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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대선 2017 (27) 정당 청년조직 ④정의당
김정민 기자 | 승인 2017.07.02 00:03

“사실 득표 활동 하려면 여기 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자리도 많아요. 그렇지만 제가 청년 여러분을 자주 만나는 이유가 바로 여러분이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고 눈빛에는 생동감이 넘쳤다. 가슴에는 노란 리본이 보였다. 4월 4일 연세대 대학강연회에서 만난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의 모습이다. 강연회는 만석이었다. 200개에 가까운 좌석이 꽉 차서 늦게 오면 서서 들어야 할 정도였다.

심 후보는 촛불시위 이후 놀랍도록 변화한 한국의 정치 지형에 대해 논평하면서 가장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심판한 경험을 가진 현재의 청년들이 훗날 촛불혁명세대로 불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세대가 여러분이고, 말하자면 한국사회의 대전환은 여러분 세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청년의 정치참여를 독려했다.
 
불의한 정권에 대한 분노뿐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광장을 채웠을 리가 없다고 심 후보는 말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고단한 인생에 대한 의문이 청년들을 광장으로 불러낸 동력이라는 뜻이다. 심 후보는 노동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도록 주문했다.

“광장에서 주권자로서 불의한 정권을 심판했듯이 그 촛불이 우리 직장에서 우리 가정에서, 우리 지역사회에서 켜져야 한다. 우리는 광장에 나갔을 때는 힘을 느끼는데, 돌아서서 나의 직장으로 돌아가면 나약한 시민에 불과해진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청년 사회상속제’를 소개했다. 사회에 첫발을 디딜 시기가 되는 만 20세 청년을 위한 정책이다. 상속 · 증여세 세입예산 5조 4000억(2017 기준)을 기회균등의 취지에 맞게 모든 20세 청년에게 나눠 주면 인당 1000만 원 정도를 균등하게 상속받을 수 있다. 양극화 문제를 사회적 연대를 통해 해결하자는 발상이다.

▲ 연세대 강연회에서의 심상정 후보

심 후보의 연세대 강연회는 3월 14일 서울대를 시작으로 인하대, 숭실대, 고려대에 이어 다섯 번째다. 숨 가쁜 대선레이스를 달리는 와중에도 대학을 돌면서 청년들을 부지런히 만났다. 강연회에 참석한 김혜리 씨(연세대 정외과 4학년)는 “청년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려고 하는 후보이고 또 청년에 대한 이해도도 깊은 후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믿음이 간다. 청년시절부터 노동운동을 하면서 살아온 이력이 있어서 공약에도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진정성을 느끼는 후보의 정당은 청년조직을 어떻게 운영할까. 홈페이지 조직도를 통해 알아본 결과, 청년미래부의 배준호 본부장과 연락이 닿았다.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만난 배 본부장은 “청년조직으로 원래 청년학생위원회가 있었다. 작년 총선 이후 정책미래내각 체제로 당 구조가 바뀌면서 청년 미래부가 새로 신설되고 청학위가 청년 미래부 산하에 편입됐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의 청년정책은 정책위원회와 청년미래부가 협의하여 만든다. 청년미래부는 정책 기조를 짜거나 새 정책을 구상하고, 전문인력이 있는 정책위가 정책을 구체화한다. 배 본부장은 정의당 부대표를 겸한다. 부대표 3명 중 1명을 청년에 할당한 결과다. 정의당 청년조직이 다른 정당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청년 사회상속제’ 같은 공약이 지나치게 급진적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 본부장은 “진보정당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과감한 공약을 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 15년 전 쯤 민주노동당이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이야기했을 때 많은 사람이 급진적이라 여겼지만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평당원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기자는 정의당 서울시당 청년학생위원회에 정책간담회 참석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4월 12일 저녁 8시 서울지하철 2호선의 홍대입구역에 있는 카페 ‘티움’에서 당원들을 만났다. 허유진 씨(29·여)는 입당한 지 반년 남짓 됐는데 평당원과의 소통이 원활하다고 정의당을 평가했다.

“가입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정치학교를 한다고 전화가 왔다. 3주를 하는 건데 간식비용 1만 원만 내면 되는 거라 부담이 없었다. 중앙당에서 오신 분이 촛불시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런 걸 강의해서 정말 유익했다. 서로 연결이 되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정의당이 고심한 청년정책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어떻게 평가할까. 의정감시 활동을 활발하게 벌인 청년참여연대에 평가를 부탁했다. 이조은 사무국장은 정의당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은 공약집을 펴들고 약 1시간 동안 설명했다. 그는 청년고용할당제와 청년실업부조에 우호적 입장을 밝혔다. 

청년고용할당제는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노동자 300명 이상의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청년 미취업자의 의무 고용비율을 3%에서 5%로 높이는 정책이다. 청년실업부조는 미취업 청년에게 최저임금 50%에 해당하는 68만 원을 최장 1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청년이 고용시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돕는 유의미한 정책이라고 이 사무국장은 밝혔다.

대선에서 정의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후보 토론회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8%대까지 치솟았지만 실제 득표율은 6.17%에 그쳤다. 대선 당일 정의당 당원게시판은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 2중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의견과 진보정치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 심상정 대표가 지역순회 토크 콘서트에서 대답하고 있다.

대선결과를 심 후보 본인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다. 마침 지역순회 토크 콘서트인 ‘약속 투어’가 예정되어 있었다. 기자는 5월 23일 오후 7시 열린 첫 번째 콘서트를 보려고 인천 부평구청을 찾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밝은 모습이었다. 참석자들이 노래를 요청하자 대선 기간 동안 편도선이 붓고 눈 다래끼가 났다며 양해를 구했으나 결국 노래를 짧게 불렀다. 근황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당의 비전, 진로, 그리고 또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 등을 차분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이번 선거가 우리나라에 있어서 시대사적인 전환점이 되는 선거였고 우리 정의당과 정치인 심상정에게는 변곡점이 되는 대선이었습니다. 정의당이 생각하는 가치와 비전 그리고 정책을 마음껏 국민에게 말씀드릴 수 있었던 기회였고 이번 선거를 통해 저 개인으로는 저와 정의당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 왜 만날 때마다 울리냐고 사회자가 농담조로 묻자 심 대표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청년들이 와서 안기고 울어요. 그러니까 놓고 싶지가 않아. 그렇게 의지하고 싶고, 자기 힘으로 해결하기 너무 어려운 일이 많은 거에요. 정말 가슴이 아팠고, 안겨서 흐느끼는 청년들 생각하면서 이번 대선 어려움 정말 다 잊어버렸어요.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제가 끝까지 뛰도록 만들고 앞으로도 우리 정의당과 제가 정말 최선을 다해야겠다하고 힘을 준 게 그런 청년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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