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2016년 9월 1일부터 20일간 서울시 관광웹사이트(www.visitseoul.net)에서의 온라인투표를 통해 한류명소 10곳을 골랐다. 서울시는 이곳을 한류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집중홍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한류명소가 말 그대로 ‘명소’의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취재에 나섰다.


 

▲ 충무로역 3번 출구의 남산골 한옥마을 안내판(왼쪽)과 입구의 팸플릿.

서울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3번 출구로 나오자 남산골 한옥마을 안내판이 바로 보인다. 안내판에 따라 왼쪽으로 100m 걷다보면 고층건물 사이로 남산골 한옥마을이 등장한다. 입구의 안내판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가지 언어의 팸플릿이 있다.

팸플릿에 따르면 한옥마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무료. 기자는 평일과 주말, 두 차례 방문했다.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차이가 났다. 평일에는 전체 관광객의 20% 정도가 외국인이었는데 주말에는 40%정도였다.
 
입구를 지나면 광장이 펼쳐진다. 주말인 5월 20일, 오후 3시에 태권도 공연이 한창이었다. 발차기로 송판을 부러뜨리면 감탄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공연 중간, 사회자는 외국인 2명을 무대 위로 불렀다. 태권도를 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미국인 패트릭은 “아주 쉬워 보이는 데요?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패트릭은 무대 위에서 송판격파 체험까지 했다.
 
광장은 전통문화 공연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매주 목요일은 오후 3시,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오후 1시와 3시에 태권도 공연을 한다. 국악공연은 매주 목요일 오후 12시 20분부터 시작한다.

관광해설로 듣는 조선 한옥 이야기

한옥마을은 조선시대 대표한옥 5채를 재구성한 곳이다. 1998년 서울시가 시내에 흩어진 한옥을 이전·복원했다. 삼각동 이승업 가옥, 삼청동 김춘영 가옥, 관훈동 민 씨 가옥, 제가동 윤택영 재실, 옥인동 윤 씨 가옥이다. 선조의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서울남산국악당, 전통공원이 추가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 외국인 관광객이 한옥마을 안내도를 보는 모습.

광장을 지나면 한옥마을이 나온다. 입구 오른쪽에는 일반인 키 2배 정도의 안내판이 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설명한다.

관광해설을 듣는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해설강연. 문화유산해설사가 매일 진행한다. 오전 10시 30분과 12시, 오후 2시와 3시 30분 등 네 차례다.

관광해설은 단체 접수만 받는다. 개인은 단체관광 해설팀에 합류하면 된다. 단체관광(10명부터 25까지)이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 시간은 40분가량 걸린다.

개인 관광객을 위한 해설도 있다.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소속 청소년 문화단이 맡는다. 청소년 문화단 오수민 군(14)은 “문화해설 교육을 받고, 시험에 통과하면 해설을 할 수 있다. 덕수궁이나 경복궁에 비해 외국인 비율이 낮아서 하루 평균 1~3팀을 만난다”고 말했다.

청소년 관광해설은 주말에만 한다.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50분 사이, 오후 2시 20분부터 3시 50분 사이에 한옥마을 입구에서 당일 접수를 받는다. 프랑스에서 왔다는 안사티나 일행은 “19세기 조선시대 사람이 이런 건축물에서 지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영어강연을 진행한 학생이 매우 친절해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체험이 강점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하다. 다른 한류명소인 덕수궁·경복궁에는 없는 한옥마을만의 특징이다. 2018년 5월 22일 기준으로 12개의 문화체험이 5개의 한옥에서 열리는 중이다.

한복예절교육, 문인체험, 전통 향 교실, 매사냥 체험, 다례체험, 단소 만들기, 활 만들기, 떡 만들기, 한복체험, 옛날 골목체험, 짚공예 시연, 나무 공예다. 7000원부터 3만 원.

▲ 한옥마을의 매사냥 체험.

외국인은 문화체험을 한옥마을만의 장점으로 보았다. 아사티나는 “한복을 입고 전통정원을 걸으니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충동적으로 빌렸는데 잘한 선택인 것 같다”며 웃었다. 미국인 패트릭 역시 “한옥마을이 경복궁보다 규모가 작아 처음 왔을 때는 큰 기대를 안 했는데, 태권도와 전통놀이 체험을 하면서 한옥마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폴란드에서 왔다는 에밀은 문화체험 비용이 비싼 편이었다고 말했다. “매사냥 체험에서 사진찍기가 5000원, 매 장식품(시치미) 만들기가 7000원이었는데 흥미롭지만 비용을 보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국적인 매력의 한옥마을

기자는 한옥마을에서 만난 외국인 7명에게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다. 모두가 인상 깊은 관광명소라며 만점을 줬다. 가장 큰 이유는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에이미는 한옥마을의 경치가 좋아 한옥마을을 두 번째 방문했다고 말했다. “겨울에 한옥마을을 왔었는데 5월에 오니 또 다른 느낌으로 아름다웠다. 우리나라(인도네시아)에서 볼 수 없는 한옥이 신비롭다.”

한적한 분위기도 장점으로 꼽혔다. 폴란드에서 온 에밀은 “한국에 온 지 6일째인데, 롯데월드타워, 남산은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러웠다. 한옥마을은 다른 관광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관광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은 외국인 관람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관광해설과 문화체험 등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좋아서다. N서울타워와 명동거리 사이에 있어 찾기도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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