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주간을 위한 준비로 한창 바쁘기 때문에 모든 부처의 직원들이 시간외 작업을 했다. 행진, 회합, 군대 사열, 강연, 밀랍 인형 전시회, 영화 상영, 텔레스크린 프로그램 제작 등 모든 것이 차질 없이 기획되어야 했다. 식장도 만들어야 하고, 초상화도 내걸어야 하고, 슬로건도 지어야 하고, 노래도 작곡해야 하고, 유언비어도 퍼뜨려야 하고, 사진도 위조해야 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읽다가 '앗!'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작품은 전체주의의 폐해를 극단적으로 그린 무거운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현실과 비슷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증오주간'은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행사입니다. 국가 기관의 직원들은 이를 위해서 분주히 준비를 하고, 국민들도 들떠있지요. 우리도 올해 이런 중요한 행사를 치렀습니다. 바로 제19대 대통령 선거입니다. 웃음이 나온 부분은 바로 '유언비어도 퍼뜨려야 하고, 사진도 위조해야 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현상은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프랑스 등에서 일어난 가짜뉴스 현상과 비슷했습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은 실제로 유언비어와 위조된 사진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관련 기사: 5월 3주차 가짜뉴스 큐레이션:
http://www.storyof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1)

유언비어와 위조된 사진, 또 의도적으로 이를 제작하는 행위 등으로 대표되는 가짜뉴스는 전체주의를 그린 소설에서 등장할 만큼 민주주의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현상이라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뉴스 아닌 뉴스의 일상화

지난 6월 22일 오후에는 인상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조합원들은 경영진이 사내 게시판에서 성명서를 삭제한 일에 항의해 상암동 사옥 앞에 성명서 천막을 세웠습니다. 조일호 기자, 문예슬 기자와 함께 그를 방문해 살펴보고 있는데 한 남성이 자전거를 끌고 다가와 "김장겸이 뭐하는 사람이냐, MBC가 보도를 잘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줄무늬 재킷에 파란 체크셔츠를 받쳐 입은 노년 남성 이남석 씨였습니다. 이 씨에게 혹시 TV 뉴스를 보는지, 어떤 뉴스를 즐겨 보는지 물었더니 그가 자랑스럽게 보여준 것은 유튜브의 '부추연 TV'였습니다. 그는 "친구들과 동영상 링크를 공유하고, 가끔 '지라시'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을 시작한 후 우리가 모으는 가짜뉴스와 거짓정보를 실제로 소비하는 시민을 만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런 '뉴스'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고 시청을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그보다 약 세 달 앞선 3월 24일 금요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언론 보도, 사실 확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행사 도중 자연스럽게 가짜뉴스도 언급됐습니다. 그런데 2부 질의응답 시간에 한 여성이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이 말씀하신 '가짜뉴스'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는 행사장 앞으로 걸어 나와 "잠옷을 입고, 머리를 막 감고 나와서 핸드폰을 가지고 방송을 해도 그걸 수십만 명이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은 딱 하나예요. 기존 언론을 못 믿겠다, 네가 하는 말이 진실같다."

이런 일화들이 보여주는 것은 '뉴스 아닌 뉴스의 일상화'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짜뉴스'는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짜뉴스'라는 말이 가벼운 농담이 될 만큼 일반의 삶에 퍼져 있습니다. 예컨대 MBC <무한도전> 같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조차 등장할 정도로요. 4월 29일 방영된 <무한도전> 527화 '진실게임'편에서는 '가짜뉴스'를 만드는 출연자와 그것이 퍼지는 맥락을 개그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지요. 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시민들은 기존 언론 매체에서 나오는 뉴스보다는 비록 정확도나 완성도는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고 재미있다고 여기는 뉴스를 만들고 보고 있었습니다. 상암동에서 만난 이남석 씨가 즐겨본다는 '부추연 TV'에 들어가보니 구독자가 이미 1만 4천명을 돌파했고 9월 9일에 올라온 가장 마지막 동영상의 조회수도 1만 7천회를 넘어가고 있군요.

가짜뉴스 큐레이션 팀은 올해 3월 6일부터 6월 5일까지 가짜뉴스 큐레이션을 7번 올렸습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를 최대한 원본 그대로 모아보는 작업이었습니다. 시민들이 '내가 받은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다' 생각될 때 스토리 오브 서울에서 답을 찾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처음의 의도였습니다.

