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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4시 (4) 해바라기센터
김지연·장준영 기자 | 승인 2019.08.11 18:31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이하 해바라기센터)의 신선옥 경사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사복으로 출근한다. 센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피해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 및 의료, 심리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전국에 39개소가 있다. 유형은 통합형, 위기지원형, 아동형 등 세 가지로 이 중에서 위기지원형과 통합형은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취재진은 위기지원형인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를 찾았다.
  

▲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의 신선옥 경사

센터는 아동과 장애인 피해자를 위해 수사를 한다. 아주대 병원 치료실에서 체내 DNA 증거를 채취하는 동안, 수사관은 피해자 사전조사를 위해 보호자와 상담한다. 이를 토대로 피해자 진술을 녹화한다. 모니터실에서는 형사와 진술 분석가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한다.

영화 ‘소원’(2013)은 성폭력 피해자인 ‘소원이’가 보호자와 센터의 지원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 아빠는 ‘코코몽’ 캐릭터 탈을 쓰고 친근함을 형성하려고 한다. 성폭력 수사에 있어 친밀감, 즉 ‘라포(rapport)’ 형성이 중요하다.

아동의 경우 라포가 없으면 피해정황을 진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남자아동을 조사했던 신 경사는 태권도를 언급하며 조사에 필요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동이 “선생님, 태권도 동작할 수 있어요?”라고 하자 신 경사는 시범을 보였다.

아동과 장애인 피해자가 긴장하면 기억회상 능력이 떨어진다. 센터에서 아동보건 및 인간발달연구소(NICHD) 조사기법을 통해 진술을 녹화하는 이유다. 이런 과정에서 유도질문을 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유도질문을 받으면 아동이 실제로 경험했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의 조사실

성폭력은 ‘영혼 살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준다. 따라서 피해자가 여성이나 아동이라면 전담조사관이 조서를 받는다. 또한 피해자가 익명을 요구하면 수사부터 재판과정까지 이름을 노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과정에서의 2차 피해는 꾸준히 제기된다. 한국여성의전화에 2017년 신고된 피해자의 20% 정도가 수사과정에서 2차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라는 태그 운동의 경우, 게시물이 3일 만에 20만여 건에 이를 정도였다.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의 무고 위협으로 위축된다고 한다. 신 경사는 “가해자의 무고죄 협박이 피해자의 신고를 주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무고로 억울한 사람이 나온 경우를 봤기 때문에 수사관은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일까. 7년간 전담부서에서 근무한 강남수 경위(중앙경찰학교 교수)는 검사가 피해자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불기소처리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불신과 비난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크다. 강간범죄 검거율이 98.3%(2018년 기준)이 높지만 국민의 신뢰는 낮다. 이런 이유로 일부 수사관은 트라우마를 겪고 전보를 요청한다. 신 경사는 “떳떳하고 당당한 경찰이 되자는 초심을 지키고자 여전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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