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우리에겐 꿈이 없다.
그래서 영화가 대신 자청해서 꿈을 꾸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뭐, 가짜 꿈의 잔치상이라도 맛깔스럽게 차려진 영화라는 요리는 입맛 당기는 대로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사람 따라 입맛 따라 영화 취향은 다양하고 독특하기도 하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담근 체리주(酒)의 달콤한 향기에 취해 버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터 잭슨이 사람을 잔디 깎는 기계로 갈아서 만든 햄버거 스테이크에 시뻘건 토마토 케첩을 듬뿍 친 맛이 천하일미라는 사람도 있다. 

핫소스? 칠리 소스? 손가락 소스!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라는 뷔페에 가면 한 접시에 가득 다양한 요리들을 즐길 수 있다.
"코믹 잔혹 스릴러 그로테스크 로맨틱 형사물"
살찌니까 골고루 맛만 본다는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 든든한 포만감으로 미소 지으리라. 단, 소스는 금반지를 곁들인 손가락 소스를 추천하고, 후식은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아야만 맛볼 수 있다.

"나는 꿈꾼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살면서 한번쯤은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도록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있을 법하다.
분쇄기로 당근을 갈고, 정육점의 대패질 기계에 얇게 썰려 나가는 돼지고기를 보다가  문득, "만에 하나...." 란 가정을 하고 스스로 섬뜩해져 본적은 없는지... 그러나 언제나 은밀하고 순간적인 그 꿈은 곧 무의식 어딘가에 깊이 침전될 뿐이다. 영화가 대신 이루어 주기 전까지는.

어차피 꿈이라면 좀더 잔인하게, 더욱 참혹하게!!
주인공 끌레의 생일 파티가 정작 4명의 애인들에게는 합동 장례식이 된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엽기적인 의문사 시리즈 각각의 상황 설정은 감상의 체크 포인트!


건전한 꿈밖에 꾸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악몽같은 영화일지 모른다.그러나 무서운 꿈일수록 영화로 만들면 코메디로 전락하기 마련. 억지로 거부하지 말자. 스크린 밖까지 튀는 피를 맞으면서도 침이 튀기도록 웃어 제끼는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다.

네티즌의 91%가 10점 만점을 준 화제작
플레이보이紙가 타란티노조차 무서워할 만한 영화라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그러나, 막 입소문이 나려던 개봉 1주일만에 흥행 부진으로 시내 주요 극장에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대신 바톤을 이어받은 처키의 신부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풀고 있다더라.

 김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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