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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서울의 풍경을 바꾼다
강재구 기자 | 승인 2019.06.02 20:01

 

서울 도봉구 창동의 아파트 단지. 얼핏 보면 다른 곳과 차이가 없다. 창틀, 에어컨 실외기, 거치대. 그런데 낯선 형체가 보인다. 창틀 아래 비스듬한, 얇고 검은 직사각형 패널이다. 36세대 중 11가구에 설치됐다.

아파트 베란다의 미니 태양광 발전기다. 정식명칭은 가정용 태양광 미니 발전소. 서울시가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으로 보급했다. 에너지 자립율을 높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하자는 취지.

설치가구는 2015년 4만에서 2018년 17만으로 늘었다. 서울시 전체 가구(360만 가구)에서 5%에 근접한 수준. 2018년에만 6만 8000가구가 설치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100만 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를 보려고 4월 15일 도봉구의 임동선 씨(45) 집을 찾았다. 작년 4월 요금부담 없이 전기를 풍족하게 사용하려고 설치했다고 한다.

현관문 앞에 계량기가 보였다. 정상작동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의 반대로 돈다. 동행한 도봉시민햇빛발전 사회적협동조합의 두호균 이사장(53)은 “집에서 사용하는 전력보다 발전량이 많아 계량기가 거꾸로 돈다”고 설명했다.
 
집에 들어가 전력을 확인했다. 이날 오후 1시, 날씨가 맑았다. 측정값은 213W. 발전기에서 생산 가능한 전력(304W)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날이 흐리면 이보다 적거나 아예 발전이 되지 않는다. 임 씨는 “월별로 평균 5000원 이상의 전기료를 절약한다”고 말했다.

▲ 임동선 씨 집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

발전량은 위치에 따라 다르다. 서울 강동구의 이영준 씨(57)는 작년에 설치했다. 아파트가 서향이라 채광량이 많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햇빛이 강했던 여름에는 매달 8000원 이상의 전기료를 절감했다.

설치업체 그린쏠라에너지의 이승원 대리는 “발전가능한 양과 비교하면 남향은 90~100%, 동향과 서향은 70%으로 차이가 난다. 북향은 50% 수준이어서 잘 설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기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료 때문이다. 두 이사장은 “작년 여름에 날씨가 더워 전기료 부담이 커지면서 많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로 연간 200kWh 정도의 전력량을 생산한다. 양문형 냉장고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전기요금으로는 1년에 6만 4000원 정도를 절약한다.

발전기 원가는 50만~70만 원. 서울시와 자치구가 보조금을 지원하니 실제 시민 부담은 10만 원 내외다. 1년 반~2년이면 주민이 설치비를 뽑는다는 얘기다

관리가 편리한 점도 장점이다.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거나 부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조류 배설물이 묻거나 황사로 패널 표면이 오염된 경우에만 물이나 수건으로 닦으면 된다. 설치도 쉽다. 패널에 연결된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으면 작동한다.

불편한 점이 없냐는 질문에 임 씨는 “전혀 없다. 가끔 청소하지만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 더 많다”며 “전기료 절약이 많이 돼 태양광 패널을 하나 더 설치할까 고민 중이다”고 답했다.
   
서울 은평구의 심명인 씨(69)는 2017년 5월 단독주택 텃밭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을 많이 쓰지 않아도 전기료가 4만 원 이상이어서 신청했다. 햇볕이 잘 들고 관리를 잘해 월 1만 원 이상의 절감효과를 봤다.

“전에는 절약에 대한 개념 없이 전기를 막 사용했다. 발전기 설치 이후 환경과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심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에도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만족도가 높지만 숙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이다. 발전기를 설치한 가구는 1, 2년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지만 서울시와 자치구가 보조금을 회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작년 서울시가 아파트 경비실에 설치사업으로 지원한 보조금은 76만 원이다. 전기료를 월 4120원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보조금 회수까지 15년이 걸린다.

서울시와 자치구의 베란다형 발전기 지원금은 작년에 52만 원 수준이다. 서울시 주장대로 전기료를 1년에 6만 4000원 절감한다고 계산하면 8년 이상 사용해야 회수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태양광사업팀의 정효진 주무관은 “연구용역에서 경제성이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높일 수 있고 태양광 발전 관련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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