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독자분이 해주신 말입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그 뒤에 숨겨진 책임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호, 2호를 지나 6호를 준비하는 지금 가장 되새겨지는 말이 되었습니다.

지난 10월 1일. 저희는 처음으로 DEW를 읽어주신 독자들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DEW를 창간호부터 꼼꼼하게 봐주신 분들의 자리였습니다. "창간호가 제일 좋았어요." "잡지의 색깔이 불분명해요." 전체적으로 점점 부족함이 보인다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것은 DEW의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DEW의 정체성. 아마 게시판에도 가장 많이 올라온 지적일 것입니다.

DEW의 부족한 점들을 지적받을 때마다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에 앞서 떠오르는 것은, 보는 사람들의 눈이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취재 노력을 덜한 것일수록, 시간에 쫓겨 쓴 글일수록 많은 지적을 받게 되니까요.

10월 호를 마감하고 열린 첫 기획회의. 여러 논의 끝에 그 동안 우리는 기사를 쓰고 올리는 것에만 급급해서 DEW라는 큰 틀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11월 호에 올릴 기사목록들을 다시 한번 보며 DEW라는 틀 안에 하나하나 맞춰보았습니다. 물론 지금 저희가 선택한 기사들이 보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 둘씩 DEW라는 틀 안에서 맞춰 나간다면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체성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DEW라는 틀은 단순히 저희들의 생각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DEW를 읽어주시는 분들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책을 만들고 털면 쏟아지는 것은 오타'란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타는 그 글을 쓴 사람의 눈으로 찾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DEW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스스로가 월신우월신을 목표로 노력하지만 저희들만으로는 부족함이 없을 수 없겠지요. DEW의 오타를 찾아주실 수 있는 사람은 DEW를 읽는 사람들뿐입니다.    

창간호를 올리고 나서 저희는 독자의 생각을 올리는 코너를 만들려다가 생각을 바꾼 적이 있습니다. 그 기획자체가 독자들의 생각을 자신들의 도구로 이용하는 기존언론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EW 역시 독자의 소리가 필요합니다. 단 개방되지 않는, 닫힌 소리는 저희 스스로 거부합니다. DEW를 읽고, 혹은 DEW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아니면 같은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자유로운 말들을 DEW는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작지만 열린 공간 'DEW 자유토론장'을 새로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DEW에 대한 토론이 끝나갈 무렵 한 사람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편집장님은 아까부터 '아직'이란 말을 계속 쓰시는데 언제까지 '아직'이란 말을 하실 건가요"
이제는 여러분과 함께 '지금부터' 바꾸어 나가고 싶습니다.   
  

김은지 기자<dewedi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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