이제 가짜뉴스팀은 잠시 쉬어가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대통령 선거 후,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이 포착하는 가짜뉴스의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은 가짜뉴스 테스트를 위해 지금까지 117개의 게시글 원본을 수집했는데, 대선이 끝난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우리가 찾은 게시글은 단 3건이었습니다. 5월에 12건, 4월에 16건, 3월에 31건을 수집한 것에 비해 확연히 적은 수입니다.

가짜뉴스와 거짓정보를 찾기 위한 개인적인 노하우는 트위터나 구글 등에서 가짜뉴스에 자주 포함되는 문구를 검색해서 그 결과를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널리 퍼뜨려주세요'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6월부터는 그런 식으로 검색을 해도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은 첫 기사였던 3월 1주차 큐레이션에서는 16건의 정보를 소개했지만, 마지막 기사인 6월 1주차 큐레이션에서는 거짓정보만 3건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연일 가짜뉴스의 내용과 위험성을 보도하던 언론 매체들에서도 이전과 달리 관련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실제로 유통되는 가짜뉴스와 거짓정보의 수가 줄어서일 수도 있지만, 우리 팀이 아직 접근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짜뉴스의 형태나 유통 방식이 변화한다면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에 만들었던 가짜뉴스 테스트 5개 항목도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작업을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글로 가짜뉴스 큐레이션 제1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에 첫발을 디딜 때에는 가짜뉴스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나름대로 예상한 바가 있었습니다. 빗나간 것도 있고, 맞은 것도 있었습니다.
 

빗나간 예상 #1 많을 것이다

스토리 오브 서울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은 7번에 걸쳐 8건의 가짜뉴스와 50건의 거짓정보를 소개했습니다. 약 세 달 동안 찾은 것 치고는 '8'이라는 숫자는 초라해 보입니다.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뉴스의 '자격'을 중시한 스토리 오브 서울의 가짜뉴스 테스트 기준 때문일 것입니다. 예컨대 우리는 본문이 기사체로 쓰였지만 출고 기관, 즉 언론사 이름과 기자 이름이 나와있지 않은 정보는 '가짜뉴스'가 아니라 '거짓정보'로 봤습니다. 어떠한 글이나 정보를 최소한 기사로 여기려면 출고 기관과 글쓴이의 정보 정도는 나와있어야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뉴스로 볼 것인가'라는 지점에서는 팀 내에서 의견이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형식상 아주 기본적인 요건만 충족하면 뉴스로 받아들이고 이를 유통시킨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찾은 정보 중 4건의 제목은 '속보'라는 단어를 넣어 실제 뉴스의 제목인 것처럼 쓰여 있었고,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그 중 2건은 가짜뉴스고 2건은 거짓정보였습니다.

지난 11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에게 제공한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이버 위법 게시물 유형별 삭제요청 현황'을 보면, 대선 기간 선관위가 적발한 위법 게시글은 4만222건이었습니다. 여기서 '위법 게시글'이란 허위사실 공표, 불법 여론조사 공표, 후보자 비방 등입니다. 중앙일보와 SBS 등 언론 매체는 지난 4월 보도에서 같은 자료를 인용하며 이같은 종류의 게시글을 모두 '가짜뉴스'로 칭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 오브 서울의 가짜뉴스 테스트 5개 항목을 거치면 그 모든 게시글이 엄밀한 의미의 '가짜뉴스'로 판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빗나간 예상 #2 가짜뉴스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가짜뉴스로 돈을 번다는 것은 미국에서의 사례처럼, 사람들을 유인할 가짜뉴스 페이지를 만들고 거기에 광고를 붙이는 형태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이를 진짜 뉴스로 착각하게 할 정도로 정교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가짜뉴스 현상에서 나타나는 가짜뉴스나 거짓정보들은 그만한 수준을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어딘가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풍겼고, 어설펐습니다.

