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
주제=김정은 신년사와 한국 안보의 도전
일시=2019년 1월 23일(수) 오후 2시 30분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
사회=구자룡 동아일보 논설위원
강연=김태우 건양대 교수(전 통일연구원장)
질의=윤상호 동아일보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신석호 동아일보 디지털뉴스팀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첫날, 신년사를 발표했다. 2012년 집권 이후 7번째. 그로부터 3주가 지난 1월 23일,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21세기 평화연구소가 ‘김정은 신년사와 한국 안보의 도전’을 주제로 제18회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를 열었다.

연사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통일연구원장을 지냈다. 그는 서두에서 대한민국의 안보 도전에 대해서 ‘쿨’하게 분석하자며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태우 건양대 교수가 강연하는 모습 (출처=화정평화재단)

첫 번째는 북한이 진심으로 핵을 포기하여 남한과 북한 사이에 평화가 정착되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 시나리오다.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가능성은 10% 정도로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다음은 보통 시나리오 2가지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진 않지만 대한민국이 건재할 시나리오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아 대한민국의 안보가 흔들린다는 시나리오다. 각각 40%의 가능성을 갖는다.

마지막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데 미국이 북한과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식이다. 이는 1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얘기하기 전에 대한민국의 안보환경이 현재 칠면초가(七面楚歌)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동맹의 5가지 요소는 대외적 악재, 국내 안보 분열과 경제는 대내적 악재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와 남한, 국제사회가 바라는 비핵화의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의미한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남한과 국제사회가 바라는 비핵화는 북한의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에 핵을 가진 것은 북한뿐이므로 북한이 핵을 놓는 것이 남한이 주장하는 비핵화”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신년사 후반부를 강조하며 대남 평화 메시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평화 메시지가 아니라 한국에 대한 요구사항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타국과의 합동군사연습 금지, 전쟁장비 반입금지를 말한다.

▲질의에 응답하는 김태우 건양대 교수 (출처=화정평화재단)

그는 또 ‘조선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은 불변이다’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의미하므로 북한은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안보국방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이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한 정부의 국방개혁은 유비무환, 거안사위(居安思危), 백련천마(百鍊千磨) 등 안보국방의 수칙에 모두 반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지금처럼 정부가 안보와 국가 정체성 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안보 전문가의 경고를 듣지 않는 방향으로 가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강의 말미에 한반도의 4가지 시나리오를 다시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은 미북 간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사다. 대한민국이 소멸될 수도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기필코 막아야 한다. 우리 안전을 위협받는, 우리 스스로 보따리를 푸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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