ‘글로벌 사회를 이끌어가는 소통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교육’을 목적으로 2013년 신설됐다. 수업에서는 결과보다 문제해결 과정공유를 중시한다.
 
이화여대 2학년 백승지 씨는 “조원과 협동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다른 조의 실천활동인 ‘토일렛 페이퍼’(화장실 벽면에 활동지를 붙이는 캠페인)로 유익한 정보와 위로를 얻은 적도 있다. ‘나눔리더십’을 개설한 양민석 교수에 따르면 치열한 대입 후 스스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다.

문제는 학점. 일주일에 150분으로 다른 3학점 수업과 시수가 같지만 2학점만 부여된다. 그러나 실천 활동에 따라 3학점 수업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도 있다.

3학점 수업을 6과목 들어야 최대 수강가능 학점인 18학점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수강신청에도 걸림돌이다. 백 씨는 “3학점 수업과 비교해도 많은 배움을 얻는데 왜 2학점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은 프로그래밍 입문수업을 필수로 지정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교육을 혁신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가치를 확산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다.
 
비전공 학생에게도 도움이 된다. 중앙대 사진학과 1학년 장주연 씨는 “디지털 중심사회에 걸맞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강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 유아교육과 2학년 임예진 씨는 게임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성적 평가방식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세종대 1학년 최은지 씨는 “일정 수준만 이수하면 되는 P/F(pass/fail)방식으로 전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초 프로그래밍 필수교양을 수강하고 나서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심화수업을 들으면 되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2008년 실용주의적으로 교양을 개편하면서 회계를 필수로 지정했다. 수강생은 ‘앙트레프레너십시대의 회계’에서 재무제표에 담긴 정보를 공부한다.
수업은 취업에 도움이 된다. 회사 재정상태나 손익상황에 대한 정보가 재무제표를 통해 보고되기 때문이다. 중앙대 장주연 씨는 “진로와 직접 연계가 되지는 않지만, 사회 어떤 분야에서든 실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초학문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 씨는 “인문, 예술 계열 과목 비중이 높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산하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은 “학술성과 보편성을 담보하는 기초학문 중심으로 교양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색 필수교양은 새로운 경험과 흥미를 제공한다. 학생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관행만 따르는 점이 문제다. 학교의 개선노력은 부족한 듯하다.

가천대 교양교육연구센터는 “매 학기 학생 의견을 수집하지만 소수 의견이면 즉각 반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교양교육학회 안미영 편집위원은 담당 교수 및 교직원의 노력 못지않게 학생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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