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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의 새로운 발견, 아띠라이더스클럽
라이랑 기자 | 승인 2016.09.19 15:20

서촌과 북촌에서는 파란 인력거를 종종 볼 수 있다. 파란 인력거를 끄는 라이더들은 손님들에게 골목골목을 소개하면서도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손을 올려 정답게 인사한다. 1870년 운행을 시작한 인력거는 자가용의 등장으로 1912년부터 점점 사라졌다. 사람들은 인력거를 실제로 본 적이 없을뿐더러 이용해본적도 없다. 하지만 오늘날 서촌과 북촌에서는 인력거가 하나의 문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력거라는 과거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이들은 ‘아띠라이더스클럽’이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로고. ‘오래된 좋은 친구’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청년, 열정을 상징하는 브랜드 컬러인 코발트블루를 사용했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을 소개합니다

2014년 창조관광대상 수상, 2015년 문화체육부 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창조관광기업, 2016년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K스마일 캠페인. 2013년도에 설립된 아띠라이더스클럽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경력과 함께 2016년 7월까지 누적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오래된 좋은 친구’라는 우리말인 아띠는 아띠라이더스클럽이 지향하는 가치를 잘 나타낸다.

아띠라이더스클럽 홈페이지에서는 스스로를 ‘아띠, 행복을 달리다’, ‘아띠, 느리게 달리다’, ‘아띠, 늘 대기중이다’라는 3가지 의미로 정리한다. 그들은 손님들과 함께 행복을 싣고 달리며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느리게 달리는 인력거를 통해 주위를 천천히 살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40명의 라이더들이 그 시간을 위해 늘 대기 중이다.
 빠른 교통수단이 많은 요즘, 손님들과 함께 느리게 달리는 아띠라이더스클럽은 ‘느리다’의 새로운 가치를 사람들에게 제시한다.

아띠라이더스클럽 대표 백시영(31)씨는 아띠라이더스클럽이 공간, 시간, 사람 등 다양한 것들을 연결한다고 말했다. 북촌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몰랐던 곳을 알려주고, 역사를 설명해줌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기도 한다. ‘오래된 좋은 친구’라는 의미를 가지는 만큼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도 한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은 내국인에게는 ‘오래된 좋은 친구’라는 로고를, 외국인에게는 ‘인력거라는 도구를 통해 현지 친구가 소개해준다’라는 로고를 가지고 활동한다.

백씨는 2015년에 라이더로 시작해서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가 아띠라이더스클럽을 선택한 이유는 인력거가 주는 여러 가지 메시지 때문이었다. “인력거는 우선 사람의 발로 움직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에요.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해요. 한국에 없는 것을 도전한다는 기업이라는 것도 매력 있었어요.” 아띠라이더스클럽은 6만 원의 한 시간 투어 이외에도 다양한 것에 도전한다. 손님들을 두 팀으로 나눠 런닝맨처럼 게임을 진행하기도 하고, 인력거를 이용해 웨딩촬영을 하기도 한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백시영 대표. 아띠라이더스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문화

지난 2월 아띠라이더스클럽을 이용해 본 장하연(21)씨를 사로잡은 것은 아띠라이더스클럽의 인사문화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파란 인력거를 운행하는 분께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걸 봤어요.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장씨의 말처럼 아띠라이더스클럽에는 ‘인사하는 문화’가 있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모든 라이더들은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빠짐없이 인사한다. “인력거를 운행할 때 ‘비켜주세요’라고 말하면 희한하게 안 비켜주세요. 그래서 인사하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인사하는 게 저희의 문화가 됐죠.”

▲인력거 투어 코스 안내 (자료=아띠라이더스클럽 홈페이지)

라이더들이 봤을 때 재밌는 장소를 중심으로 코스를 짜는 것도 아띠라이더스클럽 나름의 문화다. 코스를 짜놓긴 하지만, 손님들의 취향을 고려해 각각 다른 코스를 추천한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북촌 A코스,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북촌 B코스, 서울의 구석구석을 가고 싶다면 서촌 코스. 사람과 장소의 연결에 집중하려는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노력 덕분에, 아띠라이더스클럽을 이용한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등에 자발적으로 후기를 올린다. 난생 처음 해보는 인력거 투어라는 신기하고도 즐거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북촌코스를 주행 중인 라이더와 그의 손님. (사진=아띠라이더스클럽 페이스북)

