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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호선에는 악취가 난다
최수연 기자 | 승인 2018.06.25 00:02

 

오줌 지린내 때문에 숨 막힌다,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 구역질까지 날 때도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이다.

수도권 최악의 지하철 노선을 묻는 네티즌의 설문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이들이 1호선을 거론했다. 대부분 악취 때문이다.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일까. 기자가 두 번에 걸쳐 4시간 이상씩을 1호선에서 보내며 확인했다.

▲ 서울로 향하는 지하철 1호선 객실 안.

송내역에서 동인천역으로 향하는 급행열차에 탔다. 4월 21일 오후 2시였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 한산했다. 쾌적하게 보였다. 악명 높은 1호선의 냄새는 없는 듯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코를 찌르는 악취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미간이 찌푸려졌다. 표현 그대로 ‘오줌 지린내’였다. 기자는 다른 칸으로 옮겼다. 정도차이가 있을 뿐이지 1호선 특유의 지린내를 어느 칸에서든 느꼈다.

30분이 지나자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열차에서 만난 직장인 유창현 씨(30)는 기자에게 “1호선이 유달리 냄새가 나긴 하죠”라며 자신은 좀 더 갈아타더라도 1호선이 아닌 다른 노선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최혜미 씨(23)는 “지금은 냄새가 없는 편이에요. 출퇴근 시간에는 더 심해져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여름의 일을 언급했다. “술 취한 아저씨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열차 연결부로 갔어요. 그리고는 열차 칸과 칸 사이 있잖아요? 거기서 소변을 보더라고요. 심지어 그 열차 만원이었는데….”

1호선을 매일 탄다는 조민수 씨(28)도 1호선을 불쾌한 노선이라고 말한다. “오후 서너 시부터 취한 사람이 종종 있고, 노숙자나 노인도 유달리 많아요. 의자가 냄새를 다 머금는 느낌이에요. 천으로 된 의자인데 빨지 않잖아요.”

그의 말을 듣고 사진 한 장이 머리에 떠올랐다. 1호선 좌석에서 술 취한 남성이 소변을 보는 뒷모습이었다. 당시 사진이 게시된 2016년 10월 30일, 트위터에서 2800회 이상 공유됐다.
 

▲ 남성이 지하철 좌석에 소변을 보는 모습.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4월 23일 오전 8시, 1호선에 올랐다. 승객이 가장 몰린다는 월요일 오전. 열차는 인천에서 서울로 향했는데 출퇴근 시민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비까지 와서 눅눅한 습기까지 가득했다.

정차할 때마다 타고 내리는 승객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밀지 좀 마세요, 사람 내립니다, 좀 비켜주세요…. 열차 안의 승객은 샌드위치 신세였다. 가만히 있어도 불쾌한 느낌이었다. 냄새에 숨이 막히기까지 했다.

서울역이 가까워지면서 열차는 조금 한산해졌다. 대학생 이상현 씨(26)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환기가 잘 안 되니까 냄새가 심할 수밖에요. 출근시간에 사람은 많고 환기는 잘 안 되고.” 그는 비가 오는 날의 출근길 1호선은 지옥철 그 자체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환기가 잘 되면 1호선이 쾌적해질까. 코레일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1호선 1328량 중에서 78.2%(1038량)에 환기장치가 없다. 하지만 1호선 특유의 악취가 환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서울지하철 1호선의 기관사인 김 모 씨는 환기가 잘 안 되어 악취가 나는 건 아니라고 했다. 1980년대에 만든 열차는 그럴 수 있지만 작년에 들어온 최신 열차까지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는 원인의 하나로 노인을 거론했다. “종점인 소요산역 쪽으로 가면 거의 80~90%가 공짜로 타는 어르신들이에요. 그분들의 영향이 큰 거죠.”

인천역에서 만난 다른 기관사는 노숙자를 언급했다. “운행을 시작하는 오전 5시를 맞춰 노숙자들이 열차에 탑니다. 어는 때는 모든 칸마다 노숙자가 한 명씩은 있습니다.”

아침부터 1호선을 탔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자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열차의 냄새에다 비가 내려 습기까지 더한 열차에서 3~4시간을 보내니 머리가 아팠다. 취재를 끝내고 지하철에서 나오자 코가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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