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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40> 노동법연구회 학술대회
송지현 기자 | 승인 2018.10.28 18:36

 

주최=서울대 노동법연구회·서울대 사회보장법연구회·대법원 국제인권법연구회
주제=재판을 통한 사회권 구현
일시=2018년 10월 20일(토) 오후 2시
장소=서울대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 최종길홀
사회=김복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제=이주영(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 박찬운(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애림(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위원) 김예영(인천지법 부장판사)
토론=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임재남(서울행정법원 판사) 김성진(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심재진(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법원은 병역 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종교적 신념이 포함되는지를 판단하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앞두고 있다. 10월 17일에는 낙태죄와 최저임금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다룰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구성이 완료됐다.

양심적 병역거부, 최저임금 보장, 낙태를 둘러싼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사회 전체는 물론 개개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사회권은 이렇게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조건을 국가에 요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법조인과 법학교수들이 사회권 실현의 필요성과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서울대 노동법연구회가 서울대 사회보장법연구회 및 대법원 산하 국제인권법연구회와 함께 10월 20일 마련한 공동학술대회.

▲ 서울대 노동법연구회가 사회보장법연구회 및 국제인권법연구회와 함께 마련한 공동학술대회의 모습.

서울대 인권센터의 이주영 전문위원은 첫 발제에서 “사법부가 사회권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권리를 자유권과 사회권이라는 이분론적 측면에서 파악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자유권은 소극적 국가를, 사회권은 적극적 국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주영 전문위원은 권리에는 다층적인 면이 있으므로 자유권과 사회권을 떼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유권에 속하는 생명권에는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해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뿐만 아니라 국민을 보호할 적극적 의무도 포함돼 있다. 자유권-사회권의 이분론적 접근은 기본권에 해당하는 의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보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음 발제자인 한양대 박찬운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국제인권법과 같은 사회권 관련 국제 규범을 국내상황에 적용하는 실질적인 체계가 제대로 정돈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헌법 6조 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명시한다. 국회를 거쳐 입법된 국내법과 국제규범에 동등한 위계를 부여하고 국제법을 직접 적용한다는 뜻이지만 박 교수는 여기에 의문을 나타냈다.

“헌법에 따르면 비준된 국제조약은 우리 법이 되지만, 실제로는 간접 적용하고 있다. 국제법이 우리 법체계에서 어떤 층위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해서 국제법 존중의 원칙을 따른다면 인권법의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다.”

박 교수는 유엔 사회권규약 선택의정서 가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사회권규약 선택의정서는 사회권규약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받은 피해자가 국내절차를 모두 거쳤음에도 구제되지 못할 경우 유엔 사회권규약 위원회에 진정하도록 허용하는 개인진정 절차다.

“사회권규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통해 개인의 청원을 허용하면 우리나라 사회권 보장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논의되고, 나아가 사법부가 사회권 심사의 판단이나 적정성에 있어 구체적인 기준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서울대 윤애림 연구위원(고용복지법센터)는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국제인권단체의 권고사항을 판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규범과 권고를 정치적인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국내 사법부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제단체의 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해도 이는 법 해석과 판단을 충분히 거친 결과이므로 영미권 국가처럼 국내법의 해석기준으로 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인천지법 김예령 부장판사는 다양한 판례를 들어 사회권 심사구조와 기준을 설명하면서 재판부가 사회권을 소극적으로 해석했다고 평가했다.

“사회권의 경우 판례에서 판단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좁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심사기준에 있어서 ‘최소한의’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토론자들은 사법부가 지금까지 재판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사회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며, 사회권을 정의하고 보장하는 방식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참여연대 김남희 복지조세팀장(변호사)은 “사회권 구제를 위해 법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이유는 절차적인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치영역에서 강자의 의견만 반영되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법부가 약자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김성진 헌법연구관은 외국의 사례를 들어 법 집행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 파악하는 작업을 입법부와 행정부에게만 미뤄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입법기관이 만든 통계나 자료를 통해 사법부가 법을 판단하고 해석하는데, 이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 사실조사를 독자적으로 하고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응하면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서강대 심재진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자유권과 사회권의 특징을 무시하고 해석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국제규범이 해석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을 만한 근거가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서울행정법원의 임재남 판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사회권 보장이 주로 행정청의 처분을 통해 이뤄진다. 단순히 행정입법의 틀 안에서 판단하기보다는 그 행정법이 정말로 올바르게 정립됐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 사법부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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