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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21> 국회 정책토론회
허지영 기자 | 승인 2018.05.07 00:04

 

주최=박광온·신경민·유은혜 국회의원실, 미디어오늘
주제=포털 댓글과 뉴스편집의 사회적 영향과 개선방안
일시=2018년 5월 2일(수) 오후 2시
장소=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사회=김영욱 카이스트 교수(미래전략대학원)
발제=신경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환(미디어오늘 대표) 이대호(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토론=이봉현(한겨레신문 부국장) 원윤식(네이버 상무) 최영해(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융합정책국장) 김성일(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 손지원(오픈넷 변호사) 김위근(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 포털의 영향력을 주제로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 (출처=신경민 의원실)

포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명 ‘드루킹 사건’ 때문이다. 드루킹이 댓글의 공감·비공감 숫자를 인위적으로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댓글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이며 조작을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 포털에 게재된 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은 좋은 대안일까.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신경민·유은혜 의원과 미디어오늘이 5월 2일 정책토론회에서 이런 문제를 다뤘다.

첫 발제를 맡은 신경민 의원은 포털을 “겸손한 체 하는 신”이라고 불렀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다. 신 의원은 포털이 신처럼 군림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1997년, 네이버는 1998년 검색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4년 댓글란을 열었다.
 
신 의원은 소비자와 언론 모두가 포털의 지배에 익숙해졌지만 댓글조작 사건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네이버가 지난달 25일 내놓은 △계정당 1일 공감수 제한 △동일기사 댓글작성 개수제한 △연속댓글 작성 및 공감클릭 간격확대 방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웃링크가 정착한다면 조작우려는 조금 줄어들 것이다. 다만 아웃링크에서의 문제점은 저질 광고, 자극적 제목의 낚시기사다. 언론사가 관리 역량을 제고함으로써 고쳐야 한다.”

두 번째 발제는 미디어오늘의 이정환 대표가 맡았다. 그는 20대 국회가 20개 넘는 포털규제 법안을 발의했지만 모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 방지 △뉴스 서비스의 회계 분리 및 미디어랩 도입 △인위적인 기사 배열 금지 및 배열 원칙 공개 △광고와 정보 검색 결과 구별 △아웃링크 도입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 매출을 공개하자는 대안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 서비스로 적자를 본다는 포털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네이버 광고매출에서 뉴스 섹션에 들어가는 배너광고의 비중은 20%도 채 안 된다. 뉴스가 미끼상품인 건 맞지만 검색형 광고가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알고리즘 편집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사람이 편집하지 않으면 공정할 거라는 믿음 자체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변수를 조정하는 단계부터 편향성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카카오 채널에는) 선정적이고 연성적인 뉴스가 많다. 이렇게 해야 트래픽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카카오 루빅스 알고리즘을 분석해봤다. 최대한 많은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알고리즘 공개에도 그는 회의적이었다. 공개된 알고리즘을 이용해 또 다른 어뷰징이 등장할 수 있다고 이유에서다. 아웃링크 방식도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도입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 언론사가 많지 않을 거라고 했다.

실제로 온라인신문협회는 아웃링크 방식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그는 일부만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한다면 그런 언론사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4년 5개 스포츠신문이 포털과 계약을 중단하고 파란닷컴으로 옮겨갔다. 스포츠신문이 빠져나간 자리에 새로운 연예매체가 생겨났다. 한두 개 언론사만 빠져나가면 나가는 곳만 죽는다.”

이 대표는 포털로부터 받는 돈을 언론사가 포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포털은 1000억 원 가량의 전재료를 제휴사에 지급한다. 작년 6월부터는 ‘플러스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2000억 원 가량을 지원한다.

트래픽도 문제다. 네이버의 연간 페이지뷰는 351억 건에 달한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이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뉴스를 읽는 비율은 4%에 그친다. 세계에서 가장 낮다.

아웃링크 방식을 도입했을 때 선정성 문제가 대두된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하면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 낚시성 기사가 많아질 거란 얘기다. 네이버는 아웃링크 방식의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2008년 시작했다가 선정성 논란으로 2013년 전면중단했다.

이 대표는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되 언론사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키워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독자를 유인하도록 언론사에 트래픽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네이버와 다음을 언론으로 인정하되 편집을 감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언론사와 네이버가 정면으로 경쟁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안 플랫폼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제자는 성균관대의 이대호 교수(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였다. 댓글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아웃링크가 과연 실효성 있는 해법인지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댓글이 토론장 역할을 하며 시민의 정치참여 비용을 줄였지만 익명성때문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려만큼 댓글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 한국언론학보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인용해 댓글내용이 사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댓글을 본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소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실명제를 채택하기보다 익명성을 조절해 댓글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는 이름과 지역을 입력하도록 만들어 댓글 작성자에게 책임감을 부여한다. 페이스북 댓글이 (포털 댓글보다) 더 건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어진 토론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는 아웃링크 방식에 동의했지만 각론은 달랐다. 일부는 아웃링크 방식이 본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봉현 한겨레신문 부국장은 아웃링크 방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댓글조작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 포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아웃링크 방식을 택해야 하며, 댓글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방안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포털 스스로 (댓글을) 관리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외부 규율이 들어오는 건 불가피하다. 이제 그럴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원윤식 상무는 아웃링크, 뉴스 댓글 서비스 폐지 등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문제가 된 매크로 프로그램을 100% 차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끊임없이 백신을 개발하지만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나온다는 말이다.

원 상무는 뉴스캐스트 시절에 선정성, 낚시성 기사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저널리즘의 바닥을 봤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당시 소비자와 학부모에게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영해 인터넷융합정책국장은 인링크 방식이 사용자에게 편리하기 때문에 아웃링크를 도입하려면 사회적 공론화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김성일 미디어정책국장 역시 국회에서 발의된 10여건의 법안을 검토하며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도 규제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댓글 말고도 수많은 공론장이 존재하는데, 댓글을 규제하면 공론장 안에서 보장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작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다수가 선택한 공론장을 없애고 분산시킨다면 다른 유력 공론장에 손 댈 근거가 마련된다.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건 모든 표현의 목적이다. 여론은 무엇이고, 조작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은 댓글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댓글을 볼 때 자신의 견해가 더 공고해진다는 의견이 있으므로 과학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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