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사관을 찾은 날은 5월 17일이었다. 대사관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었다. 라힘 하얏 쿠레쉬(Rahim Hayat Qureshi) 대사가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밝은 미소로 반겼다. 파키스탄 방문기를 들려주니 매우 반가워했다. 파키스탄의 차 ‘짜이’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라마단 기간임에도 달콤한 차를 대접했다.

파키스탄은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교차로인 실크로드에 있다. 힌두교 불교 기독교가 공존하는 나라다. 여성은 법으로 남성과 평등한 위치를 보장받아 투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완전히 동등하지는 않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의 샤키(Sakhi) 대표는 남자보다 여자를 위한 직업이 적은 것은 사실이고 아직은 차별이 존재한다고 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의 교류는 백제시대부터 시작됐다. 라힘 대사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는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라는 승려가 기록돼 있다. 그가 파키스탄 사람”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6.25전쟁 당시 물자를 지원했고, 한국은 파키스탄의 지진피해 복구를 도왔다.

▲ 라힘 대사가 기자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양국은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라힘 대사는 3월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파키스탄 국경일 기념행사에서 “지난 몇 년간 대한민국 기업은 파키스탄 내 자동차, 전력, 에너지, 화학사업분야 그리고 소비재 분야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힘 대사는 경제적 상황에 관한 질문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파키스탄이 과거에는 활발한 수출로 부유했지만, 잘못된 경제모델을 택해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엄청난 경제발전이 파키스탄의 좋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핵보유국이다. 인도가 1974년과 1998년 두 차례 핵실험을 하자 파키스탄 역시 핵무기를 개발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방어용이라고 표현하면서 “모두가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파키스탄 역시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카슈미르(Kashmir) 지역을 두고 분쟁을 계속했다. 카슈미르는 모두 세 구역인데 2곳은 파키스탄, 1곳은 인도가 관할한다.

양국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전쟁을 했는데 카슈미르 지역은 1971년 이후 휴전상태다. 라힘 대사는 “이웃은 우리가 스스로 정할 수 없다. 이웃 국가인 인도와 친구가 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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