게다가 스토리 오브 서울이 찾은 가짜뉴스와 거짓정보의 대부분은 사진이나 영상 형태가 아니라 글로만 된 내용이었습니다. 글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손쉽게 복사와 붙여넣기를 할 수 있지요. 제작하는 데에 큰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글 형태의 가짜뉴스마저 사람들을 깜빡 넘어가게 할 정도로 정교하게 쓰이진 않았습니다. 글이 이러니, 사진이나 동영상도 조악한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장년층뿐아니라 청년층까지 폭넓은 세대를 유인하도록 잘 만들어진 가짜뉴스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한국 사회를 통틀어보면 다행인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형식 면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경향성은 해외 취재원의 입을 빌린 가짜뉴스와 거짓정보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해외에서 나온 정보는 원본 자료를 찾는 데에 품이 많이 들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어렵거나 생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가짜일지라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진짜로 착각할 수 있지요. 이렇게 BBC 등 해외 언론사가 보도했다는 내용, 해외 유명 석학들이 했다는 발언, 특정 사안에 대해 해외 현지 반응이라고 주장하는 글 등이 전체 중 16건이나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빌렸거나 그가 주요 취재원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7건을 차지했습니다. 이 모두가 사실로 확인할 수 없는 가짜뉴스와 거짓정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몇몇 기성 언론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가짜뉴스와 거짓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관련 기사: 3월 3주차 가짜뉴스 큐레이션:

http://www.storyof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96)

 

맞은 예상, 그리고 앞으로

모든 예상이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정치 분야의 가짜뉴스가 많이 유통될 것이라는 점은 맞은 예상입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임박해서 그에 관련된 가짜뉴스와 거짓정보가 많이 포착됐습니다.

우리가 찾은 가짜뉴스와 거짓정보를 분야별, 세부 키워드별로 분석해봤더니 정치 분야 정보가 4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등장한 주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내용으로,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탄핵 반대 집회' 등의 세부 주제를 다룬 정보가 전체 중 21건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세부 주제는 올해 대선과 관련 있는 '대선',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등으로, 이들을 다룬 뉴스는 9건이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26일, 위법 게시글 현황 자료를 인용한 중앙일보 기사를 통해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SNS를 이용해 사실상의 불법 낙선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통해 예측 가능합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분명히 가짜뉴스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요.

가짜뉴스의 유통 경로를 추적해볼 수 있겠다는 예상도 절반은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모은 가짜뉴스와 거짓정보의 출처를 살펴봤더니 네이버 밴드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자료에서 밝힌 가짜뉴스 유통 경로를 살펴봐도 약 4만건 중 네이버 밴드가 출처인 게시글이 전체의 29.5%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의 자료를 보면, 주로 특정 정당 소속 정치인의 지지자 모임 밴드에서 나오는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여당과 야당 측을 모두 살펴봐도 현재 여당 지지 밴드에서는 가짜뉴스나 거짓정보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가짜뉴스나 거짓정보의 확산이 네이버 밴드, 그 중에서도 야당 정치인 지지자 모임에서 확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절반만 맞은 이유는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이 포착하는 표본이 적어 유통 경로를 더 면밀히 살피거나 원 제작자를 특정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8월 25일, 이희호 여사가 미국 힙합 가수인 닥터 드레와 결혼한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린 70대 남성이 벌금형 500만원을 선고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남성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팀이 이 남성의 블로그를 가장 먼저 찾아 특정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가짜뉴스 유통의 전체적인 경향성을 추적하기에 58건은 적은 수입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파되는 가짜뉴스와 거짓정보의 수가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카카오톡 대화방은 아는 사람들끼리 만드는 폐쇄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정보원에 접근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남겨진 과제입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이 한 가지 수확을 남겼다면 그것은 팩트 체크의 중요성을 체감한 일일 것입니다. 올해 <신문과방송> 7월호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김선호 선임연구위원과 김위근 조사분석팀장의 '팩트 체크, 가짜 뉴스 영향력 약화에 효과'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팩트 체크 기사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보다 접해본 사람이 가짜뉴스 문제에 더 민감했고, 가짜뉴스에 설득 당하지도 않았습니다. 필진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짜 뉴스, 허위 정보, 무분별한 의혹 제기, 루머 등이 게이트키핑 과정 없이 급속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 있는 환경에서 팩트 체크 저널리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썼습니다. 여기서 '팩트 체크 기사', '팩트 체크 저널리즘'은 특정 인물이 한 발언의 진위 여부 등을 체크한 기사를 말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팩트 체크는 기사 발행 전 언론사에서 자체적으로 기사에 쓰인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일입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은 가짜뉴스 테스트를 통해서 하나의 정보를 접할 때마다 많게는 다섯 개의 질문에 답해야 했습니다. 글에 쓰인 정보가 사실인지, 더 나아가 사실이더라도 바른 맥락으로 쓰였는지 등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작업이었습니다. 종종 이런 작업을 게을리하고, 가짜뉴스를 인용하는 등의 오보를 내기도 한 기성 언론에서도 팩트 체크의 일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 중요한 건 앞으로입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팀도 지금은 잠시 쉬어가지만 영영 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짜뉴스 큐레이션 제1기는 나상현 팀장과 김지숙 팀장, 문예슬 기자와 전진영 기자, 이윤수 기자, 조일호 기자와 여현교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팀원 후기 

