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마다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광장을 찾는 이들이 있다. 스스로를 애국시민이라고 말한다. 20대와 30대는 찾기 힘들다. 이들은 집회에 왜 나오지 않을까. 보수 성향 젊은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취재를 시작했다. 2월 2일부터였다. 명절을 앞뒀지만 열기가 식지 않았다. 구호와 함성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가 익숙한 노래가 들렸다. ‘생일 축하합니다.’

집회에서는 ‘빨갱이 처단하라’, ‘문재인 다시 찍고 싶다, 도끼로’ 등 거친 표현이 많았다. 평소 분위기와 다른 노래가 나와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궁금증이 곧 풀렸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큰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누구는 트럭 위에서 확성기로 선전했고, 누구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에 심취했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 집회 뒤의 행진

광화문광장을 2월 3주간 나갔다. 청년 보수단체 ‘트루스 포럼’의 강연장을 한 차례 방문했다. 기사주제는 보수시민의 세대별 활동방식 차이로 정했다. ‘광장과 포럼’이라는 제목으로 A4 한 장 분량의 기획기사를 제출했다.
  
편집장은 게재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기존 기사와 차별화된 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광화문광장에서 3년째 열리는 집회를 사회현상으로 파악하려면 지금까지의 취재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취재팀은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더 지켜봐도 이제까지 알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박사모, 꼰대, 맹목적 애국주의, 광신도…. 태극기 집회에 대한 편견을 취재팀도 갖고 있었다.

일부 시민은 근처를 지나며 이렇게 말했다. “진짜 시끄러워…. 자기네들이 광화문 전세 냈나.” 짧게 관찰해서일까. 이전과 다른 지점을 찾지 못했다. 편집장은 오래 보라고 했다. 방향을 정하지 말고, 자세하게 보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참가자와 취재팀 사이에 접점이 없었다. 세대와 경험의 차이가 컸다. 기사를 제대로 쓰려면 그들과 대화하고 이해해야 했다.

편집장 말대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광화문광장에 다시 나갔다. 3월 9일부터였다. 매주 토요일 3시간씩, 2개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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