도전하는 문화의 선두주자

아띠라이더스클럽은 계속 도전하는 중이다. 백씨는 인력거라는 도구도 중요하지만 라이더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이 추구하는 문화는 라이더와 인력거를 통해 창의적인 일들을 ‘도전하는 문화’다. “저희는 문화를 여러 가지와 연결해요. 관광, 역사, 전통, 한국적인 것, 친환경적인 것 등 여러 가지로요.” 인력거는 지역을 시간, 공간, 사람과 융합할 수 있다. 백 씨를 포함한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모든 라이더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손님을 다양한 것들과 연결할 수 있도록 충실히 임하고 있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라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서류통과 후 면접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콘텐츠 교육, 주행교육, 지리교육, 안전교육, 문화교육 등을 받아야 정식 라이더로 채용된다. 백씨는 “교육이라기보다는 자기가 이 일을 즐길 수 있고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예요”라고 말하며 덕분에 아띠라이더스클럽의 라이더들은 손님과 나눌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은 라이더들에게 자유, 공유, 치유를 강조한다. 자유는 자유로운 인력거를 나타낸다. 갈림길에 있을 때 왼쪽으로 갈 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갈 수도 있다. 공유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고객과 나눌 수 있다는 의미다. 공유는 ‘나’에서 시작한다. “나라는 자아가 있어야 남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내가 누구고, 뭘 공유하고 싶은지 확실히 알아야 해요. 공유하기 위해서는 나와 남의 소통이 중요해요.” 치유는 힐링을 의미한다. 백 씨가 말하는 힐링은 ‘즐겁다’는 것. 라이더들은 생각 없이 라이딩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자유, 공유, 치유를 통한 라이더들의 준비과정에서 아띠라이더스클럽의 가치를 알 수 있다.

▲명동 L7 호텔 1층에 전시돼있는 아띠라이더스클럽 인력거

결과보다 중요한 과정

백시영 대표는 인력거 투어를 통해 ‘오래된 좋은 친구’라는 아띠라이더스클럽의 힘을 느끼게 됐다. 해외로 입양 갔던 한 중학생 아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쉽고 재밌는 방법으로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아띠라이더스클럽의 인력거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 아이가 한국에서 처음 사귄 친구가 저희인거죠.” 비행기에서 아띠라이더스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백씨에게 예전에 인력거를 이용했던 손님이 먼저 인사를 건넬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시간의 투어만으로도 누군가 아띠라이더스클럽의 인력거를 ‘오래된 좋은 친구’로 기억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인력거 투어의 중요성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인력거 투어는 다른 직업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백씨는 인력거 투어를 하면서 힘들었던 일이 수도 없이 많다고 말했다. 궂은 날씨나 메르스와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맞닥뜨리는 것은 부지기수다. 힘들지만 오히려 인력거 투어를 통해 얻는 게 많다. “결과의 여부를 떠나서 자신이 하고 있는 과정이 즐겁다면 결과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시도들도 해나갈 수 있고요.” 백씨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아띠라이더스클럽에서 충분히 배우고 있다.

백씨는 항상 스스로에게 성장, 성숙, 성찰을 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전해야하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인내해야하고, 성찰하기 위해서는 겸손해야한다. 그는 라이더와 손님 모두가 성장, 성숙, 성찰의 시간을 ‘아띠’에서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게 저희가 말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인력거 투어하기 좋은 계절인 8월부터 11월까지 아띠라이더스클럽은 단기적으로 구성원들 전체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 도전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면서 라이더와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 서울을 재발견하는 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일을 한다. 아띠라이더스클럽은 앞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영향들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영화가 됐든, 만화가 됐든, 책이 됐든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려고 해요.”

자동차 바퀴가 아닌 사람의 발로 움직이는 인력거는 어쩌면 비효율적일수도, 전근대적인 유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띠, 느리게 달리다’라는 아띠라이더스클럽 홈페이지 글처럼 우리는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많은 것을 놓치고 지낸다. ‘느림’의 가치를 알려주는 아띠라이더스클럽과 함께 달려보며 우리네 삶을 성찰해 보면 어떨까 한다.

라이랑 기자  e22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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