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학생이 한국대학을 다니면서 학업보다 더 견디기 힘든 점이 있다. 한국인 교수가 무의식중에 하는 말이다. 한국대학에 외국인 유학생이 크게 늘어나는 중인데, 한국인 교수의 말에 중국학생은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많은 중국학생이 얘기해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중국학생 카페에 들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적도록 했다. 4월 5일부터 1주일간 120개의 글이 올라왔다.

1. 중국학생은 공부 안 해요.

“우리 반 중국학생 손 들어보세요! 중국학생이 많네요. 한국학생은 과제 제대로 내고 수업 잘 들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어요. 중국학생은 공부 안 하니까!”

수업 첫날 어느 교수가 했던 말이다. 신문방송학과 2학년 정문정 씨(22)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슬펐다. 모든 중국학생이 공부 안 하는 건 아니다. 처음 본 중국학생한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편견이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학생이 싫어하는 말이다. 공부 안하는 일부를 갖고 전체로 일반화하면 옳지 않다. 열심히 하는 중국학생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다.

2. 왜 중국은 사드를 반대해요?

신문방송학과 2학년 장위안 씨(22)는 왜 중국은 사드를 반대하냐는 질문을 교수에게서 받았다. 국제정치와 관련 없는 수업에서였다. 장 씨는 “정치 관련 질문은 수업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든다. 우리가 정부와 관련 있는 사람도 아니고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치 이야기는 개인이 아닌 국가 간의 문제이며 민감한 주제이다. 중국학생이라는 이유로 한중 현안에 대해서 물으면 난감한 느낌이 든다고 중국학생들은 생각한다.

3. 중국학생은 이 수업 철회 하세요.

왕일평 씨(22)는 이번 학기에 듣고 싶었던 수업의 수강신청에 성공했는데 교수가 “이 수업은 중국학생에게 어렵기 때문에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업 계획서에서 따로 안내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외국학생이라는 이유로 좋은 수업을 듣지 못하면 한국학생 역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중국학생도 한국학생과 같이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닌다.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는 중국학생에게도 있다.

4. 중국학생이 또 떠들지?


중국어는 발음과 성조가 강해서 한국어에 비해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인은 시끄럽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수업시간에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이 중국학생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5. 홍콩 사람인가요? 중국 사람인가요?
 

홍콩은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현재는 특별행정구로 중국의 일부다. 그런데 홍콩과 중국을 다른 나라처럼 말하면 홍콩이 중국의 일부임을 부정하는 느낌을 준다. 한국 사람이야, 제주도 사람이야? 이런 말을 한국인이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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