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이 줄자 쓰시마를 비롯해 일본 관광지가 타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국내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중이다. 사정이 궁금해서 서울 용산구 이촌1동(동부이촌동)의 재팬타운을 7월 30일 찾았다. 

일본식 주점의 종업원은 “불매운동 때문에 매출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출은 전부터 조금씩 감소했다고 한다. 손님의 80%는 한국인이다. 일본의 선술집 문화를 참고해서 만들었지만 직원은 한국인이고 식재료도 주로 국내산을 사용한다.

“굳이 우리 가게를 찾아와서 욕을 하거나 따지는 경우는 없었어요. 그냥 ’이 제품 일본거죠?‘ 하고 물어보는 정도?” 종업원은 불매운동 이후에도 여전히 한국 손님이 즐기다 갈 뿐, 피해를 주는 행동은 없다고 말했다.
 
약간의 변화가 있기는 하다. 그는 “일본 맥주는 잘 안 드시려 한다. 또 사케 대신 소주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으로 발길이 확 줄지는 않았지만 가격이 비싼 일본 술의 수요가 줄어 매출이 줄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언론은 서울에서 일본인이 가장 많이 사는 재팬타운을 주목했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인이 모이며 생긴 곳이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이촌1동에 사는 일본인은 852명으로 용산구에서 가장 많다. 다음은 한강로동(505명)과 청파동(51명)이다. 이촌1동에 일본풍의 가게와 일본제품을 파는 상점이 몰린 이유다.

불매운동 이후 대부분의 언론은 ‘손님 끊긴 재팬타운’, ‘휑한 동부이촌동 재팬타운’ 같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일본기업의 제품만이 아니라 일식당과 주점까지 불매대상이 되면서 한국 자영업자가 피해를 본다는 내용.

그러나 기자가 찾아간 재팬타운의 일식당 주인들은 달리 이야기했다. 어느 주민은 “원래 동네가 좀 한적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촌동 재팬타운의 매출감소를 다룬 문화일보 기사에는 ‘기사 사진에 나와 있는 좌석은 야간에만 운영해서 손님이 안 나온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 재팬타운의 일본식 주점골목

점심시간이 되자 도로변의 일본식 돈가스 전문점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가게 안은 꽉 찬 상태였다. 종업원은 “매출의 변화는 없다. 한국 손님이 일본맥주보다 한국맥주를 더 많이 찾는 경향은 있다”고 말했다.

재팬타운 골목은 오후 4시가 넘자 영업을 준비하느라 활기를 띄었다. 어느 일식당 대표는 “가게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눈치를 보며 들어오는 손님도 있다”면서도 “매출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휴가철과 맞물리므로 원인이 불매운동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주점은 매출감소를 인정했다. 이자카야 후우링의 매니저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많은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손님 수가 줄어든 것보다는 사케가 많이 나가지 않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곳은 다양한 종류의 사케와 맥주를 판매한다. 사케는 병당 4만~24만 원이고 맥주는 6000원이다. 손님이 찾는 주종의 변화가 매출감소로 이어진다. 매니저는 “불매운동이 장기화 된다면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한다는 시민이 60%를 넘었다. 하지만 일식당과 주점을 아예 찾지 않고 업주를 위협하는 식이 아니라 일본에서 생산된 술만 소비하지 않는 등 차분한 방식으로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중임을 이번 취재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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