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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복지서비스를 집에서 한번에?BOVIS, 따뜻한 배려를 실천하다
김예원 기자 | 승인 2018.02.01 01:30

 

▲ 보비스의 로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들에게 제공되는 복지서비스브랜드다. <출처=BOIVS 홈페이지>

항일투쟁, 한국전쟁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유독 국가를 위한 희생이 강조됐던 역사였다. 하지만 이들을 국가에서 인정하고 대우하기 시작한 일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국가유공자다. 2017년 12월 기준 국가유공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연금 등의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대상자의 대부분이 고령이고 금전적 도움 그 이상의 서비스가 절실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갈 길이 멀다. ‘BOVIS(이하 보비스)'는 이처럼 국가유공자의 실질적 수요와 정부의 법적 보상 간 간격을 메우기 위해 출범했다. 가정간호서비스 제공 및 노인용품 지급 등 보다 생활에 밀착된 서비스로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보비스를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서비스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두 국가유공자의 집을 방문했다.

“편하게 앉으세요. 커피 타 드릴까요?” 민복희 씨(59)는 능숙하게 커피를 끓이고 방석을 가져왔다. 자신의 집에 온 손님을 대접하는 것처럼 익숙한 모습이었다. “저는 아버님이랑 가족 다 됐어요. 제가 오면 아버님은 문 열어놓고 기다리셔요. 그렇지요, 아버님?” 민 씨의 물음에 커피를 마시던 김복기 씨(88)가 멋쩍은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다리지.” 민 씨와 김 씨의 인연은 5년 전 시작됐다. 김 씨는 민 씨가 보비스 보훈섬김이로 입사해 만난 첫 번째 국가유공자다.

보비스는 “Bohun Visiting Service"의 약자로, 국가보훈처의 이동보훈복지 서비스 브랜드다. 나라에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의 건강하고 명예로운 노후생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다. 2004년 당시 전국 25개밖에 없는 보훈관서의 지리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차를 타고 찾아가 민원을 접수하고 상담하는 ‘이동보훈팀’에서 시작됐다. 민원접수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은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시범 실시를 거쳐 2007년 8월 5일 정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보비스는 크게 보훈복지사, 보훈섬김이, 보비스요원으로 나뉜다. 그중 가장 중요한 역할은 보훈섬김이다. 보훈섬김이는 대상자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가사 활동 및 건강관리 등 다양한 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 전문가다. 서울북부 보훈지청 길은영 복지팀장(43)은 보훈섬김이를 ‘보비스의 꽃’이라고 불렀다. 보비스의 핵심은 직접 집으로 찾아가 국가유공자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해주는 일인데, 이때 실질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보훈섬김이들은 보훈복지사의 관리 감독을 받고, 매주 ‘주간활동일지’를 보훈복지사들에게 보고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 내에서 활동한다. 또한, 국가유공자들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간 8시간 이상 직무와 관련된 전문 교육, 치매 센터 등 외부 전문 기관 교육을 받기도 한다.

▲ 자택에서 찍은 김 씨의 사진. 김 씨는 올해로 7년간 보비스 서비스를 받고 있다 <출처=김예원>

김 씨가 보비스를 알게 된 것은 7년 전이다. 그는 스무 살 때 6·25 전쟁을 겪은 학도병 출신이다. 2007년 이후 연금 등 나라로부터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장기입원 신세를 졌던 그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절실했다. 어느 날 동생이 그에게 국가보훈처의 보비스 사업을 소개해줬다. 보비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는 보비스 대상자가 된 이후로 삶이 훨씬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내 심부름도 맡아서 해주고. 청소도 도와주고 그러지.” 김 씨의 집에는 보훈섬김이 민 씨가 일주일에 2번 방문한다. 하루 2시간 정도 머물면서 식사 준비 등 간단한 가사노동을 주로 돕고 있다.

민 씨는 일주일에 열한 가구의 국가유공자 집을 방문한다. 그는 국가유공자의 필요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했다. 김 씨의 경우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건강하기 때문에 사소한 집안일만 도우면 된다. 하지만 지병이 있는 국가 유공자의 경우 기구를 이용해 당뇨 체크를 꾸준히 하거나 병원에 갈 때 동행하는 등 개인의 세세한 특징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맞춤별 서비스의 예시로 남옥분 씨(60)는 청소를 들었다. 남 씨는 또 다른 국가 유공자인 김창도 씨(94)의 집을 방문하는 보훈섬김이다. 그는 8년 전 뇌출혈로 움직임이 불편한 김 씨의 아내와 그를 돌보는 김 씨를 위해 미끄러지기 쉬운 욕실 청소를 도맡아 하고 있다. 노안인 김 씨를 고려해 높은 진열장의 청결상태도 꼼꼼히 확인한다.

얼핏 보면 국가유공자들의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처럼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을 가지고 국가유공자들을 대하는 태도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다가오면 약소한 제사상이라도 준비하고, 김장철이 되면 5kg 정도 되는 김장김치를 직접 배달해주기도 한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요양보호사와 같은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상 속에서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저희는 시급도 최저임금제로 계산해서 얼마 안 돼요. 정말 좋아서 하는 거예요.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을 도와드릴 수 있으니까요.”라고 남 씨가 말했다.

이런 보훈섬김이들의 진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주는 사람은 서비스를 직접 받는 국가유공자들이다. 얼마 전 민 씨는 한 국가유공자로부터 “자네 아니면 이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하겠나”라는 말을 들었다. 자식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지만 보훈섬김이들은 진심으로 공감해주며 말벗 노릇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김 씨(94)는 보비스를 가리켜 ‘정에 기반한 고마운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김 씨는 1·4 후퇴 이후 사관학교에서 소위로 임관해 6·25 전쟁 때 복무한 점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보비스 사업은 2013년도 교회에서 지인 소개로 알게 돼 신청하게 됐다. 그는 자신이 젊은이였을 때 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고 목숨을 바치는 건 당연한 의무로 생각했다고 했다. 해야 하는 일을 한 점에 보답 받아 고마움을 느낀다는 그는 “도우미 선생님이 자기 일처럼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우리 딸보다 낫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 보비스지만, 관리자의 시선으로 볼 때는 아직까지 아쉬운 점이 많다. 길 복지팀장은 보비스의 서비스가 극소수의 국가유공자들에게만 제공되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답했다. 현재 서울북부보훈지청의 보훈대상자는 약 40만 명이다. 하지만 보훈섬김이를 파견하여 재가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400여 명에 불과하다. 약 1%의 국가유공자만이 특별 지원을 받는 셈이다. 그녀는 보훈섬김이의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통해 더 많은 국가유공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훈섬김이가 가구당 머무는 시간이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대부분의 보훈섬김이들은 본인의 거주지를 고려해 1일 3명의 국가유공자 집을 주 1~3회 방문한다. 2시간이면 손빨래, 대청소 등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일손이 많이 필요한 부탁은 들어주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길 팀장은 전문 기관에 위탁하거나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해 함께 지원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자긍심으로 빛났다. “멀리 있는 자식을 대신해서 국가가 돌봐 드린다는 것에 항상 보람을 느껴요. 국가 유공자 분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에 저희가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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