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막판 뒤집기! 2000 사이버 대입 수능 모의고사와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국내 최정상 선생님들이 출제에 참여하여 수능 시험을 "쪽" 찝었습니다.
재수생과 재학생이 함께 치르므로 실전에 더욱 가깝습니다.
점수 리콜제 (10점 향상 보장)

수능시험을 한 달도 채 앞두지 않은 지난 11월 초, 국내 최초로 인터넷을 이용한 수능 모의고사를 시도한「파이널테스트(http://www.finaltest.co.kr)」홈페이지의 내용들이다. KBS 영상사업단, 한국 컴퓨터 교육학회와 교사연구회가 주최하고 전국 게임방 협회(인터넷 프라자, 인터넷 멀티문화)가 주관한 이 '사이버 모의고사'는 적중률 높은 예상문제를 제공하고 10점이상 점수가 향상되지 않는다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현혹했다.

사이버 모의고사란?

인터넷을 이용한 시험은 이미 선진국에서 토플이나 토익시험 등에 흔히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술 부족으로 시도되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 대단위 동시 접속 기술이 개발되면서 '사이버 대입 수능 모의고사'가 등장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사운드가 가능한 컴퓨터로 시험 문제를 다운로드 받아서 정해진 시간 내에 풀어서 즉석 채점과 동시에 성적 분포도와 취약점 분석 등을 받아보거나, E-메일로 정답을 보내어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원리다. 올해부터 교육부는 고등학생의 사설입시학원 모의고사 응시에 대해 1학년은 금지하고, 2학년은 연 1회, 3학년은 연 2회로 횟수를 제한했다. 이에 때마침 등장한 '사이버 모의고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고 시험 후에 다양한 분석과 정보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해 11월, '파이널테스트' 외에도 '고우테스(www.gotest.co.kr)', '사이버 에듀(www.cyberedu.co.kr)', '이테스트(www.etest.co.kr)' 등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사이버 수능 모의고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이버 모의고사, 무엇이 문제인가?

'파이널테스트' 홈페이지에 나온 일정을 살펴보면, 회원(회비 2만원)들은 11월 7일부터 10일 사이에 1차 모의고사를 치르고, 약 일 주일 뒤인 14일에 2차 모의고사를 보게된다. 파이널 테스트가 장담하는 '수능 10점 향상'의 자신감은 바로 이 1차 모의고사와 2차 모의고사 사이의 기간에 정회원(회비 3만원)에게만 제공하는 '취약부분 집중공략학습'에서 나온다.

취약부분의 집중공략은 시험 성공의 열쇠입니다.
단기간의 학습이지만 점수향상의 기분을 느껴보세요.
자신감만으로도 수능시험은 반쯤 성공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은 아닙니다.
"최종 핵심자료"- 마지막까지 놓치지 마십시오.

마지막으로 시험을 이틀 앞둔 15일, 역시 정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최종 문제까지 풀면 정말 수능 10점 향상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선 입시학원 강사들의 생각은 이와는 크게 다르다. 정일학원 국어 담당 손성문씨는 "단기간의 집중적인 학습으로 몇몇 학생은 성적이 오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 일반 모의고사가 시험을 보면 성적을 산출해주는 1차적인 단계에 그치는 데 비해 인터넷 모의고사는 개개인의 취약점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따라서 인터넷 모의고사를 이용해서 지속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공부하면 높은 학습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주)고우테스트는 1차 자체 모의고사에서 드러난 기술적인 문제점을 시정하고 내년부터 연간 회원제라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해서 인터넷 모의고사의 안정적인 정착을 꾀하려고 한다. 10만원으로 연회원에 가입하면 한 달에 한 번, 총 8회의 수능 모의고사와 수능 고사 뒤에는 논술 모의고사까지 볼 수 있게 되는 것. 정진학원에서 문제를 제공하고 사이버에듀에서 기술을 후원하는 '사이버 모의고사'의 경우도 연 회비 6만원으로 매달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파이널테스트의 홈페이지는 수능 시험을 치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폐쇄되었다. 고우테스트의 한 관계자는 "파이널테스트의 경우 워낙 이벤트성이 짙었다"며 처음부터 과장 광고된 면이 많다고 말했다.

