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술 문화는 독특하다. 회식이나 MT 등 여러 모임이 있는데, 그때 의무적으로 마셔야 한다는 문화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헝가리에는 회식 개념이 없다. 회사가 가끔 자리를 마련하지만 술은 자유롭게 마시면 된다.

한국대학에서는 술 문화가 생활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술을 많이 마셔야 한다. 동아리 가입할 때 “우리는 술 많이 마셔요”라는 인사를 먼저 듣는다. 술을 못 마시면 가입이 어렵거나, 가입해도 단체 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으로 술을 같이 마실 때는 주량이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많이 마실 수 있는 학생은 바로 좋아하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술을 잘 못 마시는 학생이 억지로 마치면서 만취한다. 상대방의 잔이 비워지면 채워줘야 한다.

헝가리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전혀 없다. 각자가 마시고 싶은 대로 마신다. 상대방의 잔이 비워지면 먼저 물어보고 나서 채워준다.

헝가리의 대학에는 한국의 MT와 비슷한 모임이 있다. 개강 전에 선배들이 신입생을 위해서 여는 캠프다. 8월 말에 시골에서 며칠 동안 함께 지내는 식이다. 낮에는 게임을 하며 서로를 알게 된다.

밤에는 술 게임을 한다. 학생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데, 술을 못 마시는 학생도 부담 없이 즐기면 된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건이 생길 수 있지만 성인이니까 학생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헝가리인은 맥주나 와인을 선호한다. 빨린카라는 전통술과 보드카도 마신다. 빨린카는 헝가리에서 재배하는 과일로 만든다.

한국과 달리 헝가리 술집에서는 안주를 시켜야 한다는 규칙이 없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21세기에 유행한 술집을 ‘폐허 퍼브’, 영어로 ‘ruin pub’이라고 부른다. 복고풍의 느낌이 드는 중고제품이나 버려진 가구를 갖춘 곳이다.

한국과 헝가리의 술 문화 차이는 사회 및 문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내가 보기에 한국 사회는 집단적이라서 개인보다 사회가 우월하다. 반면 헝가리는 개인을 더 중시하는데, 이런 분위기를 술 문화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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