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DEW가 세상에 나오고 많은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게시판은 칭찬으로 가득 찼고, 우리는 우쭐했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3일 뒤 80개의 칭찬이 동시에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걸 해킹이라 하나요? 어쨌든 우리는 게시판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죄로 80개의 칭찬을 고스란히 날려버렸습니다. 이제 게시판은 날카로운 비판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DEW의 3일 천하는 끝난 거였죠.

"이래 놓고 시사잡지라 할 수 있나", "일관된 관점이 없다"
남아 있는 20개의 비판은 우리를 풀이 죽게 만들었습니다. 잠깐이지만 절망도 했고, 여러분의 지적이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비판을 애정 어린 충고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다음 호에 여러분의 지적을 최대한 반영하고, '시사'의 개념도 다시 생각하기로 했지요.

무엇보다 우리는 우리의 '열린 자세'를 보이기 위해 '이 달의 오피니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해 주신 분을 선정해 그 분의 글을 그대로 싣겠다는 취지였죠. 저희는 하이텔을 통해 편지를 보내 주신 분을 '이 달의 오피니언'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곤 그 분의 동의를 얻기 위해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희가 DEW의 독자들을 너무 무시했던 걸까요? '이 달의 오피니언'으로 선정된 분으로부터 거절의 답장이 왔습니다. 이 달의 오피니언, 그거 기존 언론들이 자신들을 옹호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을 비난하는 글을 '가끔' 실어 "우린 이렇게 열린 자세로 살아"라고 변명하는 것이 바로 '이 달의 오피니언'이라고 그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아직 한 달도 안 된 DEW가 벌써 타성에 젖은 기존 언론들을 따라가려 한다니, 처음 시작할 때의 다짐이 생각났습니다. 절대 그들처럼 하지는 말자.

은나라의 탕 왕은 세수대야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 새겨 놓고 매일 세수할 때마다 다짐을 새롭게 했다 합니다. 그 고사를 듣고 컴퓨터 화면 보호기에 월신우월신(月新又月新)이라 새겨놓았던 다짐은 어디로 간 걸까요?

'이 달의 오피니언' 사건은 해이해진 우리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DEW가 다달이 새로워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비판 부탁드립니다. DEW에게 여러분의 의견은 '전시용'이 아닙니다.

박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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