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한국언론학회
주제=뉴스미디어의 디지털 혁신 사례와 진단
일시=2018년 9월 20일(목) 오후 2시 30분
장소=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
사회=문철수 한신대 교수(전 한국언론학회 회장)
발제=강정수(메디아트 대표) 이주형(SBS 뉴미디어제작부장) 김한별(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랩장) 우병현(조선일보 디지털콘텐트랩장) 이봉현(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저널리즘센터장) 김태한(연합뉴스 콘텐츠혁신TF팀장)
토론=정재민(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장) 김선호(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 뉴스미디어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 현장.

한국언론학회가 ‘뉴스미디어의 디지털 혁신 사례와 진단 세미나’를 9월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었다.

첫 발제자인 ‘메디아트’의 강정수 대표는 디지털 혁신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경영진의 인식을 꼽았다. 경영진, 그리고 기자들이 엘리트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해석하던 1990년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

당시는 독자와 시청자가 동일한 관점을 공유했다. 하지만 더 이상 모두가 동일관점을 공유하지 않는다. 오히려 뉴스는 독자와 시청자의 교육수준 문화취향 경제지표에 따라 분화됐다. 뉴스 미디어의 문제로 강 대표는 아젠다 세팅(agenda setting) 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꼽았다.

언론의 공정성·공영성이 중요하지만 기자의 혈통과 디지털 인재의 창의력이 작동하려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디지털 인력의 임금상승, 정규직 고용 등 뉴미디어 시장에 좋은 시그널이 작동해야 고급인재가 들어오고, 디지털 생태계 조성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 발제자인 SBS의 이주형 뉴미디어 제작부장은 “기본이란 측면에서 볼 때 TV뉴스는 장인적, 장르적인 측면에서 10년 전보다 퇴보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SBS 보도본부에는 보도국와 뉴미디어국이 있고, 미디어국에는 뉴미디어 뉴스부와 뉴미디어 제작부가 있다. SBS는 기본에 충실한 콘텐츠 생산에 힘쓴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통합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비디오머그’가 대표적이다. 뉴스의 전통적 장르를 재편하려는 ‘스브스뉴스’, 데이터 저널리즘 ‘마부작침’ 기자 칼럼 브랜드 ‘취재파일’, 오디오 콘텐츠 ‘골라듣는 뉴스룸’도 여기에 속한다.

이 부장은 “비즈니스 생존전략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보도국에서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여길 독자 분석, 브랜딩 마케팅 고민도 하고 메니지먼트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김한별 디지털 콘텐츠랩장은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조직개편을 소개했다. 24시간 뉴스를 생산하는 ‘아이24’, 콘텐츠를 SNS 특성에 맞게 유통하는 ‘ECHO', 멀티미디어 영상을 제작하는 ‘비디오데스크’, 데이터저널리즘을 다루는 디지털콘텐츠랩이 예다.

“디지털콘텐츠랩은 다른 차원의 디지털 콘텐츠를 실험하는 조직이다. 신문기사를 디지털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디지털에 특화된 콘텐츠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획한 ‘우리동네 의회 살림’은 디지털콘텐츠랩의 대표적 뉴스 콘텐츠에 속한다.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기초의회에 대해 보도하자는 취지에서 접근했다.

이 기획은 100만 이상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트래픽 85% 이상이 모바일에서 유통됐다. 대형포털이 아니라 독자가 자발적으로 공유한 ‘풀뿌리 바이럴’이 유입경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선일보 우병현 디지털전략실장은 국내 대다수 언론사와 조선일보의 추진방법은 혁신이 아닌 전환이라며, 혁신과 전환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혁신이라기보다 낡은 모델에서 디지털 환경으로 가는 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 혁신이 여유 있는 환경에서의 옵션 중 하나라면, 전환은 옵션이 아닌 필수다.”

우 실장은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데는 제작과정 혁신, 독자와의 대면을 위한 모바일 혁신, 독자와의 연결을 위한 마케팅 혁신이라는 삼박자가 필요하다. 세 가지 요소를 뒷받침할 플랫폼 또한 없어선 안 된다.

조선일보는 혁신을 뒷받침할 플랫폼을 위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mazon Web Service)를 이용한다. 우 실장은 “언론사가 디지털 인프라를 투자, 개발, 유지할 수 없다. 첨단기술을 자체개발하는 일이 어렵다고 판단해 조선일보 자료를 AWS로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저널리즘센터장은 우 실장의 말에 공감을 표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30년 전, 창간 때만 해도 한겨레가 혁신회사였다. 국민주 경영을 채택했고, 컴퓨터를 이용한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을 도입했고 가로쓰기와 함께 출발했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지금은 다시 혁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겨레신문은 ‘혁신 3.0’이라는 디지털 전환 이행계획을 2014년에 세웠다. 가장 중시하는 전략은 융합이고, 이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융합형 에디터는 디지털, 신문, 방송을 아우르며 뉴스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관장한다. 취재지휘와 데스킹은 현장 팀장에게 이관했다.

이 센터장은 혁신을 해도 표가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은 모든 뉴스를 네이버 뉴스, 카카오 뉴스 등 포털로 인식하게 됐다. 고생해서 작업물을 만들어도 혁신성과로 여기지 않아 회의감이 있다. 혁신이 비즈니스 모델과 성공사례로 쉽게 이어지지 않는 한국의 특수성이다.”

마지막 발제는 연합뉴스의 김태한 콘텐츠혁신TF팀장이 맡았다. 그는 연합뉴스만의 특수성을 설명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사다. 365일, 24시간 리얼타임 뉴스를 생산한다. 온라인, 리얼타임이라는 기치를 가지다 보니 연합뉴스에는 디지털 DNA가 흐른다.”

연합뉴스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로봇뉴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했다. 15개 종목의 기사제작에 로봇뉴스(올림픽 봇)를 투입했다. 경기가 끝나고 1초 만에 기사가 나왔는데 형식이나 내용에는 큰 무리가 없음을 확인했다.

“단순전달 기사를 AI로 대체하는 1단계 목표를 세웠다. 단순노동을 덜어줌으로써 기자가 해설기사, 전문성 있는 기사 등 부가가치 높은 콘텐츠에 집중하는 체계를 만들어주기로 혁신의 방향성을 잡았다.”

토론에서 정재민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장은 언론사가 뉴스라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가 이런 말을 했다. 뱅킹은 필요하지만, 뱅크는 그렇지 않다고. 이걸 뉴스로 바꿔보면 뉴스는 필요하다. 전통적인 신문사와 방송사는 여전히 존재한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어도 본질적인 핵심은 있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다. 질 좋은 뉴스, 이용하기 편리한 뉴스, 무엇보다도 신뢰 가는 뉴스를 만들어 차별화된 전략으로 디지털 혁신에 대응해야 한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디지털 혁신이나 수익 모델보다도 혁신적인 저널리즘 모델이 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저널리즘 모델이 21세기 환경에 맞는지에 대한 근본 질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금은 모든 사람, 기업, 기관이 다 미디어다. 지진이 나면 정부기관이 보내는 문자 메시지가 가장 빨리 알린다. 뉴스는 시민이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도하는 것에 그친다. 이런 콘텐츠들과 어떻게 차별화하는지에 혁신적 저널리즘 모델의 열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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