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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투표 ② 1958년 제4대 총선
이수진 기자 | 승인 2018.06.12 00:20

 

서울 서초구의 카페에서 유정옥 할머니를 만났다. 1933년생이다. 나이대로면 1954년 실시된 제3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유권자가 되지만 출생신고가 2년 늦어서 1958년의 제4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투표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투표권을 행사했다.
 
유 할머니는 인천여고를 졸업했다. 학력을 기준으로 하면 비슷한 연령대에서 엘리트 집단에 속한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정치와 사회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서 투표권이 생기고 투표를 하게 되자, 정치인을 자신의 손으로 뽑는다는 사실에 벅찬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투표권을 처음 행사한 선거구는 인천이다. 그가 한 표를 던진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확실하게 내 소신대로 아, 이 사람이면 되겠다는 후보를 뽑았는데 당선이 되니까 좋았지.”

▲ 유정옥 할머니가 첫 투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백성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할 때의 소감을 묻자 유 할머니는 “이제 나라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일을 잘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투표소는 빈 공간에 천막 하나를 치는 정도였다. 부정투표도 종종 생겼다. 유 할머니는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투표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였다고 강조했다.
 
한국정치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묻자 할머니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를 모르겠어. 정치인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 이어서 국민이 주권을 가진 점은 맞지만,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할머니는 작년부터 투표에 참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자신은 시대의 흐름과 동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수많은 격동기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자신의 선택을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예전에는 자신이 뽑은 사람이 좋은 정치를 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지만 이제는 비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고 토로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서 할머니는 걱정을 많이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그리고 교육감까지 한꺼번에 뽑는 방식이 국민의 정치관심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후보가 동시에 쏟아져 나오니 깊게 알고 투표하기가 곤란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바뀌는 정치를 맛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 실시되는 지방선거이므로 새로 꾸려지는 지방정부가 어떻게 해나갈지 관심이 많으므로 지켜보겠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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