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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을 지켜보니
김세령·신정민·주영은 기자 | 승인 2019.08.11 18:29

 

영화 ‘배심원들’이 5월 15일 개봉했다. 2008년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에서 일반인이 배심원이 되어 진실을 찾는 이야기를 그렸다. 관객 정민지 씨(23)는 영화를 보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손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경험을 주는 의미 있는 제도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다. 시범기간에 이어서 6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향상과 국민 주권주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을까.

▲ 영화 ‘배심원들’의 스틸컷(출처=CGV)

국민참여재판은 일반재판보다 열리는 횟수가 매우 적다. 서울과 경기에서 5월에 열린 국민참여재판은 4건이었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5월 2일 열린 국민참여재판. 판사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했다. “여러분들 손가락 부러져 본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이라면서 사건을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수원지방법원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변호인은 약속시간(30분)을 넘겨 50분 동안 변론했다. 적절하지 않은 판례로 배심원을 헷갈리게 하자 판사가 지적하기도 했다. 배심원은 지루했는지 고개를 숙이거나 물을 마시며 잠을 쫓았다.

강율 씨(47)는 지난 3월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이었다. 오전 9시, 후보 30명 중에서 배심원 8명을 뽑은 뒤에 시작했다. 배심원은 점심과 잠깐의 휴식을 제외하고 재판의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재판은 오후 6시쯤 끝났다. 강 씨는 “일반인이 집중하기에 꽤 길었다”고 말했다. 

▲ 취재팀이 방청했던 국민참여재판 법정

서울북부지방법원의 국민참여재판. 변호인이 1시간 동안 연락했지만 피고인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장에 없으면 재판을 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을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배심원은 바로 해임됐다. 검사는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으로 진행된다. 변호인은 어떤 상황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할까.

법무법인 민주의 김경돈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자신(변호인)에게 불리하지만 범행동기나 경위와 관련하여 배심원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지숙 씨(51)는 작년 5월 배심원으로 참여했다. 평의에 참여했을 때, 유무죄 의견이 4대 3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판사가 쟁점을 설명했지만 배심원끼리 합의하지 못해 다수결로 평결을 내렸다.

▲ 국민참여재판 현황(출처=백혜련 의원실)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64건에서 2017년 295건으로 늘었다. 김 변호사는 배심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각자료를 준비해야 하므로 해서 모두에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절차가 일반 형사재판을 기준으로 정형화되어 있어서 국민참여재판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작년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심원의 평결과 최종 결과가 약 93%의 확률로 일치했다. 이는 재판부가 배심원 평결을 염두에 두고 판결을 내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결이 만장일치가 아니면 배심원은 재판부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재판부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의 개입이 (배심원) 평의절차의 독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2016년에 주장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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