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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 돈을 더 받는다?
정혜인 기자 | 승인 2019.07.28 19:04

 

경기 용인 흥덕지구의 더 헤어 프레스티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 4월 1일이었다. 커트 후 머리가 사방으로 뻗쳤지만 그냥 집에 갔다. 미용사가 머리를 감겨주는 샴푸 서비스를 평일에 받으면 4000원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용실 거울에는 이런 내용의 안내문이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직원은 여성의 머리카락이 길어 손이 많이 간다고만 대답했다. 하지만 기자는 단발이었다.

이렇게 여성에게만 샴푸비를 받는 미용실이 상당수다. 여성이 커트를 하면 샴푸비로 4000원~1만 5000원을 더 청구한다.

지노헤어 서울대점 미용실은 여성 샴푸비로 5500원을 추가한다. 여성 커트 가격이 남성 커트보다 2000원 더 비싼데, 커트 가격의 약 46%를 샴푸비로 더 받는 셈이다. 근처의 바닐라헤어 미용실에서도 여성에게 샴푸비로 5000원을 따로 받는다.

▲ 미용실 가격표와 문구

문제는 머리길이가 아니라 성별을 기준으로 추가 비용이 생긴다는 점이다. 대한미용사중앙회 홍보팀 안예은 서기는 “여성의 대체적인 머리 길이로 봤을 때, (시술 시) 기술적인 요소나 시간이 더 많이 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민하 씨(25)는 “가격 차이가 머리길이 때문이라면 억울하다. 단순히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 같다”고 말했다.

같은 체인점인데 지점별로 비용이 다르기도 하다. 사틴헤어 코엑스점과 삼성역점의 샴푸비는 남성이 1만 원이고 여성이 1만 5000원이다. 반면 사틴헤어 강변테크노마트점은 남녀 모두 1만 5000원으로 동일하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부당함을 표출한다. 경기 시흥의 배곧신도시 총연합회 온라인 카페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샴푸비를 더 받는 게 어이가 없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댓글은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동일상품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일을 ‘핑크택스’라고 한다. 커트비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핑크택스를 아십니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머리를 자르러 갔더니 여성이란 이유로 기장과 스타일이 남성과 별 차이가 없는데도 6,000원이나 더 내야했다. 미용사에게 물어보니 머리가 길면 더 자르기 쉽다고 하는데 남성 커트가 더 저렴한 이유는 뭔가?”라고 했다.

남성 오원준 씨(29)는 “장발이고 머리숱이 많아서 샴푸 받을 때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미용실에서 남성 요금만 받았다. 재료와 소요시간을 감안하여 (머리)길이로 요금을 책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성별이 아니라 머리길이에 따라 가격을 달리 매기는 미용실이 눈길을 끈다. 신촌 체인지유 헤어살롱 미용실은 짧은 단발의 커트비가 1만 5000원, 그 이상의 긴 머리는 2만 원이다. 샴푸비도 따로 청구하지 않는다.

미용실 원장 김희하 씨(40)는 “기장에 따라서 시간과 수고가 다르니까 당연히 길이에 따라 가격을 매겼다. 굳이 성별로 나누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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