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삼성언론재단‧한국언론학회‧한국기자협회
주제=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한 탐색: TV 뉴스의 품질
일시=2019년 9월 16일(월) 오후 7시~9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사회=정성희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장
주제발표=배정근(숙명여대 교수) 박재영(고려대 교수) 김지현(연세대 연구원)

 

좋은 방송 뉴스란 무엇일까. 좋은 방송의 기준을 마련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언론인 출신 교수들이 참여하는 좋은 저널리즘 연구회가 9월 16일 삼성언론재단의 한국 저널리즘 컨퍼런스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회는 좋은 방송뉴스의 기준을 마련하려고 국내외 방송을 비교했다. 분석의 틀은 크게 두 가지다. 뉴스 포맷을 다룬 외형 분석, 개별 뉴스의 아이템을 다룬 내용 분석이다. 추가적으로 국내방송은 관점의 다양성도 분석했다.

김지현 연세대 연구원은 분석 방법론을 설명했다. 해외는 미국의 NBC, 영국의 BBC, 일본의 NHK를 분석했다. 국내는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종편 4사(TV조선 채널A JTBC MBN)를 분석했다. 대상은 대형사건이 없는 평범한 1주일로 정했다.

뉴스외형은 17개 항목으로 나눠 분석했다. 아이템 수, 뉴스 시간, 앵커 수, 프로그램 구성, 톱 블록 주제, 길이, 앵커논평의 유무 등이다. 내용분석은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 분석으로 나뉜다. 리포트 구성 방식, 취재원 수, 기자 스탠드 업 유무, 블러 처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출처=삼성언론재단)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는 국내방송의 뉴스시간이 해외방송보다 길고 아이템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방송의 뉴스시간은 평균 50분, 해외는 20~30분이었다. 아이템 숫자도 국내방송이 평균 26.7개로, 해외의 10개보다 2배 이상이었다.

분석결과를 보면 국내방송은 뉴스제목에 직접 인용구를 자주 사용했다.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제목에 따옴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해외방송은 직접 인용구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BBC는 제목에서 직접 인용구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NBC의 직접 인용구 비율은 15.4%였다. 국내방송의 직접 인용구 사용률은 30%를 맴돌았고 일본의 NHK도 비슷했다.

국내외 방송은 심층성 항목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심층성은 기사가 단순한 사실전달을 넘어 얼마나 의문을 제기하고 평가, 비판점을 제시하는지로 판단했다. 심층성이 가장 높은 해외방송은 NBC(65.7%)였다. NHK(57.4%)와 BBC(48.0%)가 뒤를 이었다. 국내방송의 심층성은 지상파 37.1%, 종편 34.6%로 해외보다 현저히 낮았다.

국내방송의 관점 다양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기사 하나에 얼마나 다양한 주장이 포함됐는지를 살폈다. 기사의 주된 주장과 견해를 달리하는 내용이 전체 분량의 3분의 1 이상이면 ‘복합적 관점’이라고 봤다. MBN과 TV조선이 31.4%로 가장 높고, KBS가 14.3%로 가장 낮았다.

국내방송은 해외방송에 비해 발표와 발생사실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았다. 충분한 준비와 제작 기간 없이 만드는 뉴스가 많음을 의미한다. 또 해외방송과 비교하면 전체 뉴스에서 기자 리포트의 비중이 높았다.

배 교수는 “이러한 요소가 질적보도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서 개별 뉴스 아이템 수를 줄이고 뉴스 시간을 늘려서 심층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자와 발표자가 토론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지현 연구원, 배정근 교수, 정성희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장, 박재영 교수 (출처=삼성언론재단)

박재영 고려대 교수는 내용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항목은 크게 취재원, 화면, 음성으로 나뉜다.

취재원 수를 보면 국내방송(평균 3.4명)과 해외방송(평균 4.2명)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취재원이 5명 이상인 리포트는 달랐다. BBC는 이런 기사의 비율이 54%였다. NHK가 33.8%, NBC가 30.0%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지상파와 종편은 각각 24.8%, 12.5%에 그쳤다.

차이는 투명 취재원에서도 나타났다. 취재원 얼굴이 화면에 나오거나 신원을 밝힌 경우를 말한다. BBC의 투명 취재원은 기사당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NHK(3.8명)와 NBC(3.4명)도 3명을 넘었다.

하지만 국내 지상파(2.9명)와 종편(2.3명)은 외국방송보다 적었다. 방송사별로는 SBS가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JTBC가 1.9명으로 가장 적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항목은 ‘화면 블러’ 비율이다. 블러는 화면의 어떠한 부분이라도 흐리게 처리한 사례를 말한다. 국내방송의 화면 블러 비율은 지상파 49.5%, 종편 52.1%였다. 반면 해외방송에서는 NHK가 1.5%로 가장 낮았고 BBC와 NBC는 각각 6.0%, 13.2%였다.

박 교수는 방송뉴스 품질지수를 측정할 때 고려할 요소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투명 취재원 수, 화면 블러, 음성변조, 발굴기획 리포트 여부다. 투명 취재원이 3~4명이고, 화면을 블러 처리하지 않고, 음성변조를 하지 않고, 발굴기획형 리포트일수록 품질지수가 높은 셈이다.

토론에서 김지현 연구원은 방송뉴스 품질개선을 위한 해결책으로 ‘다양한 관점’을 꼽았다. “기사를 만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는 건 공감하지만, 내용적 측면을 더 고려해 다양한 관점이 포함된 기사들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박재영 교수는 “미디어 기술발달의 은총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방송기자들이 뉴스를 어떻게 잘 만들지를 고민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정근 교수는 “방송시간을 늘리는 만큼 기자 수가 늘어나지 않아 기자부담이 증가한다. 보도를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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