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이 웹 매거진(web-magazine)의 줄임말이라고 하자, 친구는 놀라며 반문했습니다. 매일 '웹진 만드느라 바쁘다'며 핑계만 댔지, 웹진이 뭔지는 한 번도 설명조차 안 했으니까요. 정보화 사회니, 사이버 세계니 하는 말에 익숙해져 있기에 당연히 웹진은 '신문'이나 '잡지' 만큼 낯익은 단어인 줄 알았습니다.
'종이 위의 인터넷'이라는 친구의 해석을 듣자 맥이 풀렸습니다. 아직도 우리가 갈 길은 멀구나.


작년 겨울부터 준비해 하루하루 웹진의 성공을 꿈꾸며 지내왔습니다. 이름을 정할 때부터 기획안이 하나 둘 나올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 도취했고, 그로 인해 지난 반년간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많은 사람들 앞에 선 보이려니 왜 이렇게 쑥스러운 걸까요? 인터넷이라는 큰 바다에 사랑하는 딸을 보내는 심봉사의 마음과도 같습니다. 부디 용왕님이 우리 심청이를 구해 주셔야 할 텐데 말입니다.


Digital Ewha World가 합쳐져 DEW가 되었을 때, 우리는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슬이라는 이미지 너무 소녀같지 않니?", "꼭 순정만화 웹진 같다." 당시 우리를 고민케 했던 말들입니다. 시사 정론지를 표방하자던 우리에게 이슬은 너무 약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양희은의 '아침이슬'은 우리에게 확신을 주었습니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아침이슬의 저항정신이 우리와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여자라고, 약자라고 당했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DEW가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처음 우리가 기획했던 건 '종합 시사 웹진'이었습니다. 문화이야기만 가득한 웹진들 가운데 시사를 다뤄보자는 거였죠. 정치, 경제,사회 모든 분야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여자이고, 학생이라는 사실은 숨길 수 없었나 봅니다. 진중권과 이인화의 이야기를 재밌어 하고, 여자들에겐 꽉 닫혀있는 세상이 억울한 게 우리의 취향이고 생각이었으니까요. 학생이라는 신분이 부담스럽기는 하나, 우리는 매달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세상의 '잡동사니'들을 향해 '뼈가 있는' 말들을 담아내겠습니다.


젊은 감성으로 만드는 DEW가 수많은 웹진들 가운데 군계일학이 될 수 있기를 용왕님께 빕니다.

박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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