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2016년 9월 1일부터 20일간 서울시 관광웹사이트(www.visitseoul.net)에서의 온라인투표를 통해 한류명소 10곳을 골랐다. 서울시는 이곳을 한류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집중홍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한류명소가 말 그대로 ‘명소’의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취재에 나섰다.

청계천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하천이다. 지금 같은 모습을 갖춘 지는 10년이 안됐다. 1930년 일본이 청계천 정비계획을 발표했지만 재원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해방 이후 청계천은 악취가 나는 곳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955년 복개를 진행했다.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은 지 40년이 지나자 소음·매연·환경 문제가 심각해졌다.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화를 위해 2003년 청계천복원사업을 결정했다. 그 결과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청계광장부터 성동구 마장동까지 약 8.12km의 하천이 복원됐다. 주위로는 17.63km의 산책로가 조성됐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2012년부터 매년 1,400만 명 이상이 청계천을 찾는다. 

청계천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크다. 청계천 방문객 중 외국인은 해마다 53만 명 이상으로 전체의 3.3~4.6%를 차지한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2012년부터 평균 66%로 가장 많다. 중국 외에 홍콩·태국·대만 등 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지만 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청계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라고 해도 좋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시 관광웹사이트(www.visitseoul.net)를 통해 투표한 결과 청계천이 한류명소 9위에 뽑혔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청계천박물관은 청계천과 복원사업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다. 관광뿐만 아니라 교육을 위한 코스여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매달 평균 562명의 외국인이 박물관을 찾는다. 

▲ 청계광장의 낮과 밤

촬영을 위해 청계천에 오는 경우도 늘어나는 중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처의 박기호 씨(60)는 “다큐멘터리, 명소 소개, 하천 재생 선례로 소개하기 위한 촬영팀이 러시아와 중국에서 점점 더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청계천 산책로를 크게 두 가지 코스로 나눠 소개한다. 1코스는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동대문패션타운이 있는 오간수교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걸으면 약 3시간이 걸린다. 2코스는 청계광장과 반대의 하천 끝인 청계천전시관에서부터 고산지교, 두물다리를 지나 오간수교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걸으면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기자는 최근 청계천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5호선의 광화문역으로 나와 세종대로 사거리 청계광장부터 1코스를 따라 걸었다. 한국인을 비롯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청계천을 거닐었다. 그들은 산책을 하거나 물가에 걸터앉아 발을 담갔다.

청계천은 외국인이 찾기에 어렵지 않았다. 산책로 주위로 광화문·명동·보신각·광장시장·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 등 다양한 명소가 있어서다. 산책로를 따라 55개의 진입로가 있어 접근하기 쉽다.

기자가 만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레다(Reada) 부부도 명동을 찾았다가 청계천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저희 부부 모두 한국에 처음 왔어요. 제가 K-pop 팬이라 신혼여행 일정으로 한국을 선택했어요. 산책을 하기 위해 왔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만족스러워요.” 부부는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 목록과 지도를 보여주며 구글맵을 통해 쉽게 찾았다고 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어·영어·중국어·영어로 정보를 제공하므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기자가 직접 걸으며 확인했더니 청계천의 안내표지판 역시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되어 있다. 

청계천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여름에는 밤도깨비 야시장이 주말마다 열린다.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푸드트럭 음식을 판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구경하거나 음식을 먹으며 행사를 즐겼다. 야시장에 대한 정보도 홈페이지에 나와 외국인이 찾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 여름에 열린 밤도깨비 야시장

그밖에 대표적인 행사로는 수상패션쇼와 등불축제가 있다. 수상패션쇼는 시민이 모델로 참가할 수 있다. 등불축제는 여름과 겨울에 진행한다. 조명의 거리인 청계천의 특성을 살려 레이저 빛을 이용한 볼거리도 제공된다. 모든 행사일정은 홈페이지에서 날짜별로 안내한다.

기자는 주말이 아닌 평일저녁에도 청계천을 찾았다. 직장인처럼 보이는 시민이 많았다. 주말에 비해서는 적었지만 외국인 방문객이 계속 보였다. 

청계광장에서 연결되는 제 1번 출입구를 통해 산책로로 내려갔다. 제 1수교인 모전교를 지나 혼자 산책을 하던 미국인 건축가 제니퍼(Jennifer)를 만났다. 그녀는 열흘의 휴가동안 한국을 찾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역사에 관심이 많아 고궁을 돌아보던  중에 청계천을 알게 됐어요. 경복궁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광화문역에서 내렸더니,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더군요. 따라서 왔더니 놀라운 산책로가 있었어요.”

모전교 근처에서 물에 발을 담그던 브라질 출신의 탓츠오(Tacio Negromonte)와 윌리엄(Guilherme Mendes)는 북촌 한옥마을을 걷다보니 청계천에 왔다며 지하철역과 가까워 길을 찾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수질정보를 알려줬으면 해요. 발을 담그려는데 이 물이 어디서오고, 어떤 정수처리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없어서 궁금했어요. 이 점을 제외하고는 매우 만족스러운 장소에요. 안정을 느낄 수 있고 모두가 휴식을 취해요. 너무 멋진 곳이에요.”

오후 9시가 넘었는데도 청계천은 여전히 시민과 관광객으로 붐볐다. 기자가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10명은 청계천의 장점 중 여유롭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화려한 시설과 볼거리는 없지만 한류명소로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