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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기사 (8) 국방 분야 ② 전문기자
최다은 기자 | 승인 2019.04.28 22:07

 

동아일보 손효주 기사를 취재하다가 작전이나 무기, 언론과 국방부의 관계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군사전문기자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56)는 다른 분야에 비해 국방 전문기자가 많다, 5년 이상 취재한 기자가 1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더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일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군사적 갈등이나 충돌이 생길 수 있고 통일 이후에도 중국, 러시아라는 강대국하고 국경을 직접 맞대게 되잖아요.”

▲ 군사전문 유용원 기자(왼쪽)와 김민석 기자

그는 국방부를 26년째 출입한다. 정경두 장관은 유용원 기자가 17번째로 만난 장관이다. 대령 시절부터 알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무기에 관심을 가졌다. 머리에 입력한 무기이름은 700~800개. “단단한 돌에 새기면 잘 안 지워진다고 그러잖아요. 무기는 제 머릿속의 단단한 부분에 새겨진 것 같아요.” 국방부 출입 10년이 넘으면서 군사전문기자 타이틀이 붙었다.
 
그는 월간조선에 1992년 입사했다. 군내 사조직 ‘하나회’ 명단을 특종 보도했다. 이달의 기자상(1994), 한국언론대상(2002), 조선일보 최다 사내 특종상. 수상기록이 화려하다. 지금은 전문기자나 스타기자라는 말보다 7개의 채널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라는 명칭이 어울린다.

“사이트, 페이스북, 유튜브 등 제가 운영하는 채널을 다 합하면 15~20만 명이 매일 들어와요.” 직원 2명을 두고 매일 서너 시간씩 관리한다.

혼자서 신문, 방송,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실천하는 셈이다.

▲ 유용원의 군사세계 ‘비밀’(출처=조선닷컴)

그는 ‘유용원의 군사세계’ 사이트에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 2001년 시작해 누적방문 3억 8663만 명, 회원 5만 6000명의 국내 최대 밀리터리 커뮤니티. 군사 안보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한다. 유용원 기자는 멍석 역할이라고 했다.

“남북이 분단된 유일한 대치국가인데 안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할까.” 기사와 칼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사이트를 열고 유튜브 채널과 SNS를 운영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초등학생, 중학생이 제 사이트를 보고 사관학교 들어가서 장교가 되고, 군사학교 같은 곳에서 리포트를 쓸 때 참고한다고 하고…. 그럴 때는 뿌듯하죠.”

그럼에도 유용원 기자는 신문기자가 본업이라고 했다. 군사전문기자 겸 비상근 논설위원으로 조선일보와 주간조선에 칼럼을 쓴다. 영상이나 말로는 전달할 수 없는 글만의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누구나 군사전문기자가 될 수 있다면 자신은 군사전문기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해병대 구호 같다. 자신감이 느껴졌다. 또 학자가 이론적인 부분, 상부구조에 밝지만 군사력이나 무기체계 같은 하부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데, 모두를 알아야 진정한 전문가라고 했다.

열정의 원동력을 물었다. 사이트 ‘비밀’은 휴가를 가서도, 출장을 가서도 매일 들여다본다. “강제로 누가 시켜서 하면 절대 못 할 거예요.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하는 건데 그러려면 바보 같은, 우직함이 있어야 해요.”
 
그는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가려고 한다며 유튜브 채널(비밀 TV)의 ‘알쓸밀잡’ 코너를 보여줬다. 알고 보면 쓸모 있는 밀리터리 잡학지식이라는 뜻. 펜타곤의 비밀, 대한민국이 가진 최정예 특수부대…. 쉽게 설명한 콘텐츠가 많다. 조회 수가 91만을 넘기도 한다.

밀리터리 콘텐츠만으로 유튜브 구독자가 10만 명 넘는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욕설과 인신공격은 힘들다고 했다. “아무리 겪어도 만성이 안 되더라고요.” 수많은 무기와 공격개념에 해박하지만 악성 댓글이라는 무기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김민석 기자(62)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군사안보연구소 소장이다. 군사안보 사이트(김민석의 Mr. 밀리터리)에 칼럼을 쓴다.

이력이 특이하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중앙일보 군사전문기자로 15년간 국방부를 출입했다. 이어서 국방부 대변인으로 5년 3개월간 근무하고 중앙일보에 돌아왔다. 기자에서 대변인, 대변인에서 기자를 오가니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 김민석 기자의 사이트(출처=중앙일보)

그는 “기자는 공격적, 대변인은 방어적”이라고 표현했다. 기자는 사실을 보도하려고 최대한 애쓰고, 대변인은 보도에 관해 설명하거나 중요한 비밀이 나가지 않도록 하는 일이 본분이라고 했다.

대변인 시절에는 어떤 내용이 의도치 않게 언론에 보도돼도 부인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법적기밀 외에는 공개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보도에 대해 부정하거나 쉬쉬해봤자 좋은 점이 없다. 한겨울에 문풍지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오듯 언론사에서 수십, 수백 명이 추적하기 때문에 며칠 지나면 다 나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도는 2010년 천안함이라고 했다. 육군 해군 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에서 밤새 취재했지만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아침이 밝아 서울행 기차를 탔는데 옆자리에 해군 대령이 보였다. 천안함 좌현에 어뢰를 맞았다고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보도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과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의 연서를 특종했다. 그렇게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굵직한 보도를 많이 했다. 국가안보와 보도 사이에 갈등은 없었을까.

“SI(Special Intelligence)라고 1급 비밀이란 게 있어요. 90년대에는 워낙 치열해서 그런 것도 막 특종이랍시고 보도했는데 요즘에는 (언론이 보도를) 잘 안 하더라고.”

전문가, 기자, 대변인. 역할은 달랐지만 한 분야에 38년째 종사한 셈이다. 국방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 만큼 철학 또한 확고하다. 1월 3일 칼럼에서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안보의식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9.19 남북 군사합의와 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을 상세히 분석했다. “사람들이 안보에 대해 궁금해 하지만 무슨 일인지 잘 몰라요. 정치권에서도 헷갈리니까 내 기사를 보고 그걸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그러더라고요.” 언제 보람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칼럼 하나를 쓸 때는 최소 3, 4일을 투자한다. 사람을 만나고 자료를 찾아 공부하며 완성한다. 그는 군과 안보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중시한다.

“30년 정도 전쟁이 없으면 군은 존재가치가 사라져요. 위정자는 돈을 많이 들이려고 안 해요. 표에 도움 안 되거든.” 언론이 지속적인 보도로 군에 대해 알려야 군의 환경이 건강해진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및 국방정책에는 비판적이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상대방은 칼을 들었는데 내 갑옷만 벗은 셈, 상대방의 의도가 아니라 상대의 능력(capability)에 기반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 말미에는 자유와 인권, 그리고 인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느 날부터 궁금해졌다고 했다. 무기나 전쟁을 계속 다뤘는데 왜 전쟁을 하고, 왜 군대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언급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게 자유에요. 군은 그거를 위한 울타리고요.” 소중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힘. 그가 생각한 국방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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