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의 13기를 선발하는 중이다. 지원서를 읽다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언론의 좋은 모습을 말하면서 자기 장점을 설명하는 내용이 거의 없어서다.

기자가 되겠다고 언제 결심했을까. 어떤 일을 계기로 언론에 입사하려는 마음을 가졌을까. 시험을 준비하면서 뉴스를 읽을 텐데 어느 기자나 보도에 매력을 느꼈을까.

FJS 지원자 158명 중에서 이런 궁금증을 풀어준 학생은 15명 정도였다. 귀감이 되는 기자와 보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가 아주 적었다는 뜻이다. 소설가와 학자이름이 더 많이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이 언론사 인턴이나 교내언론에서 자신은 좋은 기사를 많이, 열심히 썼다고 자세히 소개했다는 사실이다. 선배가 시키지 않아도 뭐를 했다, 취재원을 어떻게 설득했다, 내가 만든 뉴스가 조회 수 얼마를 기록했다는 식이다.

열정과 품성과 능력을 모두 갖췄다고 하니, 언론인 지망생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싶다. 이제부터는 기자와 뉴스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라고 말이다.

언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세상에 차고 넘친다. 비판이 아닌 비난, 비난을 넘어선 공격은 더욱 그렇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국민의 적(the enemy of the people)이라고 했다.

언론을 향한 차가운 시선은 국내에서 쉽게 확인된다. 차가움이 아니라 적대감이라고 해야 정확할지 모른다. 뉴스 아래의 댓글은 여기 옮기기 힘들 정도의 욕설로 도배되는 경우가 많다.

비판과 비난과 공격이 모두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언론에는 나쁜 관행이 존재한다. 편법 탈법 불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파적이고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뉴스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상황이 이럴수록 언론인 지망생은 자신이 몸담을 분야, 자신이 일할 회사, 자신을 맞이할 선배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 뉴스를 더 많이, 더 열심히 읽는 자세는 이런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다.

뉴스를 많이, 열심히 읽으면 언론의 좋은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이 동시에 보인다. 여기서 좋은 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 기자와 뉴스에 더 많은 애정이 생기지 않을까.

좋은 기자와 좋은 뉴스가 궁금한 지망생에게 한국기자협회의 <기자상> 코너를 권한다. 비판과 비난과 공격 속에서 언론이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며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예비언론인 과정이 첫 외부특강이었다. 2004년 4월 30일, 금요일 저녁이었다. 이후 언론인 지망생과 대학생을 만나기 시작했다. 850회를 넘었다. 퇴직하고 2014년부터는 대학 강단에 섰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같이 성장했다. 학생이 발전하고 성숙하는 만큼, 내가 발전하고 성숙했다. 학생이 있어서 지금의 나 역시 가능했다.

앞으로도 같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敎學相長>으로 지었다. 언론인 지망생으로서, 대학생으로서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점을 메일(sskletter@gmail.com)로 보내면 칼럼을 통해 대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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