문예슬 기자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5가지 분류법을 만들며 웬만한 가짜뉴스는 거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가짜뉴스가 사라진 것은 시민들이 뉴스를 걸러서 받아들이고 언론도 함께 검증하는 등 자정능력이 훌륭하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또 어떤 형태의 거짓 정보·가짜뉴스가 나올지, 어떤 대처법이 나올지 흥미진진하다.”

전진영 기자 “가짜 뉴스를 찾아서 검증해내는 일은 꼭 사금을 찾는 것 같았다. SNS를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잔뜩 퍼 올려 여러 번 체에 쳐 가짜뉴스를 찾아내야했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었지만 팀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팀원들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 이번 큐레이션 활동을 통해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에 언론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인터넷에서 판치는 가짜뉴스를 바로 잡는 것은 저널리즘의 몫이다. 그러나 일반인들도 조금만 의심해보면 분간 가능한 가짜뉴스도 있었다. 미디어 리터러시 측면에서 수용자 교육도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윤수 기자 “올 상반기는 대선과 가짜뉴스가 주요 키워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짜뉴스의 영향력은 강했다. 기존의 '지라시'와 달리 언론의 탈을 써 수용자들을 혼동시켰다. 이러한 차이점은 우리 큐레이션 팀이 가짜뉴스 분류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데 큰 의의를 부여하도록 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가짜뉴스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SNS를 비롯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 확산속도는 걷잡을 수 없었다. 결국 언론의 역할은 확산이 된 이후라도 그들이 생산해내는 뉴스와 가짜뉴스를 분명하게 구분짓고, 수용자들로 하여금 인지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큐레이션 팀은 우리만의 확고한 기준을 바탕으로 격주로 꾸준히 가짜뉴스, 거짓정보를 찾아내고 '가짜'라는 딱지를 붙였다. 가짜뉴스라는 침입자에 대행해야 하는 언론생태계에 우리의 활동이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길 바란다.”

조일호 기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SNS 공간은 그야말로 다른 세계였다. 명백한 가짜뉴스를 그곳 사람들은 진실로 믿었다. 그 ‘진실’은 대부분 어설프고 유치했다. 때론 웃음도 나고 기가 차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뜨끔했다. 나 또한 너무나 쉽게 ‘지라시’에 현혹됐던 기억이 난 탓이었다. 어쩌면 가짜뉴스는 애초에 정교한 형식 따윈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진짜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아집, 믿고 싶은 것만 믿어버리는 관성 그 자체가 아닐까. 그 출발점에 우리의 큐레이팅이 조금이나마 기여했길 바란다.”

여현교 기자 “뒤늦게 가짜뉴스팀에 합류했다. 그전까지는 스토리오브서울 편집장으로서 가짜뉴스팀이 올리는 콘텐츠들을 최종 점검하여 올리는 정도였다. 그러나 가짜뉴스팀이 하나 둘 가져오는 콘텐츠들을 보며, 또 해외 퍼스트드래프트의 활약을 보며 이 일이 굉장히 의미있는 일임을 느끼기 시작했다. 동시에 가짜뉴스가 어떻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해치는지 그 심각성을 보았다.  온라인 상에서 가짜뉴스들이 생산되는 광경, 그것에 동요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었다. 우리나라 온라인 저널리즘 생태계의 현주소를 알게 되었다. 주요한 정치 국면에서 가짜뉴스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았다. 올바른 민주주의와 건강한 언론환경이 만들어지기 위해, 우린 계속해서 가짜뉴스와 싸워야 할 것이다.”

 

가짜뉴스 큐레이션 종합 (2017.3.6~20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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