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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무방비로 노출된 초등학생
조윤하 기자 | 승인 2019.07.14 19:05

 

“이거 먹으면 나 오늘 못 참아! 오늘 저녁은 미치광이가 아닌 딸치광이가 되겠어!”

19금 성인방송이 아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명한 유튜버 ‘보겸’의 영상. <보겸TV> 구독자는 330만 명을 넘었다. 뽀로로에 이은 ‘제2의 초통령’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보겸은 영상 속에서 한우와 버섯을 먹으며 ‘딸치광이’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화면 아래에는 “역시 보겸 먹을 줄 안다’, ‘솔직히 이 영상은 지상파에서 방송해도 시청률 꽤 나올 듯’같은 댓글이 달렸다.

▲유튜브 <보겸TV>의 장면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노 모 군은 <보겸TV>의 애청자다. 영상을 보고 다음 날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영상을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어서. 노 군은 “보겸이 말하는 게 진짜 웃겨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유튜브는 초등학생의 삶 곳곳에 침투했다. 영상내용은 아이들 사이에 얘깃거리 소재로 등장한다. 유튜버가 사용하는 언어는  유행어가 된다. 초등학생이 보는 콘텐츠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초등학생에게 인기있는 유튜브 채널을 검색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채널이 있었다.

구독자, 영상 업로드 숫자, 최근 영상의 조회수를 기준으로 정리했더니 ‘초통령’으로 불리는 유튜브 채널은 <도티>, <악어>, <보겸TV>, <허팝>, <양띵>, <악동 김블루> 등이었다. 대부분 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 이상을 보유한 거대 채널이다.
 

▲ 초등학생에게 인기 많은 유튜브 채널

내용은 다양했다. 몇몇 영상은 배틀그라운드,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을 하며 방법을 설명했다. 또 직접 하지 못하는 실험을 대신하며 궁금증을 해소해주기도 했다. <도티>, <양띵>, <악어> 채널이 대표적이었다. 초등학생에게 유해한 요소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일부 채널은 문제가 있는 영상을 게재했다. <보겸TV>, <허팝>, <악동 김블루> 채널이 그러했다. 욕설, 자극적인 소재, 여성 비하 등 초등학생들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할 만한 내용이 나왔다.

유해한 콘텐츠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영상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유해한 경우와 영상이 포함한 콘텐츠 자체가 유해한 경우다.

몇몇 채널에서는 욕설이 자주 나왔다. <보겸TV>에서는 보겸이 직접 욕을 했다. 시X놈아, X새끼들, 죽빵 다섯 대만 맞자…. <앙 작비띠> 채널에서 유튜버는 자신의 친구들을 ‘X신들’이라고 불렀고, 자신의 베란다를 ‘X베란다’라고 했다.

유튜버가 자주 쓰는 표현은 초등학생의 유행어가 된다. 학부모 이정애 씨(47)는 “아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아이가 시청하는) 유튜버가 자주 쓰는 말이어서 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영상의 콘텐츠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다. 초등학생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 구독자가 320만 명을 넘은 <허팝>을 보자. ‘시리얼챌린지: 욕조에 우유와 씨리얼 넣고 반신욕?’이라는 영상이 나온다. 조회 수는 600만 건.

허팝은 속옷만 입고 욕조에 들어간다. 욕조에는 물이 섞인 우유가 가득 찼다. 허팝은 시리얼을 붓고 욕조를 돌아다니며 시리얼을 먹는다. 욕설은 나오지 않지만 기괴하고 자극적인 내용이다.

하단에는 ‘허팝님 실망이에요. 그런 사람인지 몰랐어요’ ‘옷을 벗고 촬영하는 건 자제해주세요. 저희 엄마가 그런 거 보면 주먹을 날려요’라는 댓글이 붙었다.

부모는 자녀의 유튜브 시청에 대해 얼마나 알까. 주부 위 모 씨(44)는 “항상 아이 옆에 붙어서 같이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녀가) 정확히 어떤 영상을 보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정애 씨 역시 “워낙 다양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유튜브 경험에 대해 논문을 쓴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연구원은 “애들에게만 무조건 문제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용자, 생산자, 유통자 그리고 사회가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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