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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앞의 행복주택
박진희 기자 | 승인 2019.06.30 18:09

 

황민아 씨(27)는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행복주택에 1월 당첨됐다. 시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거주할 곳이 생겼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행복주택이 ‘은평환경플랜트’라는 쓰레기 소각장 바로 앞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행복주택을 ‘대학생·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해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짓는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라고 소개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경기도시공사가 참여한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SH공사가 청년에게 할당한 행복주택을 살펴보니 위치에 문제가 있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2018년 1차와 2차, 2019년 1차 공급 당시 청년에게 가장 많이 할당한 행복주택에 문제가 있었다.

황 씨가 당첨된 행복주택은 ‘은평 준주거2’로 2018년 2차 행복주택에 속한다. 청년에게 400호, 대학생에게 104호, 고령자에게 80호, 주거급여수급자에게 46호가 공급됐다.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잠시 서 있으니 은평환경플랜트에서 행복주택 쪽으로 바람이 불자 쓰레기 냄새가 느껴졌다.

▲ 은평 준주거2 행복주택과 은평환경플랜트의 모습

2018년 2차 행복주택 공고문에는 은평환경플랜트가 표시되지 않았다. 주변에 도로 등으로 인한 소음, 인근 혐오시설에 의한 악취 등의 불편사항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청 전에 확인하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약도에는 해당시설이 없었다.

소각장 앞이어서인지 은평 준주거2는 청년에게 공급된 2018년 2차 행복주택 중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청년 우선공급 경쟁률은 4.9대 1, 일반 공급은 2대 1이었다.

고령자 일반 공급으로는 40호가 할당됐지만 12명만 지원했다. 같은 시기에 공급된 송파 헬리오시티 행복주택 경쟁률은 청년 우선공급이 49.5대 1, 일반 공급이 19대 1을 기록했다.

2018년 1차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때, 청년에게 할당된 호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도시형 생활주택이었다. 316호가 공급됐다. 대학생과 청년을 함께 모집한 호수를 포함하면 401호.

기자가 항동지구를 가보니 교통이 불편했다. 인근 천왕역에서는 걸어서 18분이 걸렸고, 온수역에서는 21분이 걸렸다. 푸른수목원을 통과하는 지름길을 이용하면 3분이 단축되지만, 입장 시간이 제한된다.L

항동지구까지 오는 마을버스는 4개 노선이 있었다. 2개는 소형버스 노선이다. 항동지구는 522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불편이 예상됐다.

행복주택 입주민 이예진 씨는 “버스시간을 미리 확인하지 않고 나오면 15분 넘게 기다리기도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구로07번 마을버스를 기다렸는데 정류장에는 마을버스 안내도가 하나도 없었다.

▲ 천왕역에서 항동의 행복주택 단지로 가는 길

2019년 1차 공급에서 청년공급 호수가 가장 많았던 행복주택은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신내 글로리움이었다. 봉화산역 출구 바로 앞이라 교통이 편리했다.

그러나 주택은 8차선 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사이에 짓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소음측정 애플리케이션으로 1분간 측정하니 최고 85dB(데시벨)을 기록했다.

청년을 위한 행복주택은 수요보다 공급이 적었다. 2019년 1차 행복주택 중 청년에게 할당된 호수는 316호였다. 지원자는 1만 491명으로 경쟁률이 약 33대 1이었다. 반면, 신혼부부는 1123호 공급에 7292명이 지원해 약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년 2차 행복주택 모집 때는 청년에게 1012호가 공급됐다. 지원자가 1만 7086명이어서 약 1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부부는 1461호 공급에 656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약 4.5대 1이었다.
 
황민아 씨는 고민을 하다가 행복주택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소각장 옆에서 살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걱정이 들지만 행복주택 당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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