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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이 말한다 (1) 연합뉴스 김용래(파리)
오주비 기자 | 승인 2019.04.21 22:00

 

연합뉴스의 김용래 파리 특파원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프랑스 내 한국독립운동사 재발견’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13건의 기사로 전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운이 맞아 우연히 시작되었다”고 했지만 문화부에서의 학술분야 취재경험이 도움이 됐다. 특히 독립 운동사를 전공한 교수들과 함께 공부하고 조사함으로써 보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용래 특파원은 이 보도로 2018년 관훈언론상(국제보도 부문)과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받았다. 권태훈 한겨레신문 출판국장은 관훈언론상 예비 심사평에서 “그동안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프랑스 내 한국 독립운동사의 흐름을 발굴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심사한 한국기자협회 심사위원회는 “특파원이 오랫동안 신념을 갖고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국내 독립운동사 학계의 관심을 고조시켰으며,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빠져있는 부분을 채우고 사료의 범위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김용래 특파원이 조계창 국제보도상 수상소감을 영상으로 전하는 모습(출처=연합뉴스TV)

김용래 특파원의 기사를 읽고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가 새롭게 느껴졌다.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 질문지를 메일로 보냈다. 그는 “제가 언제까지 답변을 보내드리면 될까요?”라며 흔쾌히 응했다. 보도의 뒷이야기와 한류 그리고 프랑스 사회에 관한 소식이 메일로 다음날 도착했다.

기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대표 김규식의 프랑스 고별연설,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홍재하, 호찌민과 파리에서 교류했던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다뤘다.

김용래 특파원은 “이역만리 외국에서 열심히 독립운동을 하고 조국을 걱정했던 사람들에 관한 사실이 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기사를 쓰는 일이 즐거웠지만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남은 흔적이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갖는지 파악하고 자문을 거쳐야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확실해진 사실을 어떻게 구성해야 제대로 전할 수 있을지도 고민했다.

“밤새도록 쓰고 또 쓰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독립운동가의 삶 자체가 감동이었기 때문에 기사가 호평을 받았다고 말한다.
 
김용래 특파원이 뽑은, 가장 인상적인 기사는 <프랑스에 묻힌 독립운동가 홍재하의 ‘잠들지 못하는 꿈’>이다. 홍재하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 씨와 함께 홍재하의 묘와 생전에 살았던 주택을 둘러보고 썼다. “쓸쓸하면서도 한에 사무치는 느낌”을 기사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김용래 특파원은 “아직도 프랑스에서 발굴될 수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이 많다. 능력이 닿는 한 계속 독립운동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싶다고 한다.

관훈언론상 수상소감에서 그는 “특파원에 부임하면서 쏟아지는 국제뉴스 물결 속에서도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는 아이템 발굴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독립운동가 홍재하를 다룬 기사의 앞부분과 뒷부분(출처=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은 유럽에 있는 한국의 이야기도 다양하게 전하려 한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 예술가,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하는 한류기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프랑스어로 유럽은 ‘vieux continent’, 늙은 대륙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젊음과 역동성, 높은 완성도를 늙은 유럽이 따라갈 수 없다”고 했다. 프랑스 문화의 힘은 과거의 찬란한 문화에서 나오지만, 한류의 힘은 대중성과 현재성, 다이내믹함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사 <대우 비서실 홍보맨, 佛 영화한류 주역으로 변신하다>에서 방탄소년단 이전부터 있었던 한국영화를 통해 한류를 조명했다. 한국 영화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질문했다.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개봉할 때에도, TV에서 재상영할 때에도 신문이 자세하게 다룹니다. 재즈 보컬 나윤선, 미술가 이우환은 프랑스인의 사랑을 꾸준히 받지요.”

프랑스의 한국문화원이 운영하는 한국어 강좌는 문전성시라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에 한국어가 23번째 외국어 교과목록으로 2017년에 추가됐다. K팝으로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문화와 한식, 그리고 한국어로 이어진 셈이다.

“한류로 인해 한국문화의 개성과 높은 수준이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다만 한류의 힘을 과신하는 일은 경계해야 합니다.” 문화가 다양하게 어우러져야 좋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는 프랑스의 유명 소설가 레일라 슬리마니, 영화감독 뤽 베송,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의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를 소개했다. 프랑스 문화를 좋아했기에 자신이 흠모한 예술계 거장과 얘기할 기회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파리 특파원의 주 업무는 정치와 사회에 관한 기사작성이다. 그렇기에 현지신문과 영자신문을 보는 게 주요 일과라고 한다. 통신기자의 특성상 매일 일정량 이상의 다작(多作)을 해야 하므로 외신을 참고하여 기본적인 기사소재를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 기사는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를 다뤘다. 갈수록 참여자가 줄어들었다가 갑자기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현재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는 “프랑스의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모순이 중첩되어 노란노끼 시위가 나타났다”고 했다. 대도시 엘리트에 대한 농어촌 서민계층의 분노가 분출했는데, 여론조사에서는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 정도라고 했다.

김용래 특파원은 복지지출이 큰 프랑스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4%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의 유럽연합(EU) 내 지도력과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연합 개혁구상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어서 문제라고 한다.

“마크롱은 취임 후 나랏빚을 통제해 건전재정의 기틀을 다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EU의 경제통합 심화 논의에서 프랑스의 확고한 주도권을 점한다는 목표를 추구했는데 노란조끼 시위 요구에 대폭 양보하면서 재정 악화로 EU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죠.”

김용래 특파원은 시위가 이어지고, 지지기반 또한 약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해도 마크롱이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

프랑스는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치면 2위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르게 한다. 이는 극우당의 집권을 막는 역할을 해서, 결과적으로 마크롱이 제5공화국 헌법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받게 됐다고 한다.

한국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크롱이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로고에 ‘로렌 십자가’를 넣은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로렌 십자가는 프랑스에서 5공화국 초대 대통령 샤를 드골을 상징한다. 드골은 프랑스에서 좌·우·중도 진영을 막론하고 국부로 추앙받는다.
 
“프랑스 역대 대통령은 공식 엠블렘을 조금씩 취향에 맞게 변형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새 상징물을 추가한 건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이에요. 자신이 드골의 정신을 표방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용래 특파원은 파리 특파원 생활이 1년 채 남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한국 예술가를 더 찾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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