11월 7일, MBC 뉴스 데스크에서는 이날 전국의 약 7만명의 수험생이 사이버 모의고사에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KBS와 함께 한 '파이널 테스트'와 정진학원과 SBS가 주최한'사이버 에듀'의 모의고사가 바로 그것. 그런데 PC방에서 시험을 보고 나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우선, 대부분 pc방의 여건부터가 시험을 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종이와 펜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바로 옆에서는 다른 사람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환경이 수험생의 집중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신사동의 PC방 '토인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책상과 칸막이가 있는 환경을 갖추고 모의고사에 응시한 수험생에게만 pc방을 무료로 개방했다. '토인즈'의 김훈 씨는 "많은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다운로드 받아서 실행시키는 것조차도 어려워 했다"며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사전 준비도 미흡했던 주최측 때문에 수험생들이 아까운 시험 시간을 허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이널테스트'를 주관했던 '전국 게임방 협회'에 가입된 pc방들은 1차 시험 이틀 전인 11월 5일에야 사이버 모의고사에 대한 공문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시험 진행 요령에 대한  지침사항은 아예 1차 시험이 끝난 뒤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적인 문제점도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었다. 모의고사를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열린 파이널 테스트 홈페이지에 순간적으로 많은 수험생이 접속하면서 다운로드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고3 수험생인 박보라 양은 "시험을 보다가 지문이 사라진 적도 있었고 문제가 안 나오는 것도 있었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듣기 평가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답이 두 개인 문제도 있었다. 답이 틀린 문제도 10개 가량이나 되었다고 한다. '토인즈'의 김훈씨는 이 때문에 시험 시간 중에도 계속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시험을 중간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파이널 테스트에 한번 응시하기 위해서는 20,000원을 내고 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물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로 10,000원을 더 내고 정회원이 되야 한다. 집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면 인터넷 접속을 위한 전화비가 추가되고 '게임방 협회'에 가입된 PC방을 이용할 경우에는 30~50% 할인된 PC방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56모뎀을 사용하여 집에서 다운로드를 받을 경우 1과목당  600k씩 총 2400k를 받는데 약 30분정도 걸린다. 통신 장애라도 발생하면 40분에서 1시간까지 걸릴 수 있는데 1분에 다운로드 비가 100원 이므로 3000원에서 6000원 정도 더 드는 셈. PC방을 이용할 경우의 요금은 보통 1시간에 1500원 꼴로 8시간이면 12000원, 할인율을 적용해도 6000원에서 9000원까지 든다. 학교에서 보는 모의고사의 응시비가 4000~5000원, 사설학원에서 보는 경우도 10000원을 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토인즈'의 김훈씨는 "지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시험을 보러 온 학생도 있었다"며 가격이 비싼 편이라 거의 부모님이 신문 광고를 보고 회원 가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양 ㅂ고교 3학년인 김경희 양은 사이버 모의고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대하고 이 '파이널테스트'를 보기 위해 부모님께 컴퓨터를 사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다들 보는데 나만 보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는 조바심과 불안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결국 '파이널테스트'와 관련된 전국 게임방 협회는 pc방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KBS와 SBS 같은 방송사 그리고 각종 인터넷 회사들는 수익과 생색을 내기 위해서, 사설학원들은 수강생 확보를 위해서 수능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심리를 이용한 셈이다.   

해마다 대학입시 철이 되면 온 나라가 반복되는 전쟁을 치른다.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입시정책에 불안해하는 수험생들을 겨냥한 상술이 판친다. 수험생이 언제나 희생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김재은 기자<dewedi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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