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4월, 서울 노원구에서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가 당시 발표한 공약은 모두 13개. 이 중에서 현장 확인이 가능한 9개를 점검했다.

안 후보가 총선에서 약속한 ‘노원 제3체육센터’는 상계동 1268지역, 5100m² 부지에 들어설 다목적 체육시설이다. 국제규격 수영장, 헬스장, 체육관, 주차장, 보건지소를 함께 짓겠다고 했다.

기자가 3월 29일 찾아갔을 때, 서울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 1번 출구의 부지는 체육센터가 아니라 서울시 유료주차장이었다. 공사를 시작하려는 흔적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설공단의 박명옥 주임은 “체육센터 얘기를 인근 주민에게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공단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 체육센터 부지에서 운영되는 주차장

미디어지원센터와 일자리 카페는 없어
상계동 194-28지역에 건립하겠다던 ‘마을미디어지원센터’도 마찬가지. 미디어 제작 공간, 라디오 방송 스튜디오, 디지털 교육실을 갖추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기자가 갔던 현장의 낡은 건물에는 상계2동 청소년 공부방이 들어서 있었다.

안 후보는 또 3억 원을 들여 수락산 당고개공원에 실버카페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기자가 찾아간 오전 11시, 노인 수십 명이 공원 이곳저곳에 앉아있었다. 실버카페는 없었다. 혹시 기자가 못 찾았나 싶어서 공원 관리사무소에 문의했지만, 아는 바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다음에 점검한 공약은 지하철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설치. 7호선 수락산역 4번 출입구와 4호선 상계역과 당고개역이 대상이었다. 교통약자를 포함해 지하철 승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목표였다.

수락산역 4번 출입구에는 계단만 보였다. 공사를 준비하려는 흔적을 볼 수 없었다. 상계역과 당고개역도 마찬가지. 상계역 승강장에서 개찰구로 내려오는 통로 6곳, 개찰구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로 2곳은 계단뿐이었다. 당고개역 승강장에서 개찰구로 내려오는 통로 4곳, 개찰구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로 2곳도 계단만 보였다. 당고개역에서 근무하는 서울메트로의 이상규 씨는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상계로 확장 공사 역시 난항을 겪는 중이다. 2017년 12월까지 상계로 기업은행 사거리에서 동막골 입구 도로 3차로를 4차로로 확장 및 연장한다는 내용. 보상협상이 늦어져 착공이 되지 않았다. 상계동에 40년 살았다는 김규현 씨는 “건물주들이 평당 3000만 원은 줘야 합의한다고 말한다. 재판도 준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주민 커뮤니티센터는 호응 높아
1년 만에 지킨 공약도 있다. 안 후보는 상계2동 181-14지역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후 재취업을 위한 ‘인생이모작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했었다. 실제로 ‘노원50플러스센터’는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창업비전실, 미래설계, 배움탐색, 미디어실을 갖췄다. 지난 4개월 동안 은퇴자 500명 정도가 참가한 가운데 59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고 한다.

▲ 연말에 개관한 노원50플러스센터

2월 말 완공된 주민 커뮤니티 공간(카페 ‘이담’)은 주민이 자주 이용하는 곳. 상계1동 주민센터에 있다. 자원봉사자가 2인 1조로 자리를 지키는데 수익금은 모두 어려운 이웃에게 보낸다. 기자가 만난 김순옥 씨는 하루 평균 50여 명이 이용한다고 했다.

아직 완료하지 못했지만, 공약 이행에 가까운 사례도 있다. 상계동 966-15외1 지역에 건립한다는 청소년 문화의집(리더십센터). 트럭 1대와 포클레인 1대가 공사 중이었다. 완공 예정일은 2017년 12월 29일이다. 조승현 현장소장은 “겨울철에 착공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한, 두 달은 늦어질 것 같다”고 했다.

동부간선도로와 수락고가차도 방음벽 설치 공약도 비슷하다. 상계동 동일로 237길에 있는 육교에 올라가 동부간선도로를 바라보니, 공사를 위해 설치한 가벽이 보였다.
 
일부 공약이 이행되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려고 의원실과 국민의당 사무실에 접촉했다. 4월 19일에 메일을 보냈더니 담당자는 관련 부서로 질문지를 전달했다고 했다. 답변이 오지 않아 4월 21일 다시 연락했지만 5월 4일까지 반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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