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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18> 한국지방자치법학회 세미나
강현경 기자 | 승인 2018.05.07 00:00

 

주최=한국지방자치법학회‧이화여대 법학연구소
주제=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인사
일시=2018년 4월 27일(금) 오후 2시
장소=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402호
사회=이진수 영남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발표=황선훈 서울시립대 연구원(법학연구소)

▲ 통일 이후의 지방자치에 대해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출처=한국지방자치법학회)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교류, 더 나아가 통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지방자치법학회가 4월 27일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서울시립대의 황선훈 연구원은 ‘통일 이후 북한지역의 지방자치를 위한 법·정책적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황 연구원은 “통일 이후 (지방자치가) 북한주민이 민주국가 일원으로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겠지만, 통일 이전에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교류협력, 자매결연을 통한 아래로부터의 혁신이 통일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북한주민이 3대에 걸쳐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 아래서 살아왔으므로 단기간에, 효과적인 지방자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통일 후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할 때 발생할 문제를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의 지방행정은 헌법과 법(지방주권기관구성법)에 명시됐다. 13회의 개헌을 거치는 동안 지방행정기관의 임무와 권한을 계속 변경했는데 지방행정의 법적 틀이 형식적인 차원에서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의 지방행정은 당의 정책을 시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면이 있다. 북한의 최하위 행정조직에는 지방인민위원회와 동사무소 외에 당 기구가 있다. 당 기구가 행정조직을 감독하고 통제하는 점이 남한과 다른, 사회주의 국가행정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황 연구원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부터 도출된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원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동시에 이질적인 법 원리가 수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독재를 위한 당 규약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교시가 최고의 규범성을 가지므로 법치국가로 보기 어렵고, 이런 결함으로 인해 북한 법을 통합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통일한국에서 지방자치의 의미는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와 일치해야 한다. 황 연구원은 “지방자치가 민주국가의 기초이기에 통일한국에서 지방자치는 수호해야 할 기본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한국의 지방자치 방안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즉각적 시행방안이다. 대한민국 행정체제를 기초로 북한의 특수성을 고려해 확대‧적용하는 방안이다. 남북주민의 갈등과 북한주민의 사회적 박탈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주민자치에 기반한 지방자치제 경험이 없어 실효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둘째, 잠정적 유보방안이다. 통일 이후 일정기간 통치기구를 설치해 북한을 통치하는 방법이다. 비슷한 사례로 황 연구원은 홍콩특별행정구(SAR‧Special Administrative Region)를 들었다.

홍콩은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도 독자적인 입법 사법 행정기구를 갖고 독립화폐를 그대로 사용하며 자본주의체제를 유지하는 중이다. 북한행정을 짧은 기간에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북한주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단점이 있다.

셋째, 일시적 유보방안이다. 두 가지의 절충안으로 ‘북한 재건부’를 신설하는 식이다. 재건부가 북한의 정책을 결정하고 지방행정조직이 집행한다. 북한에서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되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앙에서 임명하는 방안이다. 시행이 늦어지면 규범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황 연구원은 통일 이후 북한의 지방자치제 시행과정에서 생길 문제도 검토했다. 그는 북한의 행정구역이 남한과 본질적으로 상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주의 국가의 전형적인 특징이 결부된 ‘노동지구’나 김일성 가계의 우상화 지명은 즉각적으로 폐지하거나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행정 조직에 근무할 공직자에 관해서는 독일사례를 언급했다. 동독은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서독보다 공직자가 많았다. 또한 법적‧전문적 지식이 아니라 당성을 중심으로 임용했다. 서독이 동독을 흡수하는 형태로 통일되었기에 동독 공직자의 감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동독 공직자의 해고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적 해고는 공직자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재교육과 평가를 통해 재임용하는 식이다. 예외적 해고는 인권탄압 종사자에게 해당됐다. 공직자로 임용된 뒤에도 반인도주의적, 반법치국가적 불법행위가 밝혀지면 해고됐다.

황 연구원은 “북한의 공직자 처리문제도 독일의 일반론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처럼 인권유린이나 법치국가의 기본원칙을 위반한 자를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특별해고제도가 필요하며, 위장하여 재임용되려는 시도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독일사례를 비춰볼 때 북한에도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서독의 주는 자매결연한 동독의 주에 자문하고 재원을 조달하며 전문가를 파견했다. 교육내용은 자유민주적 법치국가의 행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법률과 컴퓨터 지식, 외국어 등이었다.

황 연구원은 국유재산 예속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강연을 마쳤다. “행정임무나 목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공공재산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북한지역 재건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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