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한국기자협회‧한국언론학회‧삼성언론재단
주제=외신은 한반도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가
일시=2018년 7월 17일(화) 오후 7시~9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사회=이효용 KBS 통일부 기자
발제=최상훈(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 호리야마 아키코(마이니치신문 서울지국장)
토론=이미숙(문화일보 외교안보담당 논설위원) 왕선택(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 역사적인 만남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에 대한 외신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학회, 삼성언론재단이 제 8회 한국 저널리즘 컨퍼런스를 열었다. 외국 언론이 한반도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사회는 이효용 KBS 기자가, 주제발표는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과 호리야마 아키코 마이니치신문 서울 지국장이 맡았다. 토론에는 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가 참여했다.

 

▲ 외신의 한반도 보도에 대한 토론 현장. 왼쪽부터 호리야마 지국장, 최상훈 지국장, 이효용 기자, 이미숙 논설위원, 왕선택 기자.

최상훈 지국장은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미국 언론의 한반도 뉴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보도에서는 삼성과 한국의 거시경제 등 특정분야를 제외하면 북한 관련 기사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을 희화화하고 악인화하는 기사가 많다며 논조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핵무기를 만들지 마라, 인권을 개선해서 독재국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지 마라.

미국언론이 남한을 바라보는 관점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국정부와 문제없이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자신들에게 한국과 일본 모두가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완화되길 바라는데 한중관계가 가까워지는 점에 상당히 예민하다고 했다.

최근 2년간 미국언론이 가장 집중한 뉴스는 김정은과 핵무기 관련내용이라고 했다. “미국의 모 언론사에서는 한국에서 전쟁이 날 경우, 차를 몇 대 준비해서 호텔에 놔뒀다가 전쟁이 나면 어디까지 후퇴해서 취재를 하자고 할 정도로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미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핵무기를 운반하는 주요 운반체가 예상과 다르게 빨리 개발되자 미국에서 전쟁위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미국과 북한 지도자의 갈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정은이라는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밀어붙이고,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제재강화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심각한 구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최 지국장은 웹사이트 중심의 미국 뉴스시장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취재하는 기자가 아니라, 앉아서 재미있는 기사를 짜깁기하는 기사가 인기를 끌자 미국언론도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불신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은 우리를 체질적으로 싫어한다”고 했는데 미국은 북한을 도덕성이 결여된 공동체로 본다. 미국 전문가와 언론의 불신 또는 회의감, 걱정을 어떻게 극복 할 지가 관건이라며 그는 발표를 마쳤다.

호리야마 아키코 지국장은 일본의 한반도 보도에 납치기사가 왜 많은지를 설명했다. 의혹으로 남았던 북한의 일본인 납치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사실로 드러났고, 사과와 인정을 통해 해결하려던 북한 의도와 달리 일본에서 여론이 악화되며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은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2002년 북일 교섭 직후, 북한에서 했던 인터뷰가 자신의 기자인생에서 분기점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에 납치된 여성이 정신병원에서 자살했는데 호리야마 지국장은 비극을 극복해야 갈등이 해결된다고 생각해 납치여성의 딸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일본여론은 이 인터뷰를 엄청나게 비난했다. 딸은 자신의 어머니가 북한에 납치된 사실을 몰랐는데 피해자 가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기자회견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북한의 초대로 취재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호리야마 지국장은 비판을 인정하지만 북한주장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으면 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에는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평화로운 체제 하에서 여학생이 납치당하면서 국가범죄의 피해자가 됐다는 점, 국민을 구출하지 못한 점에 대해 일본정부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북한에 대한 불신감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호리야마 지국장은 “일본은 항상 불안감을 가진 국가라고 생각한다. 납치문제에 대한 트라우마도 극복하지 못하고, 새로운 현실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일 결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닐까”라며 발표를 마쳤다.

이미숙 논설위원은 “미국언론이 북한을 희화화하고 악당처럼 묘사한다. 반면 북한에 대한 공포감도 있다. 그 공포감이 두려움으로 변하면서 협상까지 하게 됐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이 위원은 북한의 책임을 언급했다. “(불신은) 북한이 수많은 거짓말과 말 뒤집기를 통해서 쌓아온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원인 없는 현상은 없다.”

북한과 대화를 하되 국제적 공조와 제재, 압박 원칙을 정확히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고 이 위원은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납치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한미일 협력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체제에 대한 반감 속에서 보도에 대한 객관성을 상실한 얘기, 반한 감정과 혐한 기류, 북한을 희화화하는 일본 언론과 같은 점은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호리야마 지국장은 일본에서는 역사문제와 납치문제가 항상 연결되면서 힘을 가지는데, 이런 구조를 분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선택 기자는 북한문제가 미국과 한국 언론에서 정치 쟁점화의 소재로 활용되는 현상에 관해 토론이 진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이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같이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본의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걸쳐 역사수정주의 흐름이 나타났고, 해가 갈수록 강화되는 경향.

“(역사수정주의) 흐름 속에서 언론이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비관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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